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무는 자신을 불러 간서치라 한다. 책만 읽는 바보, 스스로 비하한다. 그런데 그의 공부에 대한 열의는 대단하다. 겨울, 벽과 문풍지 사이로 뼛속을 시리게 할 정도의 추운 날에도 그는 홑이불로 몸을 감싸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이 아끼는 책(손수 베껴쓴 글)들을 바람이 세는 곳에 세워 놓고 책을 읽는다. 독서 할 때 그의 눈은 '형형한 두 눈빛'이 되어 '환히 빛이 난다.' 그의 행적에서 알 수 있듯이 정조의 신임으로 그는 규장각 초대 검서관을 역임할 정도로 학식 높았다. 그의 책 읽기는 한가한 사람의 사사로운 소일 거리가 아니었다. 지나쳐, 세상을 외면하기 위한 도피처도 아니었다. 그러기에는 그의 생활이 곤궁했다. 서얼이라는 신분적 한계로 시대에 대한 절망이 있을 망정, 하여 술로 괴로운 마음을 달랠 망정 그 때에도 그는 책을 놓지 않았다. 책에 미쳤지만 제대로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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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 이덕무 선집
이덕무 지음, 강국주 편역 / 돌베개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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