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여름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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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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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의 얼룩, 그 아름다움과 고통에 대하여

⁉️사랑이라 믿었던 것은 진짜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욕망의 다른 이름이었을까?

읽는 내내 ⁉️‘이것을 정말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을 즈음, 사랑이란 본래 모순적이고 모자란 감정임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안전한 관계가 때로는 편안할지라도, 우리가 끝내 잊지 못하는 것은 언제나 흘러넘쳐 얼룩을 남긴 사랑입니다.

전경린은 이번 작품에서도 사랑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약함, 추함, 집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정직함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아름다움이 피어납니다. 그것은 한여름의 햇빛처럼 눈부시지만, 동시에 화상을 남기는 사랑의 아이러니입니다.

결국 《얼룩진 여름》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사랑의 얼룩을 환기시키는 소설입니다.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흔적이기도 합니다.


전경린은 1995년 등단 이후 한국 문단에서 사랑과 욕망의 민낯을 가장 집요하게 탐구해온 소설가입니다. 그녀의 문장은 아름다움과 잔혹함이 공존하며, 감정을 미화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통찰력으로 독자를 압도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라는 평가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닙니다. 이번 작품은 초판 이후 24년 만에 새롭게 다듬어져, 시대와 감수성에 맞는 밀도 높은 소설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전경린의 작품에서 사랑은 달콤한 환상이 아니라 상처와 결핍, 욕망과 파멸이 얽힌 관계입니다. 《얼룩진 여름》 역시 이 궤적 위에 서 있습니다. 주인공 은령과 두 남자, 유경과 이진 사이에서 벌어지는 관계는 사랑과 집착, 욕망과 파괴가 얽히며 결국 ‘지워지지 않는 얼룩’으로 남습니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묻습니다.
⁉️“상처를 남기지 않는 사랑을 과연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가?”
안전하고 온건한 관계는 오히려 사랑의 본질을 피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전경린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미화하지 않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이기심·질투·집착까지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것이 비록 불편하고 위태롭더라도, 사랑의 진실은 바로 그 파멸적 아름다움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전경린의 《얼룩진 여름》은 초판 이후 24년 동안 작가는 작품을 면밀히 검토하고, 시대성과 감수성에 맞지 않는 부분을 과감히 덜어내며 다시 써냈습니다. 그 결과 이 소설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유효한 사랑의 본질”을 다루는 동시에,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뜨거운 텍스트가 되었습니다.

전경린은 데뷔 이후 줄곧 ‘사랑과 욕망의 민낯’을 정면으로 응시해온 작가입니다. 그의 문장은 언제나 아름다움과 잔혹함을 동시에 지녔고, 사랑을 낭만화하기보다 파국 속에서 그 진실을 길어 올렸습니다. 《얼룩진 여름》은 그런 그의 문학 세계가 도달한 또 하나의 정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은령은 스물다섯 살입니다.
📌“흔히 알려진 바와 달리, 스물다섯이란 여자들이 처음으로 심각하게 희망을 잃는 나이다.” 라는 첫 문장은 은령의 상황을 압축적으로 드러냅니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재혼과 동생 출생, 불안정한 직장, 부모의 반대 앞에서 무력한 연인.
그 어떤 곳에서도 은령은 자신이 기댈 희망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집을 박차고 나온 은령이 도착한 낯선 해안 도시에서 그녀는 두 남자를 만납니다. 시인 유경과 카페 사장 이진. 각기 다른 상처와 욕망을 지닌 두 인물은 은령의 삶을 뒤흔들며, 결국 이 사랑은 치유나 구원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그녀의 상처와 연약함을 증명하는 방식이 됩니다.

은령의 고백처럼, 📌“나는 나의 연약함을 경멸한다”는 말은 그녀가 왜 위험하고 파괴적인 관계로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는지를 드러냅니다.


세 사람의 관계는 사랑과 집착, 연민과 질투, 욕망과 결핍이 얽혀 서로를 잠식하는 블랙홀 같은 관계입니다. 은령은 유경에게서는 ‘자신과 닮은 결핍’을, 이진에게서는 ‘억눌린 욕망’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치유나 위안이 아닌 상처와 혼란을 남깁니다.

📌“사랑이란 동시성을 잃고 시간 밖에서 생각하면 늘 그렇듯이 의심스러운 거야.”

이 문장은 전경린이 바라보는 사랑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사랑은 절대적이고 완벽한 감정이 아니라, 특정 시기의 사건일 뿐이며 언제든 의심스러울 수 있는 불완전한 것이라는 통찰.


전경린 소설의 특징은 사랑을 신비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는 사랑을 욕망의 또 다른 포장으로 해부합니다.

📌“사랑이란 오히려 육체를 포장하는 하나의 의상일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육체는 아름답지만 진실하지도 생생하지도 않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덧씌워진 수많은 장식들을 벗겨내고,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직시하는 작가의 시선은, 낭만화된 연애소설에 익숙한 독자에게 일종의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우리가 흔히 믿어온 ‘사랑의 고귀함’이 사실은 욕망을 꾸미는 장치라면, 진실한 것은 차라리 날것의 욕망일지도 모릅니다.
이 역설이야말로 전경린이 사랑을 바라보는 방식이며, 동시에 독자에게 던지는 불편한 질문일 겁니다.


《얼룩진 여름》이 빛나는 지점은, 파멸적인 사랑조차 결국 은령을 성장으로 이끈다는 점입니다. 은령은 고통 속에서도 끝내 자신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슬픔은 곰팡내 나고 텅 비고 아무 데도 쓰일 데 없이 뻣뻣했다.”

여기서 슬픔은 냉혹하고, 쓸모없고, 무거운 노역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 슬픔을 통과한 자만이 자기 삶을 스스로의 방식으로 붙잡을 수 있음을 소설은 보여줍니다.


⁉️“왜 우리는 위험한 사랑에 끌리는가?”

📌“어떤 종류이든, 욕망에 빠져드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넘쳐보지 않고는, 자신을 바닥까지 뒤집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사랑은 안전지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확인하는 가장 위험한 감정입니다.
전경린은 독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믿어왔던 그 감정들—그것이 진정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가?
아니면 단지 욕망의 다른 얼굴일 뿐인가?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사랑이란 결국 흔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행복이든 상처든, 그 흔적이 남아 우리 삶을 규정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위험을 알면서도 사랑을 택합니다.
은령처럼, 저 역시 살아온 여름 어딘가에 얼룩 하나쯤은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책을 덮었습니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사랑의 정의’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모순과 상처, 욕망의 얼룩을 그대로 드러내며, 각자가 자기 경험 속에서 답을 찾도록 내버려둡니다.

마지막 문장을 덮고 나면 깨닫습니다.
누구나 가슴 한편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 같은 사랑을 하나쯤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얼룩이 고통이든, 그리움이든, 혹은 치욕이든 간에.

《얼룩진 여름》은 바로 그 얼룩의 의미를 묻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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