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류지에 머무는 밤 - 당신이 찾던 다정한 상실
박소담 지음 / 서로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로출판사에서 책을 선물받아 읽고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감사합니다 :)



- #소류지에머무는밤 #서평 

 책을 받자마자 책 표지에 박소담 작가님이 직접 그린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이 온기로 둥글게 품고 있는 저 깊고 푸른 것이 상실일까. 마음에 저리 큰 구멍을 남긴 상실을 다정히 품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 되려면 얼마 만큼의 아프고 시린 밤을 견뎌야 할까. 이 책은 박소담 작가님이 지난 상실을 통과하며 쓴 담백한 진심이 담겨있다. 책을 읽는 초반에는 무슨 상실을 겪으셨길래 글이 이토록 아플까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상처와 아픔을 나타내는 글이 담담해서 작가님은 아픔을 홀로 감당하시는 분이시구나, 그동안 홀로 얼마나 꾹꾹 애쓰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작가님의 시선은 꾸준히 사람과 세상을 향하고 있었다.


 책을 읽을수록 작가님이 어린 나이 때부터 마주한 상처와 불행, 상실을 읽는데, 세상이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뭐 이리 힘든 일을 홀로 겪으셨는지 마음이 아팠다. 일찍이 상처를 홀로 극복하는 법을 배운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슬픔과 상처를 주변에 내보이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리는데도 오로지 혼자 감당하려고 애써 삼킨다. 나도 슬픔과 힘든 일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는 사람이라 주변에 나누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10년 넘게 안 사람들에게만 간신히 조금 털어 보인다. 글을 읽으면서 고마운 몇 명을 떠올렸다. 작가님에게도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이들, 나에게 사랑을 준 그런 사람들이 곁에 있었기에 그 힘으로 회복을 향해 한걸음 내딛으셨겠지.


 작가님은 상처의 크기만큼 사랑의 크기가 더 넓은, 강인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상처와 상실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이 가진 따스함의 크기가 더 큰 덕분에 사람과 세상을 향해 다시 사랑을 보낼 수 있어서, 또 거기에서 치유될 수 있는 힘을 얻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린 시절 작가님 곁에 있었다면 좋았을 좋은 어른을, 오랜 세월 발달장애 아이들 곁에서 작가님 본인이 그런 좋은 어른이 되어주고자 하는 모습도, 아이를 잃은 상실감을 그림 위 푸른 강물과 푸른 바다 속 뜨겁게 더 살아주길 바라며 붓을 잡는 한걸음도, 사랑이 저물어도 가장 사랑했던 순간의 당신은 지우지 않겠다는 용기도. 작가님의 상실과 회복의 여정을 따라 읽으면, 결국 상실은 회복을 부르고 더 큰 사랑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믿게 한다. 사실 우리는 상처와 상실을 겪으며 살 수밖에 없다. 상처와 상실을 겪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따스한 사랑과 진심이 묻어있는 글, 상실을 온기로 다정히 품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알아봤다. 우연처럼 만났으나, 되돌아보니 운명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남겨진 우리는 하나같이 푹 꺼진 땅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었다. 아픔이 닮아서일까, 보고 느끼는 감각도 비슷했다. 우리에겐 세상을 보는 눈이 하나 더 있다. 작은 바람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유난히 불타는 노을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늘 곁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 한때는 덜 구슬픈 존재가 되고자 했지만, 이제는 다정한 사람의 상실을 닮고 싶다. 당신이 그토록 찾아 헤맨 상실과 꼭 닮은 반가운 이름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라는 관계들이 영원히 구슬퍼지지 않을 것 같다.” - 107p


-

#박소담작가 #서로출판사 #상실과회복 #에세이


우리는 서로를 알아봤다. 우연처럼 만났으나, 되돌아보니 운명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남겨진 우리는 하나같이 푹 꺼진 땅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었다. 아픔이 닮아서일까, 보고 느끼는 감각도 비슷했다. 우리에겐 세상을 보는 눈이 하나 더 있다. 작은 바람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유난히 불타는 노을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늘 곁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 한때는 덜 구슬픈 존재가 되고자 했지만, 이제는 다정한 사람의 상실을 닮고 싶다. 당신이 그토록 찾아 헤맨 상실과 꼭 닮은 반가운 이름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라는 관계들이 영원히 구슬퍼지지 않을 것 같다. - P1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