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부족주의 - 집단 본능은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가
에이미 추아 지음, 김승진 옮김 / 부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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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족주의》는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부족이 고유하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무언가를 가졌다고 믿고 싶어하는 부족본능(집단 정체성)이 어떻게 한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철저히 미국의 시각으로 쓰여져있긴 하지만 미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는 지금 어떠한 부족주의로 나뉘어지고 있는지를 반문해보게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
우선,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이 꽤 새롭게 다가왔는데, 생각해보니 미국이라는 나라는 멕시코인, 흑인, 백인, 이슬람, 아시아계 등등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사는 국가임에도 이들 모두가 자기자신을 '미국인'이라고 당연하게 말하는 사회라는 점이 새삼 신기했다.

그래서 미국은 자신들이 다민족, 다문화를 포괄하는 강한 국가정체성으로 이 모든 미국인들을 한 데 묶고 있는 것이 얼마나 특이한 일인지를 종종 까먹고선 다른 국가도 자신들의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에서 어떻게 패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 다민족으로 구성되어 강대국을 이룬 미국도 현재 부족주의 정치로 위험에 빠져있다

현재 미국은 백인 정체성 정치로 볼 수 있다. 백인 정체성 정치는 백인이 위험에 처해있고 백인이 차별당하는 집단이라는 개념 중심으로 조직되고 있는 부족주의다.

🔖216p
어떤이들에게는 어처구니없어 보이겠지만, 백인 노동자 계급의 3분의2는 '오늘날 백인에 대한 차별이 흑인이나 다른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만큼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상당수 백인 미국인이 '흑인에 대한 인종주의보다 백인에 대한 인종주의가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보고 읭?했다. 정말 대다수 백인 미국인들이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매우 놀라운 사실같아 보인다)

🔖241p
지난 수십 년 동안 흑인, 아시아계, 히스패닉, 유대인 등이 미국에서 자신의 인종적, 민족적 정체성에 기반해 자부심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허용된 반면, 백인 미국인은 절대로 그러면 안 된다는 경고를 들었다.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 비백인 인구는 이런 식으로 부족본능에 빠져들도록 독려받았다. 하지만 백인 미국인은,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백인 정체성이란 누구도 자랑스러워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미국 백인들 사이에서 저런 사회적 심리를 느껴왔다는 것이 꽤 인상적이었다. 자신들이 오랬동안 흑인 등을 노예화해온 영광스럽지 못한 과거 때문에 자신들 스스로 저렇게 느껴왔다는 것이. 하지만 그렇다고 저런 이유를 포함해서 자신들이 지금 차별당한다고 느낀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좀 웃기다.)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된 것을 보고 미국내 진보당 엘리트들은 어떻게 이런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보고 경악했는데, 트럼프 지지자들이었던 백인 노동자 집단이 자신과 트럼프를 동일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4p
"그들은 말하는 방식, 옷차림, 직설적인 반응, 계속 들통나는 실수, 진보 매체로부터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고 충분히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독서량이 많지 않다고 계속해서 공격받는 것 등 트럼프의 모든 것에 동일시할 수 있었다."

✏《정치적 부족주의》를 읽으면서 우리나라는 지금 어떠한 부족주의로 나뉘어지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시각에서뿐만 아니라 남성 대 여성, 또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라는 부족주의가 대립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되었다.

하지만 저자가
🔖250p
"상이한 집단에 속한 개개인이 서로를 인간으로서 이해하고자 할 때 실제로 막대한 진보가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아주 많다."

🔖254p
"서로를 같은 인간으로, 결국에는 바라는 바가(친절, 존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 등)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보게 되면, 태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 말한 것처럼 서로를 이해하고자하는 노력을 통해서 우리는 모두가 같이 좋은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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