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의 9할은 심리 싸움이다 - 투자 심리로 해부한 '주식투자의 본성!'
리처드 L. 피터슨 지음, 조성숙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여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이에 무의식적으로나마 해당 책에 대해 우호적일 수 있습니다.

리처드 L. 피터슨주식투자의 9할은 심리 싸움이다는 투자와 관련한 인간 심리를 다양한 심리학 실험 사례와 함께 소개한 책입니다. 대개의 번역서가 그렇듯 원제인 Inside the Investor's Brain가 좀 더 책의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말합니다.


저자는 투자자인 동시에 정신과 의사입니다. 이 때문인지 투자 심리학 실험 결과를 제시하면서 논리를 전개하고 있기에 투자에 관심이 있는 분은 실험 결과와 함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2007년에 출간된 좀 오래된 책이며, 저자는 이후 2편의 책을 더 냈습니다.

본업에 집중하면서 금융 자산을 불리기 위해 투자하는 일반적인 투자자에게 개인적으로 권하는 책으로 두 부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장기 투자 그중에서도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하는 투자 기초 서적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 책과 같이 투자 심리를 다루는 책입니다.


전자에 해당하는 좋은 책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는 "나도 이제 장기 투자해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막상 몇 년간 투자하다 보면 "이게 맞는가?"라는 의문이 계속 발생하게 됩니다. 시장이 폭락하면, 지금이라도 손절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테마주 또는 섹터가 뜬다고 하면 동조하고 싶어집니다. 손절이나 동조가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왜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 후자에 속합니다.


전자는 투자를 이성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고, 후자는 심리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후자는 이성적으로 합리적이라 생각한 투자를 지속하거나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투자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감정을 이해하고, 감정 몰입으로 인한 비합리적인 판단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책은 투자 심리학과 관련한 책 중에서 누구에게나 권할 만큼 재미있고 잘 쓰인 책입니다. 번역이 조금 매끄럽지 않은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습니다.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 뿐 아니라, 개별 종목 또는 자신만의 전망을 바탕으로 꾸준히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투자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투자와 관련한 심리 현상을 연관된 심리학 실험과 함께 하나씩 해설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책 내용에 대한 소개는 생략합니다만, 제 입장에서 흥미롭게 읽었던 실험 사례 하나를 들어봅니다.


수차우 도박 실험은 참여자에게 4벌의 카드덱이 주어집니다. A덱은 고위험 장기 손실이며, B덱은 저위험 장기 손실입니다. C덱은 고위험 장기 수익이며, D덱은 저위험 장기 수익입니다.


총 200번 카드를 뒤집으면서, 누적 수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 B덱은 4번의 작은 수익과 1번의 큰 손실로 이루어져 있고, 장기 손실이 납니다. C, D덱은 4번의 작은 손실과 1번의 큰 수익이 나며, 장기 수익이 납니다.


이 실험 결과의 재미난 점은 참여자가 C, D덱보다 A, B덱을 조금 더 선호했다는 것입니다. 확률을 충분히 추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100회를 뒤집고 나서, 실험 책임자가 각 카드덱의 확률을 알려 줍니다. 이성적으로 이해했다면 대부분의 참여자는 C, D덱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자신의 운을 실험해 보고 싶은 참여자라면 변동성이 큰 C덱을, 보수적인 참여자라면 D덱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참여자는 여전히 A, B덱을 더 선호합니다. C, D덱으로 바꾸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성적으로는 명백하게 장기 손실이 난다는 것을 이해한 상황에서도, 심리적 요인으로 A, B덱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몇 가지 설명 가능한 가설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심리적 만족감일 수 있습니다. A, B덱으로 5번 중에 4번꼴로 작은 행복감을 느끼고, 1번의 큰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C, D덱으로 얻을 수 있는 작은 4번의 불편함과 1번의 큰 행복감보다 더 만족스러웠다는 뜻이 됩니다. 물론 자기 돈으로 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니, 손실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작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심리적 현상이 커버드콜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심리와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에 비해 장기 수익률이 낮아지는 방향으로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커버드콜에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커버드콜은 꽤 많은 배당금을 주기적으로 지급합니다. 이 배당금이 일종의 작지만 빈번한 수익으로 보이기에 보다 많은 횟수의 만족감을 만드는 요인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 배당은 보유한 자산을 처분하여 만드는 것이고 항상 배당락을 동반합니다. 배당은 투자자의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면 계좌 이체에 불과하며, 세금이라는 이체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커버드콜 배당금으로 느끼는 빈번하면서 소소한 만족감은 심리적 착각인 것입니다.


이러한 심리적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과 같은 투자 심리를 해설하는 책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스스로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