거위치는 프린세스가 되어서 사흘을 보내다.

거위 치는 프린세스 ㅣ 해를 담은 책그릇 2
섀넌 헤일 지음, 공경희 옮김, 이혜진 삽화 / 책그릇 / 2007년 12월

 
딸아이가 [프린세스 아카데미]를 읽고서 [거위치는 프린세스]를 읽고 싶다하여 선택한 책이다.

우선 책을 받고서 그 책의 두께에 압도당했다. 초등 3학년인 딸이 읽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자 정말 쉽게 책장이 넘어갔다.

물론 딸아이가 선수를 쳐서 딸 다음 차례이긴 했지만.

 

그림형제의 책을 모태로 했다고하는데 일단 그 내용을 모르는 상태여서 읽어가는 동안 정말 흥미진진했다.

 

주인공 아니는 킬덴리의 공주로 태어나 이웃나라 베이언의 왕자와 정략결혼을 하기로 미리 정해져있었으며, 원하든 그렇지 않든 나이가 차서 킬덴리를 떠나 베이언으로 결혼을 하러 떠나게 된다. 도중에 시녀와 호위병의 배신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혼자의 힘으로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하게된다. 그러다 왕실의 거위치는 소녀로 취직을 하게되고.그곳에서 자신의 숨은 능력을 서서히 발휘하며 배신자들의 추적에도 현명(?)하게 대처하여 나아가며 결국 모든 것을 처음 제자리로 올바른 위치로 돌려놓게 된다는 내용이다.

마치 내가 아니나 되는냥 함께 열심히 시련을 헤치고 온 느낌이었다.

 

책을 읽고나서 옮긴이의 글을 읽는데 정말 공감되는 내용이 있었다.

책을 읽는 것은 먼 곳으로의 여행과 같아서 떠나기전 잔뜩 들뜬 마음이며, 여행지에서는 설렘과 불안을 느끼며,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어느새 불안은 사라지고 그곳이 익숙해지고 오랫동안 살던 곳인듯 착각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곳을 떠날때는 고작 며칠 머문 곳인데 그곳을 떠날 때는 아쉬움이 느껴지고, 작별할 때는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라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프린세스'라는 말이 들어있는 이야기들은 정말 뻔하지 싶은 내용인데 그 마력은 정말 어쩔 수 없나보다.이제 마흔이라는 중년의 여인이 된 나에게도 어쩔수 없이 적용되고야 말았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