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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 - 인생의 파도를 대하는 마흔의 유연한 시선
제인 수 지음, 임정아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아내가 되었거나 엄마가 되었거나, 또는 다시 싱글로 돌아왔거나, 친구들은 나와 달리 제각각 바쁘다. 육아도 부모님 간호도 아직은 여자 손을 필요로 하는 현실에 지긋지긋해하면서 그래도 모두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잠정적인 착지점을 발견하는 것이 훌쩍 능숙해졌다. (...) 아줌마가 되면 얼마나 심한 일을 당하는 걸까 하고 겁낸 적도 있었지만, 젊은 시절에 ‘젊다’는 것만으로 득을 본 경험이 거의 없었던 터라 처지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247-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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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는 도쿄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오랫동안 맡고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제인 수’ 작가님이 쓰셨다. 미혼에 사십대 중반이신 작가님은 오래 사귄 남자친구는 있지만 아이는 없다. 자타공인 아줌마라고 말하는 작가님은 노안이 시작 되었지만 마음의 시야는 확실히 넓어져 산뜻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가족, 친구, 일과 건강 등에서 40대가 된 작가님의 일상을 유쾌하게 써낸 책이다. 나는 지금 이십 대 후반을 달리고 있는데 솔직히 서른이 된다는 게 무섭다. 아무것도 해놓은 것 없이 나이만 먹는 기분이다. 요즘들어 시간이 매우 빠르게 간다고 느껴진다.(정말로..) 나에게도 사십 대는 금방 올 것 같다. 하지만 젊은 시절과 비교해 사십 대가 된 자신의 삶이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제인 수 작가님! 정말로 사십 대 중반이신 작가님의 일상을 보니 이십 대인 지금의 나의 삶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여 안심(?)이 된다!ㅋㅋ
나는 좀 더 나이가 들어 작가님과 달리 결혼을 할 수도, 아이를 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님의 일상처럼 시간을 짜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밤새도록 수다를 떠는 일, 정말 맛있는 걸 먹으며 소소하게 나의 행복을 챙기는 일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나이가 들어도 나는 여전히 나일 것이라는 말에 왜 이렇게 안심이 되는 건지!! 우리 모두 ‘제인 수’ 작가님의 <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 에세이를 읽으며 나이 듦의 두려움을 내려놓고 유연한 태도와 열린 시선으로 자신의 삶을 음미하길!
서평단에 지원해서 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라이프앤페이지' 감사합니다! :)
세상일에 등을 돌리고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동년배들에게도 어느새 아이가 생겼다. 나도 마찬가지로 살아왔는데 어디에서 길이 갈라진 걸까? 어떻게 모두 어엿하게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걸까? 아니 나 또한 어엿한 어른인데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 - P62
10대 때, 우리는 ‘이 시간은 영원히 계속될 거야’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시간은 어디부터라고 할 것도 없이 멋대로 밀려와 눈앞을 무한히 흘러가는 것 같았다. (...) 지금은 내가 가진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함께하려면 시간을 짜내야 한다는 것 또한 안다. 하지만 만나면 그때 그 시절과 다름없는 충만함이 약속되어 있다. 누군가 먼저 무덤에 들어가기 전까지 우리는 한 치도 흐트러짐 없는 기술로 작은 행복을 더해갈 것이다. 여자 친구는 유일하게 원금 손실이 없는 재산이다. - P71
아마 나는 "에구, 깜짝 놀랐겠다, 이제 괜찮아"라고 누군가 말해주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것은 대개 아이에게 하는 말이겠지만 어른에게도 유효하다. 이유도 없이 비참함으로 불쾌할 때는, 어른이라도 깜짝 놀라고 상처받는다. 하지만 어른은 깜짝 놀라는 정도로는 상처받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어버리니 불쾌해지는 수밖에 없다. 어른이라도 아이의 흔적은 남아 있다. 누군가가 안심시켜주거나 등을 두드려주기를 바라는 때가 있는 법이다. - P202
‘이래도 괜찮은 걸까?’하고 허둥대는 것은 젊은 시절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 ‘에이 뭐 괜찮겠지’로 착지하는 스피드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 어떻게 하면 자기를 믿을 수 있게 될까 생각해보면, 무엇을 선택하든 그럭저럭 괜찮을 거라고 자기에게 증명해가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며 나아가는 중에 내가 틀릴 것은 확실하겠지. 그렇다면 나는 틀려도 괜찮다. 거기서부터 회복할 수 있는 힘이 나온다고 자신을 설득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까지 무사히 살아왔으니 당신은 괜찮은 것이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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