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와 어? 인문과 과학이 손을 잡다
권희민.주수자 지음 / 문학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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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와 어? 책 제목이 경쾌하다.  물리학자인 남편과 작가인 부인이 함께 쓴 책인데, 과학적 개념에 대해서 남편이 설명하면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은 부인이 완성했다.  큰 틀에서 인문과 과학이 적절히 균형 잡힌 책이었다.  덕분에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인간의 삶과 인생에 대해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간단히 작가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권희민: 물리학자.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Neutrino 실험을 했다. 미국 Kodak 연구소, 삼성전자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8년까지 서울대학교 물리 학교 객원교수로 있었다.

주수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콜게이드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1년 한국소설로 등단했으며, 소설집으로는 '버펄로 폭설', 시집으로는 '나비의 등에 업혀' 등이 있다. 희곡 '빗소리몽환도'와 '복제인간 1001'이 연극으로 공연되었다.

목차는 1-일상, 2-天우주, 3-地자연, 4-人인간, 5-신비한 언어,수 이렇게 5가지 꼭지로 이루어졌다. 평소에는 익숙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는 일상과 우주, 자연, 인간, 숫자를 통해 과학적 상상력의 힘을 빌려 자칫 지루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문학의 언어를 통해 과학적 상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과학은 재미있었고 새로운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1.지구와 물

 지구 역사를 되돌아보면 지금은 지구의 표면 70%가량이 물로 뒤덮여 있지만 초기엔 물이 없었다고 한다. 물이 어디서 왔는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의 대부분은 훨씬 더 나중에 생겨났으며, 적어도 지구 초기의 물은 지구 내부에서가 아니라 어디선가 왔다는 추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어떤 물 분자는 지구 밖의 우주의 어딘가와의 연결점이 있을까? 매년 당연히 생일날 먹은 미역국이 우주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2.신비한 빛과 색의 세계

빛은 전자기파로 파장에 따라서 라디오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X선, 감마선 등 여러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 가운데서 인간이 볼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뿐이다. 그 이외의 빛들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다. 가시광선은 다시 말해 무지개색이다. 햇빛은 무슨 색의 파장을 한데 섞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어떤 꽃의 색을 알아보는 것은 그 꽃이 어떤 특정한 파장을 다른 파장보다 더 잘 흡수하기 때문이란다. 나뭇잎은 빨간 파장을 흡수하므로 녹색으로 보이며, 장미는 넓은 범위의 녹색 파장을 흡수하므로 빨간색으로 모이며, 모든 파장을 흡수는 물체는 까맣게 보인다는 것. 신기하다. 우리의 눈과 뇌가 감지하는 색은 그 물체가 흡수하지 않는 파장이 반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눈의 구조에 따라서 보는 세계가 다른데, 예를 들어 호랑나비에게는 장미는 암흑의 꽃으로 보인다고 한다. 빨간색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물들이 그 색을 볼 수 있고 없고는 어떻게 알게 되는 것일까?

3.커피 분자의 세계

커피는 알코올과 마찬가지로 뇌로 직접 가서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과 작용하기 때문에 중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카페인은 물과도 친하고 기름과도 친한 성질 때문에 세포막을 뚫고 온몸에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고. 가령 심장이 빨라지거나 소변을 나오게 한다거나 몸에 퍼져있는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여 다양한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카페인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되는가 보다.

4.1초의 개념

시간은 주기적으로 있는 어떤 것을 관찰해서 얻어낸 개념이라는 것. 고대인들은 태양이 뜨고 지는 현상을 관찰해서 하루라는 개념을 생각해냈고, 달의 모양이 변하는 모습을 관찰해서 한 달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달을 기준으로 한 문명이 이루어나갔다. 고대 이집트에서 나일강이 범람할 때면 여름 새벽 동쪽 하늘에 꼭 어떤 밝은 별이 뜨는 현상을 관찰하여 일 년이라는 단위의 개념을 만들었고 이것을 우리는 태양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인간은 하루보다 더 짧은 시간의 개념이 필요했는데, 중세 유럽의 갈릴레오가 피사 성당에서 미사 중에 기름등잔이 흔들리는 운동을 관찰하다가 등잔의 흔들림은 진폭에 상관없이 주기가 같다는 현상을 발견했고, 자신의 맥박과 기름등잔의 진동을 병치해서 관찰한 결과 만들어낸 것이 1초라는 개념이다.

 

5.요리

요리의 모든 과정도 분자와 원자와 전자의 활동에 해당된다. 음식 재료인 여러 화학적 요소들이 서로 만나서 화합하고 또는 결별하고 다시 새롭게 결합하는 분자들의 다채로운 파티인 것이다. 단백질 분자와 지방 분자들이 만나서 케이크도 만들어내고, 그것을 담고 있는 유리 쟁반을 규소 분자가 주요 성분이고, 탁자 위에 소금은 염소와 나트륨 분자로 구성된 결정이며, 천장에 달린 형광등에는 네온 가스 분자가 열을 띠며 빛을 내고 있다. 일상의 모든 상황과 장면들이 분자, 원자, 전자의 활동이 것이었다.

6.어둠과 별

어둠과 별들은 문명화된 세계에서 영원히 추방되었다.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야행성 동물들도 크게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밝은 인공조명이 그들의 방향감각에 혼란을 일으킨다. 가로등에 모여드는 날벌레들은 빛이 좋아서가 아니라 어디로 날아가야 할지 몰라서 모여드는 것이라고. 하나의 가로등 때문에 매일 밤 수많은 곤충들이 죽어나간다. 인간의 몸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멜라토닌 같은 호르몬이 필요한데 이 호르몬은 밤에만 생성된다. 밤에도 밝으면 호르몬의 생성에 지장이 있고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키고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제대로 잠들지 못하게 된다. 현대인들의 불면증은 환경에 의거한 것이다.

7.구름

뭉게구름 속에 들어 있는 물방울 무게가 코끼리 80~100마리 무게와 비슷하다고 한다. 뭉게구름 속에 들어 있는 물방울 크기는 극단적으로 작지만 그 숫자가 무지막지하게 많기 때문이다. 구름이 회색으로 보이는 것도,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것도 빛이 공기 중에 산란하기 때문이고, 만약에 공기가 없다면 하늘은 까맣게 보일 것이다. 우주선에서 보는 하늘은 까맣듯이.

8.에너지 보존법칙

에너지는 모습이 변해도 총량은 일정하다. 생성과 소멸이 되지 않는다.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원리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인류는 에너지 보존법칙이란 이론에 힘입어 새로운 시도를 해보게 되었다. 그 결과로 수력발전소, 화력발전소들이 생겼다. 에너지 활용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차피 써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담대해질 수 있었다.

9.아톰(원자)

'아'는 부정을 의미하고 '톰'은 자른다는 뜻. 더 이상 자를 수 없는 그 어떤 것. 원자가 있다는 증거를 찾는데 2천3백여 년이나 걸렸다.

10.수학자 페렐만

이 시대 최고의 수학자. 2002년 가을, 그는 우리가 궁금해했던 우주의 모양을 증명해냈다.

 그렇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수십억 년 전에 초신성 폭발이 없었다면 태양을 비롯한 행성들이 생성되지 않았을 테고, 우리 세상을 만들어낸 원소들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지구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태양이 달과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지 않았다면 지구는 없을 것이다. 한 시간에 1670km의 엄청나게 빠는 속도로 자전하며 시속 10만 8천 km로 총알보다 스피디하게 공전하고 있는데도 왜 전혀 못 느낄까?

이러한 지구에 살고 있다는 것은 기적과 같다. 천국과 지옥은 우주에서 보이지도 않고 찾을 수도 없다. 모든 생명체에게 동일하게 오직 생성과 소멸만이 있을 뿐이다. 책에서 알게 된 '미토콘드리아 추적하는 피검사'를 꼭 해보고 싶다.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를 통해서 전해지는 중요한 세포소기관을 말하는데, 0.3~0.5nm 크기의 콩팥 모양이며, 산소호흡을 하는 모든 진핵세포의 세포질에 존재한다고 한다. 나도 언젠간 자연스럽게 지구에서 그리고 우주에서 소멸하겠지만, 나의 뿌리가 궁금하다. 나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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