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고분벽화에는 예외 없이 해와 달이 그려져 있어. 시조왕 주몽은 해와 달의 아들이야. 죽은 자의 세계에서도 고구려인은 여전히 고구려인인 거야. 살아서 하늘로 올라간 주몽신을 죽어서도 모실 수 있다니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야? 나라의 명운을 건 전쟁이 시작되면 고구려인들이 너나없이 도시와 마을에 있는 두 신의 사당, 신사, 신궁으로 갔어, 그곳에서 나라의 안녕을 빌며 두 신에게 절하는 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동이었지. p217
7장은 삼국시대가 형성되면서 만들어진 각 나라의 건국신화에 얽힌 이야깃거리들을 풀어낸다. 특히 영웅과 하늘이 신성시되는 이유, 알에서 태어난 주몽신화와 혁거세와 수로가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 아들이라는 믿음 가야 건국신화가 여러 갈래의 내용으로 전해지는 이유 등 피상적인 지식으로 신화를 접했을 때는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대목들을 짚어내며 신화의 목적과 상징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