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된 날
무라나카 리에 지음, 시라토 아키코 그림, 현계영 옮김 / 인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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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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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어른은 한때 아이였다!


🐇마음속에 조용히 웅크린 작은 토끼 한 마리를 품고 있는 이들에게,
"토끼가 된 날"은 분명 그를 일으켜 세울 부드러운 손길이 될 것입니다.


"토끼가 된 날"은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조용한 목소리’들의 합창입니다. 누군가에겐 이야기 노트가, 누군가에겐 자전거 바퀴가 되어 주는 이 책은,
마음 한켠 웅크리고 있는 내 안의 토끼를 조심스럽게 일으켜 세워줍니다.

결국, 삶에서 중요한 것은 지름길이 아니라 ‘나만의 걸음걸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조용하지만 분명히 다가옵니다. 부끄러움으로 시작된 걸음이, 언젠가는 자신만의 리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을 선물해준 이 따뜻한 동화책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토끼가 된 날"은 부끄러움, 슬픔, 상실, 그리고 성장 앞에서 흔들리는 아이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담은 동화와 시의 모음집입니다. 각기 다른 상황에서 마음을 웅크린 채 조용히 세상과 맞서는 아이들이 조력자의 따뜻한 손길과 스스로의 발견을 통해 용기를 내는 과정을 그립니다. 약한 듯 보이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어른에게도 위로와 성찰을 건네는 조용한 울림이 됩니다.


무라나카 리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동문학 작가이자 시인입니다. 그녀는 ‘조용한 아이들’, ‘내성적인 아이들’, ‘작지만 단단한 존재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세우는 데에 탁월합니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명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만큼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깊은 감정을 일으키는 문장력과 섬세한 관찰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토끼가 된 날"은 그런 그녀의 작가적 감성이 가장 빛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동화와 시의 형태를 빌려,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어른 독자들에게는 반성과 따뜻한 회복을 전합니다. 별도의 역사나 사회적 배경지식은 필요하지 않지만, 아이들의 감정세계나 심리적 발달에 대해 이해할수록 더 깊은 감상이 가능합니다. 특히, ‘내향성’이나 ‘불안’, ‘사회적 소통’ 같은 감정에 민감한 독자일수록 강한 울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림책이나 일본 문학 특유의 서정성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추천됩니다.


무라나카 리에는 이 작품을 통해 “약함 속에서도 우리는 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토끼’는 겁이 많고 섬세한 동물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놀라울 만큼 예민하게 세상을 감지하고 조심스럽지만 꾸준히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저자는 아이들이 각자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그 감정을 들여다본 뒤 결국에는 자기만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기르길 바랍니다. 그 과정은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지만, 가장 근본적인 성장입니다.

📌“약하다고 해서 강하지 않은 건 아니다!”
— 이 책의 핵심 메시지로, 표제문과도 같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웅크리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유 없는 불안,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가 되돌아가는 순간, 속상한 마음을 숨기고 그냥 지나치는 날들.
무라나카 리에의 "토끼가 된 날"은 그런 순간들 속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던 우리 마음 안의 작은 존재를 발견해냅니다. 이 책은 약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용기의 이야기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들려줍니다.

이 책을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이 한 문장이 독자의 가슴 속에 따뜻한 잔상을 남깁니다. 무라나카 리에 작가가 들려주는 "토끼가 된 날"은 조용하고 여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작은 진동을 섬세하게 포착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데 서툰 아이들, 세상의 기대에 부딪혀 움츠러든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 곁에서 조용히 손을 내밀어주는 어른들—이 책은 그런 이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조용히 말을 겁니다. ☁️“괜찮아. 너는 이미 잘하고 있어.”


각각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에서 시작합니다. 친구들 앞에서 말문이 막히는 리코, 연극 무대에 서는 게 두려운 나나, 할머니를 잃고 무너진 할아버지를 위로하고픈 아즈미, 선생님과 이별하는 것이 견디기 힘든 타쿠토. 이들은 어른들이 보기엔 작고 사소해 보일 수 있는 감정들에 휘청이지만, 작가는 그 흔들림의 깊이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은 단순한 동화를 넘어, 존중받아야 할 감정의 기록으로 남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아이들이 조력자와의 ‘연결’을 통해 자신을 회복하고 세상에 조금씩 마음을 여는 장면들입니다. 리코는 “굳이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돼”라며 노트를 건네는 하마구치 선생님의 배려 속에서 진심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나나는 친구 고우키의 따뜻한 애드리브에 용기를 얻습니다. 아즈미는 할머니의 사랑을 기억하는 춤을 통해 할아버지의 상실을 감싸고, 타쿠토는 선생님의 너그러운 눈빛 속에서 실수를 깨닫고 성장합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3편의 시입니다. 이야기와 함께 실린 시들은 감정을 이미지화하는 능력이 탁월해서, 꿈속을 걷는 듯한 잔잔한 울림을 줍니다. 또한, 시라토 아키코의 그림은 글 속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확장시킵니다. 꿈결 같은 색감과 섬세한 선은 마치 토끼의 부드러운 숨결처럼 이야기를 감쌉니다.

개인적으로는 '슬로우 댄스'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후 무너진 마음을 손녀의 시선으로 담백하게 그려낸 이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는 물론 어른 독자의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을 줍니다. 사랑이 사라진 자리를 슬픔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함께한 몸짓이 채운다는 사실. 아즈미가 할머니의 스카프를 건네는 장면은 말없이 깊은 위로를 전해줍니다.


📌“오늘을 평온한 하루로 마무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토끼는 나름의 방식으로 잠을 청한다”

책 속 시들도 잔잔하지만 울림이 있습니다. '낮이 지나고, 밤이 지나고'에서 토끼가 잠들 수 있는 조건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평온한 하루를 마무리했을 때’입니다. 이 문장은 이 책 전체의 메시지를 축약한 듯합니다. 결국 삶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거나 크고 눈부신 변화가 아니라, 자기만의 속도로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는 것이라는 깨달음입니다.


무라나카 리에의 문장은 시와 같습니다. 짧지만 농도 깊은 표현들은 등장인물의 감정을 응축해 전합니다. 그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시라토 아키코의 삽화는 독특한 색감과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야기의 섬세한 감정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그림만 바라보고 있어도 어느새 마음 한편이 고요해집니다.


책을 읽는 동안 자꾸만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누군가의 칭찬 한 마디, 혼자 울던 시간, 말을 꺼내고 싶지만 끝내 삼켰던 감정들. 그 모든 게 이 책의 아이들과 겹쳤고, 어느새 마음속 토끼도 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리코였고, 나나였고, 아즈미였고, 타쿠토였습니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그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용기를, 어른에게는 위로를 전합니다.
아이는 “나처럼 느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위안을 받고,
어른은 “그때의 나를 안아주는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토끼가 된 날"은 누구도 다그치지 않고,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누구도 잊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름길이 아닌 나만의 걸음걸이”를 지지합니다. 작은 발걸음에도 진심을 담고, 나아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이야기들. 그래서 이 책은 어느 순간엔 눈물 한 방울을, 어느 순간엔 기분 좋은 미소를, 어느 순간엔 오래 가는 여운을 남깁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은 세상 모든 ‘조용한 아이’들, ‘내성적인 어른’들, 그리고 ‘용기 내어 걷고 있는 토끼들’에게 전하는 하나의 ‘응원가’일지도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아이와 함께 읽어도, 어른 혼자 읽어도 충분히 울림이 있는 책.
마음이 지친 하루 끝에 이 책을 펼쳐보는 것만으로도,
토끼처럼 조심스레 다시 세상과 마주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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