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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죽었대
리안 장 지음, 김영옥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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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을 훔친다는 것, 그리고 인플루언서의 세계가 가진 모순.
《J가 죽었대》는 “SNS의 성공 신화”라는 환상을 깨뜨리는 소설입니다. 타인의 삶을 훔쳐 살아가는 스릴러적 서사가, 곧 우리 모두가 조금씩 SNS 속에서 겪고 있는 자기 소외의 은유처럼 느껴집니다.
‘SNS는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는가?’
줄리의 선택은 비도덕적이지만, 그 유혹을 쉽게 외면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역시 SNS에서 ‘좋아요’와 ‘팔로워’를 통해 인정받고자 애쓰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무서웠던 지점은, 줄리가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끊임없이 “나는 좋은 사람”이라 설득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것은 단지 소설 속 인물의 자기 합리화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시대의 거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리안 장(Lian Zhang)은
스킨케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인플루언서 세계의 화려함과 그 이면의 어두움을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포착해낸 신예 작가입니다.
《J가 죽었대》는 그녀의 데뷔작으로, 출간 전부터 영상화 판권이 판매되었고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정체성·계급·인종·SNS 사회를 날카롭게 풍자한 사회적 메시지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21세기는 ‘브랜드로서의 개인’이 중시되는 시대입니다. 인플루언서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일상·취향·가치관마저 상품화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세계는 화려해 보이지만 경쟁과 소진, 계급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리안 장은 이러한 구조를 스릴러 플롯에 녹여내, ‘자기 자신을 버리고 타인의 삶을 사는 선택’을 통해 현대 사회의 병리를 집요하게 드러냅니다.
작가는 “SNS가 열어주는 세계가 정말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일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 속 줄리가 클로이의 삶을 훔쳐 살아가는 과정은 개인의 범죄담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시대가 요구하는 ‘성공의 방식’을 극단적으로 풍자한 장치입니다. SNS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실제로는 인종·계급·경제적 여건이 교차하며 본질적으로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고발합니다.
리안 장의 데뷔작 《J가 죽었대》는 출간 전 영상화 판권이 판매되고,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만큼 강렬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작품은 인플루언서라는 현대의 신화를 스릴러적 상상력과 풍자로 해부하면서도, 자매의 뒤틀린 서사를 통해 정체성과 욕망, 계급과 인종을 날카롭게 건드립니다.
쌍둥이 자매 줄리와 클로이.
같은 얼굴을 하고 태어났지만, 두 사람의 삶은 극단적으로 갈라졌습니다.
줄리는 학대받으며 마트 캐셔로 생계를 이어가고, 클로이는 백인 부자 가정에 입양되어 화려한 인플루언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클로이가 죽음을 맞이한 순간 줄리에게 ‘운명적인 질문’이 주어집니다.
⁉️“지금 죽은 사람이 줄리냐?”
그 순간 줄리는 자기 자신을 죽이고, 언니의 삶을 훔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SNS가 약속하는 ‘평등한 기회’와 그 뒤에 숨겨진 ‘불평등의 현실’이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본질적으로 불평등해… 심지어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는지조차 거기 영향을 미치지. 소셜미디어에 평등은 없어.”
이 설정만으로도 SNS 시대가 감추고 있는 보이지 않는 출발선의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겉보기에 평등한 플랫폼이지만, 사실은 인종·계급·경제적 조건이 모든 기회의 배경을 결정짓습니다.
결국 줄리의 선택 ― 죽은 언니의 삶을 훔쳐 ‘클로이’가 되는 것 ― 은 사회적 구조 속에서 배제된 자의 절박한 생존 방식처럼 다가옵니다. 줄리가 클로이의 삶을 대신 살 수 있었던 것은 ‘얼굴이 같았기 때문’이 아니라, 클로이가 이미 축적해 놓은 자본과 네트워크, 상징 자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줄리가 클로이로서 살아가며 가장 크게 느끼는 감각은, 자신이 처음으로 가치를 지닌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수익을 위해 내 삶의 모든 면을 상품화해야 하고 내 일상을 협찬과 판매에 맞춰야 했다.”
인플루언서의 삶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끊임없는 노출과 관리, 소비자의 시선에 맞춘 연출입니다. 줄리가 매일 정해진 시각에 아침을 차리고 잠들기까지를 생중계하며, 팬들과 하루를 공유하는 장면은 현대 사회의 노동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줍니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시대 ― 저자는 그 본질적 피로와 불안을 탁월하게 드러냅니다.
📌“내가 가치 있게 느껴졌다. 진심으로. 이 집단은 나에게 반짝이는 가치를 선물했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존재’가 아니라 ‘재현된 이미지’로 인정받는 사회에서, 줄리는 비극적으로도 처음으로 자기 존재의 가치를 체감합니다. 하지만 그 가치는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든 팔로워의 ‘좋아요’와 협찬 계약이 사라지면 무너질 수 있는 허상입니다.
클로이의 삶을 이어받은 줄리는 ‘벨라도나’라는 인플루언서 집단에 들어가며, 그곳에서 또 다른 세계의 서열을 경험합니다. SNS는 민주적 플랫폼처럼 포장되지만, 그 내부는 오히려 더 치열한 계급 사회입니다.
📌“나는 내 쌍둥이의 궤도에 떠다니는 쓸모없는 복제품이고 그녀의 화려한 삶에 더해진 하나의 각주였다.”
줄리가 평생 동안 느꼈던 ‘여분 같은 존재’라는 감각은, 사실 SNS 구조 전체에도 적용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받는 누군가의 ‘각주’로만 소비되고, 스스로의 삶을 꾸려가면서도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만 존재합니다.
줄리는 클로이의 삶을 사는 동안, 자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내적 독백을 이어갑니다.
📌“내 팔로워들은 말 그대로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말한다. 클로이 님의 라이브 스트리밍이 절 계속 살아가게 해줘요… 그렇다! 나는 생명을 살려냈다. 그러니까, 이 원대한 사기극에서 나는 좋은 사람인 것이다.”
이 부분은 전율을 불러일으킵니다. 줄리는 본질적으로 ‘사기꾼’이지만, 동시에 그녀는 실제로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SNS가 가진 이중성—진실과 거짓, 위선과 구원—이 그녀의 내면 독백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 소설은 “우리가 살아가는 SNS 시대에, 자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줄리와 클로이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SNS 속에서 조금 더 빛나는 자신을 만들고 싶어 하고, 조금 더 많은 ‘좋아요’를 갈망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면, 과연 그것은 진짜 삶일까요?
《J가 죽었대》는 독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눈앞에 주어진 새로운 삶—팔로워 수십만 명과 화려한 인플루언서의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겠는가?
⁉️책을 덮고 나면 이 질문이 떠오릅니다.
✔️ 진짜 나로 살고 있는가?
✔️ 아니면 누군가의 ‘좋아요’를 위해 꾸며진, 또 다른 클로이로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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