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리나의 발레일기 - 취미 발레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핵공감 그림에세이
임이랑 지음 / 시대인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시중에 나와있는 발레 관련 책들은 대부분 전공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내용이거나, 아니면 홈트레이닝 관련 건강서적인데, 이 책은 정말 묘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귀여운 강아지 일러스트를 모아놓은 만화책인것같다가도, 읽어보면 엄청 유익한 발레 관련 정보와 용어들이 설명되어있고, 공감가서 배꼽을 잡고 웃는 유머도 있고, 심지어 '아니 이거 우리 학원 와서 몰래 씨씨티비 촬영해간거 아닌가' 싶은 소름돋는 부분까지 있는 일기장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며 시작부터 끝까지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용어에 대한 설명을 하며 도약하고, 웃음으로 두팔을 펼치고, 공감으로 착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장 한장이 와 닿았습니다.


운동을 뭐라도 하긴 해야겠다 싶어 이것저것 건드려는 봤는데 다 하나같이 재미없고 체질에 안맞고, 딱 이거다! 싶은 "내꺼"가 없었죠. 어느날 뒤통수맞은 듯, 아니 잠시만, 나 어릴때 무용 배울때 되게 재미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퍼뜩 떠오르더라구요. 어릴때 학교 부활동 정도로 잠깐 배웠던 발레를 정말 즐겁게 했던 기억이 났고, 역시 아니나다를까 많은 분들도 저처럼 어릴때 배웠던 기억을 못잊어 다시 발레를 하고싶어해서 성인반이 많이 생겼더군요. 10년전에는 그저 클래식한 예술의 한 분야 정도로 여겨지고 '취미'로 발레를 한다는 생각을 쉽게 하기 힘들었는데 말이죠.


하다 그만둔 아쉬움을 다시 해소하고 싶고, 뻣뻣한 몸을 좀 유연하게 만들면서 체형교정도 같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용기내어 발레학원 문을 다시 두드렸었어요. 아주 어릴 때 몸이 가볍고 말랑거릴때 한개도 안힘들고 재미있기만 했던 발레는, 나이가 어느정도 찬 이후에 시작하니 정말 천근만근 무겁고 힘들고 답답하기만 했어요. 분명 기초반이라고 했는데 스트레칭부터 곡소리가 나오고, 선생님들은 무슨 말도안되는 외계어를 사용하시는것 같아 집에 와서 폭풍 검색해서 용어 공부하고..


그렇게 시작한 발레는, 생각보다 몸의 많은 곳들을 교정하며 뼈와 근육을 풀어야만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운동이나 춤추는 것이 아닌, '올바른' 근육, '제대로'하는 자세를 연구하고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바로 발레인 것 같다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됩니다.


힘들어서 끙끙거리던 소리가 흥얼거리는 콧노래로 바뀌고, 근육통이 느껴질수록 뿌듯하고, 땀이 많이 날수록 행복한 것이 발레입니다. 남들보다 더 정확하게 잘하고싶어 온갖 발레관련 책이나 영상은 다 찾아보고, 모니터링하고, 연습하고, 평소에 앉아있을때도 풀업하고 스트레칭하고.. 발레가 인생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가 되어가고 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계속 묘사하는, "발레 중독자"의 특징을 모두다 보이고 있습니다. '장비병'은 당연하구요. 발레에 쓰는 돈은 한개도 아깝지가 않네요. 책에 나온것처럼 몸을 계속 움직이게 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레 포즈를 취하며, 걸을때도 턴아웃, 어깨 내리고, 엉덩이에 힘주고 서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바를 발견하고는 플리에를 하고 있네요.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러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았어요. 맞아 맞아 웃으며 공감하다 보니 제 일기장을 본 것 같은 착각이 드네요!


공부라면 질색이었고 무엇에 깊이 빠져들어서 집중해본 적도 별로 없고, 승부욕이라고는 찾아볼수도 없던 저에게 이상한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 발레만큼은 누구보다 잘하고싶고, 발레하는 시간만큼은 그렇게 잘하던 딴생각이 하나도 안나고 게으름은 커녕 눈이 초롱초롱해졌습니다. 발레의 매력에 제가 너무 깊이 빠져버린 거죠.

내일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올빼미형인 제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원으로 아침 발레수업에 갑니다. 발레학원이 먼게 아니라, 제가 발레학원에서 멀리 사는거죠. 다음에는 발레학원 근처로 이사가려구요.^^


저만 이런생각을 하며 발레하는줄 알았는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바와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견주라서 더더욱 정감가는 일러스트만으로도 충분히 귀여운데, 내용이 다른 것도 아니고 제가 사랑하는 발레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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