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간직한 비밀
라라 프레스콧 지음, 오숙은 옮김 / 현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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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재밌어야 한다. 시종일관 깔깔 개그를 하라는 건 아니고 슬픈 내용이든 박진감 넘치는 내용이든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몰입감이 중요하다. 뒷내용이 궁금해서 중간에 읽기를 멈추기는 싫은데 점점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운! <우리가 간직한 비밀>은 그런 소설이다.

<닥터 지바고>의 집필과 출간, 배포에 얽힌 실화를 바탕으로 냉전 시대 동(소련)서(미국)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실화를 모른다면 동서를 오가는 구성이 초반에 좀 헷갈릴 수 있는데 적응하면 상당히 박진감 넘친다. 내가 정말 왔다 갔다 하는 기분 ㅎㅎ

<닥터 지바고>의 집필부터 배포까지 얽힌 일화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나왔을 정도로 널리알려져 있어 자칫 뻔한 내용이 될 수도 있었지만 막후에 가려진 히든 피겨스에 주목하며 소설은 생기를 갖는다. 그리고 그들은 당연히 여성들. (왜냐면 남성들은 웬만해선 숨을 필요가 없으니까.) <닥터 지바고>의 저자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애인 올가. 타자수, 스파이 등 CIA의 여성들. 예술가의 뮤즈였다가 수용소에 수감되는 등 고초를 겪으며 나중엔 에이전시 역할까지 맡게 되는 올가의 강인함. 옷차림에 신경 쓰고 점심 때 갈 음식점을 고민하는 등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끈끈하게 연대하며 ‘지바고 작전’을 성공시킨 숨은 공신인 타자수들, 남성과 다른 영역을 개척한 당찬 스파이들.

그깟 책 한권이 뭐 대수라고 다들 그렇게 목숨까지 거는가, 싶다가도 누군가의 인생도 바꿔놓는 게 책 한권이라는 생각을 한다. 위대한 문학이 갖는 힘은 생각보다 강하고 ‘지바고 작전’은 그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내게 <닥터 지바고>는 ‘반공 소설’이 아니라 러브 스토리지만. 개인적으로 <닥터 지바고>는 오마 샤리프가 유리 지바고 역을 맡은 영화가 제일 좋았다. 뮤지컬은........... 조승우, 전미도 캐스팅으로 봤는데 정말......... 어설픈 무대 장치에 배우들이 정말 멱살 잡고 질질 끌고 갔다 하하하......

<우리가 간직한 비밀>도 영화화 계약 되었다는데 헐리우드 배우 중에 과연 누가 올가 역을 맡을지 정말 기대된다! (러시아스파이라면 역시 블랙 위도우 언니 아닌가요 ㅎㅎ)


출판사 인스타그램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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