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시대 북한과 유럽연합 - 새로운 관계의 모색
정성장 지음 / 세종연구소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정성장, “김정일 시대 북한과 유럽연합: 새로운 관계의 모색,” 세종정책연구 2002-14 (성남: 세종연구소, 2002).



목차


I. 서 론


II. 김일성 시대의 북한-서유럽 관계


III. 김정일 시대 북한-유럽연합 관계의 개선

  1. 관계 개선의 과정 

  2. 관계 진전의 배경

    1) 북한의 적극적 對EU 접근

    2) 유럽연합의 신아시아 전략

    3) 한국정부의 외교적 지원  


IV. 북한-유럽연합 관계의 현황 

  1. 정치대화의 성과와 한계 

  2. 교역과 경제협력 현황 


V. 맺음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요 약 문



  김일성 시대 對서유럽 외교가 세계혁명역량 강화와 서구의 선진기술 도입이라는 차원에서 진행되었다면, 김정일 시대 對유럽연합 외교는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일방주의 견제, 체제 생존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개발 지원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일성 시대에는 서방과의 논의 자체를 거부하였던 인권 문제에 대해 김일성 사후 북한이 EU와의 정치대화 등을 통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김정일 정권의 외교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 시대에는 북한이 서유럽의 핵심국가들과 수교하지 못했으나, 김정일 시대에 북한이 프랑스와 아일랜드를 제외한 모든 유럽연합 국가들과 수교하기에 이른 것은 김정일 정권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 시대 북한은 김일성 시대에 비해 대외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명백히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유럽연합와의 인권 대화에 응하지 않고서는 EU로부터 체제생존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없고, ‘국가경제력’ 강화를 위해 경제관료들로 하여금 해외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습득하도록 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우호적인 EU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국정부와의 극단적인 관계 악화를 피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결국 김정일 정권이 對유럽연합 외교에서 보이고 있는 유연성은 체제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으로서는 북한과의 일련의 대화를 통해 동북아에서 비록 미국과 동등한 지위를 확보할 수는 없지만 일정한 영향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KEDO에 대한 재정 지원이나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EU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유럽연합은 아직 동원 가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동북아 평화 문제에 관한 한 앞으로도 오랫동안 미국에 대한 전통적인 열세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북한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북한경제에 대한 개입의 폭을 확대시키고 있다. 따라서 북-미간의 냉각 상태와 북한-EU간의 협력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유럽연합은 미국과는 다른 차원에서의 대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북한이 반세기 이상 거부해온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리에 대해 유럽연합 국가들을 통해 배우고 있는 사실은 유럽연합의 온건한 대북 접근이 북한당국의 중요한 정책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북한의 대미-대일 관계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4강 중심의 외교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경협환경 개선과 개방 확대를 위해 유럽연합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한국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데 반해, 유럽연합의 대북 정책은 한국정부의 대북 정책에 공동보조를 취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2001년 5월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북 성과는 유럽연합이 때로는 북-미 그리고 남북한간에 중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었다. 김일성 시대 북한에 대해 어떠한 영향력도 갖지 못했던 유럽이 어느새 북-미 그리고 남북한간 중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한반도에서 EU의 영향력 증대를 실감케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북한의 경제 개혁-개방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정부는 기존의 한-미 공조체제 만큼이나 긴밀한 한-EU 공조체제를 구축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