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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 - 처음 만나는 페미니스트 지리학
레슬리 컨 지음, 황가한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6월
평점 :
#여자를위한도시는없다 #레슬리컨
‘노시니어존’ 카페가 논란이 됐어요.
‘노키즈존’ 논란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인 노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소외시키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어요. 그 후 카페 사장님의 사연이 공개됐죠. 매일같이 찾아와서 사장님께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일부 노인들을 견디지 못했어요. 특정 손님에게 ‘다시는 오지 마세요’ 했다가는 싸움이 될 수 있으니, 단골손님에게 따로 양해를 구하고 카페를 ‘노시니어존’으로 만들었다는 거에요.
이럴 땐 참 어느 한 쪽 편을 들기가 어려워요. 카페 사장님도 딱하지만, ‘노시니어존’이 괜찮다고 해 버리면 더 많은 사장님들이 동참해서 어르신들이 시간 보낼 공간이 없어지고 말 거에요. 지금도 이미 ‘인스타핫플’ 카페는 입구를 숨겨둔다거나 영업시간을 인스타로 공지한다거나 해서 사실상 스마트폰 사용이 서툰 어르신들이 가기 어려운데 말이에요.
‘Feminist City’, 한국어로는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라는 제목의 이 책이 실마리가 될 것 같아요. 지금은 단순히 카페 사장님과 어르신들이 대립각을 이루는 구도인데요, 사실은 우리가 함께 사는 도시가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거든요.
제가 도쿄에 살 때 일이에요. 어느 도시나 그렇겠지만, 도쿄에도 외국인 여성으로서 가기 싫은 공간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신주쿠 가부키쵸 같은 유흥가에는 해 지고 나서 가지 않는 편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반면 외국인 여성이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도 있었어요. 미술관이나 쇼핑몰, 카페 같은 곳이요. 화장실이 깨끗하고 쾌적한데다, 대체로 ‘점잖은’ 사람들이 그 공간을 함께 점유하고 있었기에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었어요.
유흥가와 미술관, 그 사이에 카페 사장님이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운영하는 카페가 깨끗하고 쾌적하며 안전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사장님 혼자서는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기 어려워서 ‘노시니어존’이라는, 반쪽짜리 해결책을 생각해내신 걸테고요.
아쉽게도 이 책 역시 문제제기를 하는 데 대부분의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요. 하긴 한 사람을 바꾸기도 쉽지 않은데, 수많은 사람이 밀집된 공간인 도시를 바꾸는 건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겠죠. 도시속에서 여성이 보다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넛지’의 사례를 조금 더 소개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어요. 그래도 추천합니다.
여성 독자에게는 도시속에서 어렴풋이 느꼈던 안전에 대한 아쉬움들을 떠올리게 해 주는 책이에요. 나만의 불안이 아니었구나, 우리 모두가 연대해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였구나, 라는 깨달음을 줍니다.
한편 남성 독자에게도 같은 공간에서 여성들이 어떠한 불안을 느끼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줄 거고요. 페미니즘을 단순히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끌어안을지의 문제라고 본다면, 해외여행을 가서 외국인이 된 나, 운동하다 다리가 다쳐 휠체어나 목발에 의지해 걷게 된 교통약자로서의 나, 에게 도시가 어떤 면모를 보여주는지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해 줄 거에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노키즈존’ ‘노시니어존’ 논란에 대해 여러 각도로 생각해보고 싶으신 분
✨살기 좋은 도시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궁금하신 분
✨비교적 읽기 쉬운 페미니즘 도서를 찾고 계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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