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 時設: 시적인 이야기
정정희 지음, 정정엽 그림 / 열림원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우연히 그림에 끌려 본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정정희의 글이었다.오렌지나 토마토같은 상큼한 제목에 끌려 보게 된 정정희의 소설들과는 달리 이 책은 조금 무거운 느낌이다. 유폐된 채 퇴화되어 가고 있는 공룡같은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그 남자에게 무한한 사랑을 느껴 아이를 갖고 결혼까지 하지만 그 결혼이란 것은 마리아 칼라스의 사랑이란 결혼하기 전까지 더욱 아름다운 법이라는 말처럼 하루하루 퇴색되어 간다. 나는 결혼에 대한 환상과 회의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편인데 대부분의 책들처럼 이 책 역시 결혼에 대한 회의를 더욱 짙게 한다.특히 주인공이 생선을 구울 때면 남편은 슬며시 방문을 받아 버린다는 부분에서는 온갖 패배감과 혐오감과 서글픔이 나를 싸고 돌았다.퇴색되어버린 사랑만큼 슬픈 것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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