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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 - 『도덕경』이 건네는 비움의 철학
이길환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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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무거운 삶의 짐을 내려놓는 연습장이자,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지도입니다.
읽다 보면 ‘비움’이 결핍이 아니라 충만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덮는 순간, 문득 내 삶에서 무엇을 먼저 내려놓을지, 조용히 떠올리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는 ‘비움’이라는 단어가 공간을 비우는 행위가 아니라,
삶의 무게 중심을 다시 잡는 기술임을 깨달았습니다. 이길환 작가는 동양고전,
특히 [도덕경]과 [장자]의 사상을 현대인의 현실에 맞춰 풀어내며,
우리를 ‘채움의 강박’에서 ‘덜어냄의 여유’로 안내합니다.
저자 이길환 님은 경희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지방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며, ‘나눔서재’라는 유튜브 도서 낭독 채널을 운영하며 인문과 철학 도서를 200여 권 가까이 탐독해 왔습니다. 브런치에서는 ‘책밤’이라는 필명으로 일상 속 사유와 성찰을 글로 풀어냅니다.
이 책은 동양 철학의 정수, 노자의 [도덕경]에서 중심 사상인 ‘무위자연(無爲自然)’을 현대인의 시선으로 재해석합니다.
끊임없는 비교와 성과의 욕망 속에서, ‘더 빠르게, 더 높이’라는 삶의 방식이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무리한 채움보다 자연스러운 덜어냄이 진정한 단단함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삶이 무겁고 고단할 때, 먼저 억지로 더 채우기 전에 무엇을 내려놓을지 돌아보는 것이 진정한 회복의 시작이라 말합니다. 이름과 지위, 타인의 눈, 욕망과 초조함—이 세계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본연의 나’를 발견하는 것이 곧 단단함의 출발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뉩니다.
▪️1장 - 깨달음을 위한 자세
본성을 잃은 삶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흐름을 회복하려는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2장 - 비움의 자유
채움의 즐거움만큼 비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욕망을 덜어낼 때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감각을 들려줍니다.
▪️3장 - 관계의 기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둥글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관계를 더 단단히 맺는 지혜를 나눕니다.
▪️4장 - 자기 다스림의 힘
초조함을 놓고 자신의 속도를 받아들이며,
작은 일부터 자신과의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삶을 이야기합니다 .
저자는 각 장에서 도덕경 구절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흐름, 적절함, 관계의 조화, 자기경쟁’ 등 삶의 다양한 국면에 체득 가능한 철학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책을 펼치면 첫 장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고 자기의 타고난 본성을 하나씩 들여다봅시다.”
저자는 인생의 무게가 늘어나는 이유를 ‘과잉’에서 찾습니다.
채우는 것은 즐겁지만, 그만큼 불필요한 것까지 짊어지게 됩니다.
비교, 조급함, 과도한 책임… 이 무게가 쌓일수록 우리는 흐름을 거슬러 가게 됩니다. 비움은 이 거슬림을 풀어주는 행위입니다.
고요히 앉아 나를 보는 시간, 그것이 덜어냄의 첫걸음입니다.
📌“인생의 고통은 대부분 비교에서 비롯됩니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믿는 순간, 시선은 이미 바깥으로 향합니다.
남의 성취를 부러워하고, 내 부족함에 자책하는 사이 삶의 중심은 흐려집니다.
노자가 말한 ‘자신을 아는 현명한 사람’이란,
외부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만족을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위로는 바로 이것입니다
—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나로 존재하는 것이 충분하다는 것.
🎈책의 한 구절이 오래 남습니다.
📌『도덕경』 제64장의 구절 “爲者敗之 執者失之
(억지로 하면 반드시 실패하고, 잡으려고 하면 반드시 잃는다)”
손안의 모래처럼, 움켜쥘수록 흘러내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관계, 기회, 명예… 지나치게 붙잡으려는 마음은 오히려 잃음의 속도를 앞당깁니다.
저자는 이 구절을 흐름을 타는 태도로 풀어냅니다.
물처럼 흘러가는 마음, 필요한 순간에만 힘을 쓰는 유연함이 오히려 더 큰 힘이 됩니다. 덜어낸다는 것은 목표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본질만 남기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회복의 과정이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한가할 땐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나서기보다 메뉴를 개발하고 보완하는 데 시간을 쏟는 것이 좋습니다.”
- 이 비유는 유난히 현실적입니다.
손님이 몰리지 않는 시기를 ‘정체’로 보지 않고,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바라보는 시선. 삶의 ‘한가한 시기’를 불안하게 보내는 대신, 역량을 가다듬는 내실의 시간으로 전환하는 지혜입니다.
저자는 📌"만족이란 완벽한 순간이 오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려는 노력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여 둥글게 만들라.”
관계는 붙잡아야 유지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억지로 이어가는 인연은 우리를 소모시킵니다. 둥근 마음은 경계를 허물지 않으면서도 상처를 만들지 않습니다.
책은 이를 ‘거리 두되 단절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서되 침범하지 않는 태도’로 해석합니다. 숲속 나무들이 서로 거리를 두고 햇빛과 바람을 나누는 것처럼.
이처럼 책의 3장은 관계를 주제로 다루는데, 저는 148쪽의 한 구절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나보다 나은 사람의 좋은 점을 따르고, 나보다 못한 사람의 좋지 않은 점을 거울삼아 바로잡는다.”
- 이 태도는 관계를 평가의 장이 아니라 학습의 장으로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작가는 [장자]의 “자기 내부의 소리를 듣는 것” 을 ‘관계의 근본’ 으로 제시합니다. 외부의 시선이나 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내 안의 기준을 들을 때, 관계는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해집니다.
비움의 끝은 고립이 아니라 연결입니다.
나보다 나은 사람에겐 배움을, 부족한 사람에겐 반면교사를 얻는 태도는 결국 ‘교만을 비우고 겸손을 채우는 연습’입니다. 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관계론의 핵심은 ‘거리를 두되 끊지 않고, 가까워지되 침범하지 않는 것’입니다.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오색영인목맹 오음영인이롱 오미영인구상) .
다섯 가지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다섯 가지 소리는 사람의 귀를 먹게 하고,
다섯 가지 맛은 사람의 입맛을 잃게 한다.
덜어냄은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훈련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섯 가지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다섯 가지 맛은 사람의 입맛을 잃게 한다.” 는 자극과 욕망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감각을 깨우는 경고처럼 느껴집니다.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맛보고, 소유하려다 오히려 본질적인 감각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그래서 🎈'비움'은 내면의 감각을 되찾는 복원 작업입니다.
읽다 보면 이 책은 동양 고전의 언어로 풀어낸 마음 사용설명서처럼 느껴집니다. 저자는 삶의 무게를 줄이는 해법으로 ‘비움’을 제시하지만, 그 비움은 허무나 포기가 아닙니다. 남과 비교하는 습관, 억지로 잡으려는 불안, 관계 속 지나친 개입을 덜어낼 때, 비로소 ‘단단한 나’가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생 식당’ 비유와 ‘자기 내부의 소리를 듣는 법’이 오래 남았습니다. 전자는 나태에 대한 죄책감을 줄여주었고, 후자는 내 선택의 기준을 바깥이 아닌 안에서 찾게 해주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머릿속엔 하나의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바람에 떨어진 낙엽처럼, 억지로 매달리지 않아도 제자리를 찾아 내려앉는 모습.
우리는 너무 오래 붙잡고, 너무 오래 채우느라 중심을 잃었습니다.
이제는 비워야 합니다.
비움이야말로 회복이고, 회복이야말로 단단함의 시작입니다.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동양고전의 사상을 생활 속 철학으로 끌어내린 안내서입니다. 무언가를 이루려 애쓰는 삶에서, 본질을 지키는 삶으로 옮겨가는 전환의 계기를 제공합니다. 현대인의 번아웃과 관계 피로, 성취 강박에 지친 독자에게 이 책은 ‘포기가 아닌 회복’의 철학을 선물할 것입니다.
속도를 늦추고, 기준을 낮추고, 마음을 비울 때 —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삶의 무게가 손에 맞게 가벼워질 것입니다. 더 잘하려 애쓰는 힘을 조금 거두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서는 것 — 그것이 이 책이 가리키는 가장 단단한 삶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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