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A370216315 김연수 작가의 낭독회, 넘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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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책을 만나다

<이철수의 웃는 마음>

 

지난 5월 16일, 늦은 시간 집에 도착했다. 낮에 예스24에서 책이 왔다며 우유함에 넣어두고 간다는 택배 아저씨의 문자가 생각나 우유함을 열어봤다. 사실, 그날은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이 올 거란 걸 알고 있어서 ‘알라딘’을 ‘예스24’로 잘못 표기한 줄 알았다. 그런데 겉포장을 보니 ‘행복한상상’이란 문구를 보며 ‘내가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얼마나 기뻤는지^^ 홈페이지에서 발표자 명단을 못 본지라 전혀 기대 안 하고 있었던 터라 기쁨은 더했다. 더군다나 그날은 하루 종일 너무 피곤해서 몸과 마음이 정말 지쳐 있었던 터다.

 

이벤트에 신청하면서 앞으로 몇 년 뒤, 귀촌을 생각하고 있는데 시골에 살고 있는 이철수 선생님의 이번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적었었다.

씻고 침대에 누워 우선 한 장씩 넘기며 글은 뒤로 하고 판화부터 훑어보았다. 이철수 선생님이 ‘판화로 시를 쓴다’는 평을 왜 듣는지 저절로 깨달을 수 있는 작품들로 가득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삶, 자연, 마음, 사람 이렇게 말이다. 자연을 대하는 이철수 선생의 마음이 너무도 고와 감탄하면서 색연필로 밑줄을 그은 흔적이 많다.

 

‘잡초라 부르는 것조차 모두 아름답다. 세상에, 시시한 이생은 없다. 어디에도’

<잡초인생>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논에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잡’이라 부르기는 미안하다.

‘이쁘기만 한데...’

 

“농사를 짓다 보면 논밭을 뒤덮는 풀들, 그걸 잡초라는 이름으로 말려 죽이거나 솎아내게 돼요. 저는 풀을 뽑으며, ‘미안하다, 미안하다!’ 말합니다만, 어느 할머니는 같은 뜻이지만 더 격이 높은 표현을 하시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는 네가 있을 자리가 아니다.’ 이런 태도, 좋지 않나요? 가능하다면 모든 생명들이 공존하는 게 온전하지 않겠어요? 공존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예의 바르게 갈라서야겠지요.“

이 대목을 읽고 일주일에 한 번씩 주말농장에 가서 풀을 뽑아줄 때 저 할머니처럼 나직하게 속삭여요. ‘여기는 네가 있을 자리가 아니란다.’라고요.

그러면 토마토, 고추, 상추, 완두콩이 자라는 텃밭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풀들이 밉게만 보이지 않고 사람들 손에 내팽개치는 풀들이 좀 불쌍하게 여겨져요.

참 놀랍죠?

 

“누군가는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지만, 저를 지켜준 건 온통 사람이었어요. 대숲에서는 쑥도 곧게 자란다고, 좋은 사람 곁에 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스스로 많이 모자라고 상처도 많았지만, 좋은 분들 덕분에 그럭저럭 사람이 됐어요. 세상을 어떻게 살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 곁에 줄 잘 서라고! 반듯하고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 곁에 머물라고! 유명한 사람들 곁에 서려고 하지 말고!”

이철수 선생에게 좋은 사람은 동화 작가 권정생 선생이었단다. 그분 생시에 큰형님처럼 지냈다면서 여러 일화를 소개했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고 싶었는데 이틀 만에 다 읽어버렸다.

책장에 꽂아두지 않고 책상에 놓아 색연필로 밑줄 그은 부분을 다시 음미하기도 하고 곳곳에 삽입된 판화의 글귀를 되새기며 정말 시인이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요즘 나의 ‘힐링 캠프’는 주말농장인데 <이철수의 웃는 마음>도 내 마음을 힐링해 주는 책이었다.

그래서 많은 분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을 만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느껴지던 풀 한포기도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예쁜 마음이 솟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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