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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여성을 위한 심리학 - 똑똑한 여자로 그치지 않을 심리적 무기
모니크 드 케르마데크 지음, 이정은 옮김 / 생각의길 / 2023년 3월
평점 :
누구를 위한 책인가
책 제목을 읽자마자 나를 위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잠시 돌아선 걸음을 멈추길 권합니다. 그리고 책에서 언급하는 뛰어난 여성 묘사를 들어보세요.
창조적이고 매우 민감하며,
호기심이 많고,
일반적으로 모든 것을 빠르게 이해하고,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유능하며,
관찰력이 뛰어나고,
기방적이고,
독창적이고,
지적인 노력을 들이는 데 있어서 끈질기고,
열정에 차 있으며,
관용성이 뛰어나며,
저는 이런 분들은 참 많이 봤습니다. 함께 일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보이는 반짝이는 그 모습에 찬사를 보내면 의례 돌아오는 대답은 이렇습니다.
아뇨, 저 안 똑똑해요.
과찬이세요. 학교 다닐 때 1등 한 번 못해봤는데요.
저 그렇게 잘난 사람 아닌데요.
늘 생각했습니다. 왜 뛰어난 여성은 늘 자신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까.
이 책은 그런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프랑스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작가 모니크는 첫 꼭지부터 자신의 뛰어난 역량을 믿지 못하는 것, 그것이 바로 뛰어난 여성의 특성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영재 여성의 특성, 그 특성이 형성되는 원인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영재 여성이 자신의 특성을 피워낼 수 있도록 돕고자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 언급합니다. 덧붙여 이 책이 영재 여성뿐만 아니라 자신의 잠재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여성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랍니다.
나를 관찰하고 쓴 것 같나요?
1.
나는 타인의 감정, 태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쓴다.
2.
나는 받아들여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늘 의식하고 있다. (예컨대 선생님, 친구와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거짓 자아(false self)를 어린 나이에 발달 시킨다.
3.
나는 도움을 받기 위해 상담을 하는 목적은 보통 직업적, 사회적으로 성공할 방법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침내 행복해지고 더는 고통받지 않게 해 줄 어떤 타협안을 찾기 위해서다.
4.
나는 실패하면 제대로 준비 않았거나 주어진 과제가 애초에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무능력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어떻습니까. 어딘가 나의 모습 같은 문장이 있나요. 물론 위 묘사에 해당이 되면 당신은 영재라는 판단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작가가 여러 챕터에 걸쳐 뛰어난 여성의 특성을 위와 같이 언급한 이유는 이러한 특성으로 그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섭니다.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이냐
이러이러한 성향이 있어서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고 나면 항상 뒤따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작가는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한 여성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공통점을 찾아 몇 가지 언급합니다.
첫째,
참된 자기를 찾아내는 계기가 있다. 보통 매우 심한 고통을 겪은 이후, 매우 심각한 우울증이 빠진 이후다.
둘째,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재능을 개발하려는 욕구가 높아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위기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으며 그 일에 착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셋째,
지나간 매일매일의 삶에서 겪는 불균형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한 불균형을 보다 장기간에 걸쳐 총체적인 방식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이거나 직업적으로 처한 현재 순간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일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
작가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참된 자기를 찾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거짓 자아를 붙잡고 있을수록 방어적이며, 연약해질 거라고 경고하면서 말입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갈등과 분쟁 없이, 여러 사람의 인정을 받으며 잘 지내기 위해 나의 진정한 욕구와 감정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게 호흡처럼 자연스러운 사람에게, 참된 자기를 찾으라는 건 숨 쉬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것과 같으니까요.
거짓 자아와 참된 자아
책을 읽으며 여러 생각이 오고 갔습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 잘못된 걸까. 참된 자아에 충실하기 위해선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 아닐까라는 의구심과 늘 싸워야 하는 걸까. 나의 이 도덕감정은 지나친 무결주의인가. 그래서 내 잠재력을 내가 억눌러 온 거라면 나를 원망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늘 그렇듯 삶에 관한 질문과 답은 명확하게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결국은 중도이며 수없이 많은 수정을 해나가는 과정만이 해답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참된 자아를 찾는 것이 잠재력을 꽃피우는 첫 단계라면 지금과는 다른 선택과 행동을 해야겠지요. 어떤 순간은 나의 진실한 감정과 욕구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순간은 정도가 지나쳐 누가 봐도 이기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뭐든 해보지 않으면 변화를 없습니다.
전처럼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 내가 정말로 원하고 느끼는 것을 접어두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면 새로운 균형감각을 찾을 수 있겠지요.
여러분도 뛰어난 여성을 위한 심리학을 읽어보시고 참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