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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한국사 -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카툰역사책!
정훈이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4월
평점 :
" 이 책에 그려진 역사는 대부분 한국사의 큰 줄기에서 비껴나갔거나 거대한 역사적 사건에 감춰진 뒷이야기입니다. 굳이 외우려 애쓰지 않고 재미 삼아 읽으면 되는 것들이지요. 하지만 모든 역사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언뜻 사소해보이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교과서에 나올 법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왜, 어떤 배경에서 일어났는지도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ㅡ 작가의 말
영화 잡지 《씨네21》과 《청년의사》신문에서 20년 넘게 만화를 그리고 있는 역사덕후 정훈이 만화가님이 그리신 책이다.
작가의 말에서 남들이 잘 모르는 뜻밖의 역사적 사실을 알게되면 뇌에서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듯 격하게 흥분하신다고 했는데, 그렇게 입이 근질근질~ 해지는 내용들을 책에서 아주 재밌게 그리신것 같다!ㅋㅋ 그리고 만화책에 나오는 사람들 얼굴이 다 볼 빵빵해서 목이 묻혀있는데 뭔가 귀엽다ㅋㅋㅋ
역사를 너무 모르다보니 저 많은 챕터 중에서 두세가지 빼고는 나에겐 죄다 새로운 내용들이었는데 '우리 선조들이 일상생활을 저렇게 살아갔구나~ 오 신기하다' 하면서 재밌게 읽은 것 같다! 특히 불과 지금으로부터 200~300년 전인 조선 중후기의 시대를 살아간 선조들의 삶을 보면, 저 짧은 시간동안 우리의 생활이 정말 많이 바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읽을수록 우리 과거의 역사가 더 궁금해지는 만화책이었다!
역사는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그려진 카툰으로 우리 역사에 입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ㅡ인상깊었던 부분ㅡ
📒 세상에 버릴 사람은 없다. (65~77p)
장애인 부모를 부양하는 자식 중 한 사람을 시정이라 하여 군역과 부역을 면제해주었다.
장애인을 학대하거나 죽이는 자에게는 가중처벌을 내렸고, 장애인 살해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고을 수령을 파직하고 읍호를 강등시켜 고을에 연대책임을 물었다.
민본주의 국가인 조선은 장애인 대책에서 선진국이었는데, 장애인들의 자립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점복사, 악공, 독경사 등 장애인 전문 직업인을 양성했고 관아에서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는 사람인 공장으로 장애인을 우선 고용했다.
관직등용에도 차별을 두지 않았다.
조선 초, 청백리이자 명재상이었던 허조는 중증척추장애인이었고,
숙종 때 우의정을 지낸 윤지완은 한 쪽 다리가 없었는데, 불편한 다리를 이유로 79차례나 사직을 청한 끝에 겨우 면직될 만큼 숙종의 신임을 얻었다.
조선에서 장애인은 단지 몸이 불편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조선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사회가 장애'가 되는 곳은 아니었다.
ㅡ 그 밖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 ㅡ
'대장금' 드라마같은거 보면 수락간 요리사들은 죄다 여자여서 당연히 그런가보다 했는데, 사실 조선의 궁중 요리는 '숙수'로 불리는 남자 요리사들이 만들었다. 당시 수라간 노비 388명 중 남자가 376명, 여자는 12명이었다. 궁중에 남자 요리사가 많았던 건 제사는 본디 권력자가 누리는 권위이자 권한과 같은 것이어서 제사음식은 남자가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요즘도 뼈대있는 가문의 종갓집에서는 남자들이 제사음식을 한다.
조선왕실은 역신 정도전의 숨결이 스며들어 있다하여 경복궁을 참 싫어했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의 중건을 미적거린 것도 단순히 돈이나 민심 때문만을 아니었다. 경복궁은 풍수지리적으로도 썩 좋은 곳은 아닌데, 한 나라의 궁궐이 정남향도 못 맞춘것처럼 약간 남서쪽으로 삐뚤하게 지어진 이유가 남쪽 관악산의 화기를 정통으로 맞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해태도 그래서 세운것이다.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에는 서른 살이 다 된 양반가 처녀가 가난해서 시집을 못 갈 경우, 나라에서 혼인 비용을 대고 서른이 넘도록 딸이 결혼을 안 하면 아버지가 처벌받는 재미난 규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