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재능은 왜 죄가 되었나 - 칼로에서 멘디에타까지, 라틴아메리카 여성 예술가 8인
유화열 지음 / 미술문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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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관한 책은 꽤 즐겨 읽는 편이다. 미술서, 예술서라고 하나의 범주로 묶어 놓는다고 해도 서술 방식은 평전, 미시사, 통사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평전을 제일 좋아한다. 별 감흥이 없던 작품이라도 작가의 생애를 알고 나서 다시 볼 때 감동을 받는 일도 왕왕 있어왔다. 빈센트 반 고흐와 프리다 칼로가 특히 그랬다.

 

재작년부터 여성 예술가만을 다룬 책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혹은 외면했던 혹은 잃어버렸던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 여성 중에서 뛰어난 예술가가 아닌 남녀를 불문하고 뛰어난 예술가인 그들,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얼굴과 이름들. 하지만 이마저도 유럽, 북미 예술가 위주라는 사실은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편중되어 왔는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여성 예술가 423명을 다룬 위대한 여성 예술가에 나온 예술가의 출신을 보면 유럽 205, 북미 128, 아시아 41, 중남미 25, 아프리카 17, 오세아니아 5명 순이다. ‘여자의 재능은 왜 죄가 되었나를 통해 우리는 중남미에서 활약한 여성 예술가 8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프리다 칼로가 멕시코, 그리고 중남미 전체를 대표하는 뛰어난 예술가인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여기엔 프리다 칼로뿐만 아니라 이렇게나 열정적이고 뛰어난 우리들이 있다고.

 

서평에서 그들의 삶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일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들의 드라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글보다는 그들이 남긴 작품을 (책으로나마) 보는 게 더 좋을 테니까. 책의 제목은 프리다 칼로와 같은 시기에 멕시코에서 활약한 예술가인 마리아 이스키에르도의 말에서 따왔다.


여자로 태어나 재능을 갖는 것은 범죄다.”


그가 살았던 시대보다 1백년 가까이 흐른 지금, 과연 이 말은 흘러간 과거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여전히 우리에겐 더 많은 마리아가, 티나 모도티가, 아나 멘디에타가, 리지아 클라크가, 아멜레아 페라에스가, 아니타 말파티가, 타르실라 두 아마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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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운동의 과학 -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 해부학과 생리학의 원리 DK 운동의 과학
오스틴 커런트 지음, 권기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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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3년째 대유행하며(2020년 초반에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원치 않는 지방을 잔뜩 얻게 됐고... 나 역시 그 중 한명 ㅜㅜ 예전엔 1년에 최소 한 달 이상은 배낭 메고 여행 중이었고 한국에 있을 땐 주 5회 요가 나가서 간신히 적정 체형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운동량은 줄어들고 스트레스 해소하기 위해 먹는 양은 늘고, 정말 총체적 난국인 상황. 그렇다고 사람이 모이는 헬스장이나 여타 실내운동시설을 방문하는 것도 꺼려져서 집에서 운동, 이른바 홈트를 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졌다! 집에서 운동을 하는 건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단점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쉬움을 충분히 채워줄 책이 바로 근력 운동의 과학’. 우선 원서를 낸 DK출판사는 일단 믿고 읽는 출판사이고 사이언스북스 역시 마찬가지. 이전작인 요가의 과학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요가 못 나갈 때 큰 도움을 받은 바 있었는데 근력 운동의 과학도 역시나 기대 이상.

 

책은 크게 인체 생리학, 근력 운동, 부상 예방, 근력 운동의 방법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두 번째 장인 근력 운동에 다리, 가슴, , 어깨, , 배 근력 운동이 포함되어 있다. 이 엄청난 도판. ‘요가의 과학’, ‘달리기의 과학’, ‘근력 운동의 과학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이 정밀하고 훌륭한 도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집에서 동작을 혼자 하다보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이 부위에 힘이 들어가는 게 맞나? 갸우뚱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극을 받는 부위가 어디인지 색으로 정확히 구분해 주기 때문에 홈트를 하는 사람이라도 정확한 동작을 통해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그리고 또 마음에 들었던 점이 부상에 대해 20쪽 이상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무릎 인대가 파열되고 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운동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지라 언제나 부상에 예민했는데 운동 관련 다른 책을 몇 권 봐도 부상에 관한 내용은 운동 동작을 설명할 때 살짝 곁들이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근력 운동의 과학엔 부상의 원인과 종류, 예방법, 회복 후의 운동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각 부위의 근력 운동은 대부분 기구를 이용한 운동이고 맨몸 운동이 거의 없다는 점. 하지만 스쾃, 런지, 플랭크 등 홈트를 할 때 꼭 하는 대표적인 운동에 대한 설명은 잘 되어 있다. 사실 스쾃과 플랭크만 꾸준히 해도 좋을텐데, 그것도 꾸준히 하는 사람을 거의 못 보긴 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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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울 레이터
사울 레이터 지음, 이지민 옮김 / 윌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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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꼭 한번은 가보고 싶은 도시 뉴욕. 내게 뉴욕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본사가 있고 스파이더맨이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는 도시, 빨간 크리스마스 리본 장식이 되어 있는 맨해튼의 한 백화점에서 우아함 그 자체인 케이트 블란쳇이 장난감을 사는 도시. 어느 쪽이 더 취향이냐 하면, 망설임 없이 후자. 1950년대의 뉴욕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절 뉴욕을 너무도 뉴욕스럽게 담아낸 사진가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사울 레이터(Saul Leiter).

 

1923년에 태어나 2013년에 세상을 떠난 사울 레이터는 평생 뉴욕을 찍었고 많은 사진가들이 컬러 사진은 진정한 사진이 아니라고 등한시 하는 것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만의 색으로 칠해진 뉴욕의 모습을 꾸준히 담아냈다. 케이트 블란쳇이 나오는 그 영화, ‘캐롤의 감독은 토드 헤인즈는 사울 레이터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캐롤을 보고 희노애락의 감정을 몽땅 느끼고 살아보지도 않은(심지어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뉴욕을 그리워하게 된 사람인지라 사울 레이터의 사진집 한 장 한 장 너무도 소중했다.

 

영원히 사울 레이터가 나오기 전에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이 먼저 출간됐는데 온라인 서점 모든 곳에서 일시품절 상태라 코로나 시국인지라 외출을 자제하고 있음에도 일부러 교보문고 매장까지 가서 사왔는데 사진집 치고는 판형이 좀 작은가? 싶었지만 두 권 모두 만듦새가 굉장히 훌륭해서 일부러 발걸음 한 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참고로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3월쯤 재입고 된다고 한다.)

 

명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인 피크닉에서 327일까지 사울 레이터 :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어 전시를 보고 사진집을 봐도 좋고 사진집을 보고 전시를 봐도 좋고. 전시에서는 하나의 판형으로만 접했던 책 속의 사진을 다양한 크기로 만날 수 있어서 전시 관람도 추천한다. 특히 겨울에 잘 어울리는 사진이 많다. 두 권의 책 중에서는 영원히 사울 레이터가 전시와 연관된 내용이 많다. , 언젠가 사울 레이터가 거닐던 뉴욕의 거리를 나도 거닐게 될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계속해서 그의 사진집을 펼쳐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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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미술관 : 이탈리아 - 내 방에서 즐기는 이탈리아 미술 여행 Collect 13
김덕선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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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동양북스의 ‘90일 밤의~’ 시리즈. 네 번째는 이탈리아 미술관이다. 좋아하는 시리즈라 서평단에 선정되지 않아도 사서 읽을 작정이었는데 그럼 서평을 안 쓰고 나 혼자 읽고 좋아했겠지. 이 책은 널리 알려야해!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서평단을 신청했는데 덕분에 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90일 밤의~’ 시리즈는 구어체로 쓰여 있어서 술술 읽히는데 담고 있는 정보량은 상당한, 단단하게 잘 만들어진 책이다.

 

이탈리아 편에서는 크게 네 군데의 도시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을 다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보티첼리, 카라바조, 티치아노, 조토 등 서로 다투어 반짝이는 별들 속에서 유독 더 밝게 빛나는 90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우선 작품 선정에서부터 보통 일이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첫 번째로 다루는 도시인 로마에 위치한 바티칸 미술관에서만 90점을 꼽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 이탈리아 전체 미술관에서 90점이라니... 작품의 완성도, 예술사에서 지니는 가치, 여행자의 접근성 등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꼼꼼히 골랐을 작품 들이라 이 책 한권만 들고 여행을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탈리아 여행을 하다보면 미술관, 박물관이 아닌 성당이나 저택에서 거장의 작품을 만나게 되는 일도 많은데(예를 들면 로마의 빌라 파르네시아,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성당 등) 이 역시 놓치지 않고 소개하고 있는 점 역시 이 책의 훌륭한 점!

 

책에서 소개하는 미술 작품은 기원전 로마 시대의 대리석 조각상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했던 이탈리아 현대미술의 거장 조르조 모란디의 작품까지 그 폭이 매우 넓다. 거의 대부분 이탈리아 예술가의 작품이고 르네상스의 세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작품과 바로크 미술의 거장인 카라바조의 작품이 특히 많다.

 

이탈리아는 다섯 번 이상 갔을 정도로 좋아하는 국가라서 책에 나온 작품 중 대부분은 실제로 본 적이 있다. 좀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아, 미리 알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내용이 책에는 가득해서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더더더 이탈리아에 가고 싶어진 게 부작용이랄까. 이번엔 사흘 만에 휘리릭 다 읽어 버렸지만 언젠가 가게 될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며, 한 작품씩 천천히 되새기며 다시 읽어야겠다.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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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정원 (리미티드 에디션) - 명화를 탄생시킨 비밀의 공간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다은 옮김 / 샘터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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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는 말로도 부족해요. 책의 내용, 만듦새 모두 빼어나게 훌륭합니다. 곁에 두고 오래도록 아끼면서 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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