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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쿤Z의 소리 여행 ㅣ 천천히 읽는 과학 12
유하정 지음 / 현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이 책의 주인공 유찬이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예요. 그런데 하필 방학 숙제가 '동물의 소리를 듣고 감상 쓰기'라니, 유찬이 입장에서는 정말 막막했겠죠.
그러던 어느 날 밤, 유찬이네 집 근처에 외계인 쿤Z의 우주선이 착륙해요. 자신의 행성 '에코라움'을 되살리기 위해 '소리 씨앗'을 찾으러 지구에 왔다는 쿤Z. 유찬이는 돌봄로봇 피오, 하얀 고양이 찹쌀이와 함께 쿤Z를 돕는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동물들이 내는 소리 하나하나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혹은 애써 외면했던 지구의 아픔이 담겨 있더라고요.


각 장마다 하나의 환경 이슈를 동물의 목소리로 풀어내는 구성이에요.
책을 다 읽은 아이에게 어떤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는지 물어봤더니, 특정 에피소드를 콕 집기보다는 '동물들이 내는 소리에 다 이유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책 전체를 흥미로워하는 눈치였어요. 확실히 딱딱한 환경 교육 책이라기보다, 외계인과 소리 씨앗을 찾아 떠나는 모험담 형식이라 아이가 부담 없이 받아들인 것 같아요.
환경이나 생태 관련 책은 자칫 설교하듯 흘러가기 쉬운데, 이 책은 '유찬이가 쿤Z를 돕는다'는 이야기 축이 탄탄해서 끝까지 궁금증을 갖고 읽어나갈 수 있었어요. 마지막에 쿤Z가 유찬이에게 남긴 말 - '생명이 내는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면 가능할 거다' - 이 대목에서는 저도 잠깐 마음이 뭉클했답니다.
엄마도 요즘 환경 교육이 중요하다는 건 다들 알지만, 막상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아요. 이 책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가 '소리로 세상을 보는 외계인'을 만난다는 설정 자체가 벌써 아이러니하면서도 따뜻해서, 읽는 내내 다음 장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상괭이, 바다거북, 코끼리, 북극곰, 코알라까지 - 다루는 동물들이 실제로 뉴스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친숙한 존재들이라 아이도 '아, 이거 어디서 들어본 얘기다'하며 자기 경험과 연결 지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재미있는 SF 모험담으로 시작했다가 마지막엔 '나도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