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우리 가족은 제주에서 한달 살이를 하고 왔다.
그것도 김윤양 작가님이 살았던 씨앤하우스에서..
씨앤하우스에서 우리가 묵었던 시간 중 작가님과 며칠이 겹쳤던 터라 옥상에서 작가님을 하루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언변과 감수성이 어찌나 뛰어난지 이야기 속에 한없이 빠져들었고 꾸밈과 과장이 전혀 없는 삶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사랑이 늘 내 가슴에 남아 김윤양 작가님을 간간히 떠올리곤 했다.
김윤양 작가님은 내 마음 속에 담긴 하나의 작은 보물이었다.
그런데 그 작가님이 책을 냈다니!!
너무나도 반갑고 기뻤다.
난 책을 속독하는 편인데 이 책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빨리 잃어내고 싶지 않은, 다 끝나는게 아까워 곱씹고 또 곱씹고 싶은 책이었다.
작가님의 솔직한 여러 감상들도 좋았지만 한달살이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이들에게 정말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들도 많이 있었다.
이미 한달살이를 하고 왔지만 작가님의 글을 보니 내가 몰랐던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너무 억울해(?) 당장 지금 제주행 배에 다시 몸을 싣고 싶을 지경이었다.
한번으로는 안되겠구나.
그리고 한 계절을 경험한 것으로는 부족했구나!
책장을 덮고 다시 긴 여운이 남았고 작가님을 다시 만나보고 싶어졌다.
여태까지 읽었던 제주 한달살이 책들이 일반 제과점 안에 진열된 예쁜 쿠키들이었다면, 이 책은 유기농 가게에서 만난, 모양은 투박하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이 쿠키를 먹고 나면 내 몸이 건강해질것만 같은 유기농 쿠키와도 같은 느낌이었다.
이 책을 가슴에 품고 다시 제주에 가고 싶다.
작가님이 소개한 곳곳을 다시 구석구석 밟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축복인 제주 땅을 다시 느끼고 싶다.
책 한권을 내는게 아이를 하나 출산하는 과정과 같다고 하는데 어린 두 딸을 키우면서 이렇게 도움이 되는 책을 세상에 내어준 작가님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