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보희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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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존재하지 않다고??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시간이 어떻게 존재하지 않을 수 있지? 말도 안되는 소리! 우린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공간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근본적으로 시간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어야 했다. ‘시간이란 각각의 물체가 다른 물체에 비해 변화하는 방식일 뿐’이라고.



144p.

오늘날 양자중력을 통해 얻은 새로운 사실은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이 망처럼 연결된 알갱이들의 확률운으로 이루어진 중력장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 아이디어와 특수상대성이론을 연결해서 생각해본다면, 시간과 공간은 긴밀하게 이어져 있으므로 공간의 부재는 결국 시간의 부재를 의미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시간변수 ‘t’는 휠러-디윗 방정식을 비롯한 모든 양자중력 방정식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말한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직관적인 차원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이 세상을 비시간적인 표현을 통해 이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데?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142p.

말하자면 시간에 대해 생각할 때 우주의 일생에 맞춘 우주 시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주 속의 모든 물체는 각각의 고유한 시간을 가지고 있으므로, 시간에는 지역적인 조건이 있다고 봐야 한다. 마치 일기예보 같은 상황이다. 각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날씨처럼 시간도 그렇다는 것이다. 



한 가지 또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밖에서 블랙홀을 바라보았을 때, 우리의 눈에는 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블랙홀의 시계에서는 고작 1초 만에 일어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우주 곳곳에서는 각기 다른 시계가 존재한다.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은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란 유명한 책을 쓴 세계적인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쓴 책이다. 과학적으로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된 양자물리학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두 이론을 합치려고 할 때면 왜 그럴 수 없는지를 양자중력, 루프이론, 초끈이론 등으로 나아가 설명한다.



사실 수포자, 과포자였던 나는 책의 거의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한 채 넘겨야 했지만,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허헣. 나는 양자물리학이니 일반상대성이론이니 이런것 보다는 그냥 ‘카를로 로벨리’의 과학적 고찰이 느껴지는 내용들이 더 와닿았다. 



좋았던 문장



80p.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그저 과학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일지도 모른다. 과학을 통해 발전된 세계관이 분명하고 정확한 의미에서는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한 여러 해석을 가질 수 있으며, 각각의 해석들 역시 어느 정도까지만 진실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81p.

과학적 사고의 힘은 ‘실험’, ‘수학’, ‘방법론’ 따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힘은 과학적 사고의 특징, 즉 스스로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이것은 자신이 확언한 내용까지도 의심할 수 있는 능력이며, 자신의 신념은 물론 가장 확실했던 신념까지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험대에 올리는 능력이다.



207p.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라는 볼테르의 말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동시에 과학적 방식의 핵심이기도 하다. (...) 우리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다른 주장을 듣고 납득이 될 경우 의견을 바꿀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며, 나와 반대되는 시각이 정답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과학과 민주주의 핵심 원칙이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그저 과학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일지도 모른다. 과학을 통해 발전된 세계관이 분명하고 정확한 의미에서는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한 여러 해석을 가질 수 있으며, 각각의 해석들 역시 어느 정도까지만 진실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 P80

과학적 사고의 힘은 ‘실험’, ‘수학’, ‘방법론’ 따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힘은 과학적 사고의 특징, 즉 스스로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이것은 자신이 확언한 내용까지도 의심할 수 있는 능력이며, 자신의 신념은 물론 가장 확실했던 신념까지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험대에 올리는 능력이다. - P81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라는 볼테르의 말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동시에 과학적 방식의 핵심이기도 하다. (...) 우리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다른 주장을 듣고 납득이 될 경우 의견을 바꿀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며, 나와 반대되는 시각이 정답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과학과 민주주의 핵심 원칙이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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