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우일 그림,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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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나이가 크리스마스를 위한 음악을 작곡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은 아직 여름이 한창일 때였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라서 보니 그가 쓴 짧은 이야기에 국내 작가인 이우일이 그림을 그려서 만든 아트북이다.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오는 때에 그 분위기가 가득한 그림동화라서 선물 같은 책이다.

하루키는 "당신의 세계가 언제까지나 평화롭고 행복하기를!"라고 짧은 소설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응원을 전하다.

이 책은 이우일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이 가득하다.

페이지마다 개성 있는 서로다른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글내용과 어울리는 그림에 위트가 넘친다.

글 사이사이에 그림이 펼쳐볼 수 있는 입체북처럼 된 부분과

도넛의 구멍이 뚫린 곳을 열어보며 그 속으로 보이는 그림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보기에 좋을 책이다.

그동안 읽었던 하루키의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1985년에 쓴 그의 미공개 단편소설 중의 하나인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와 재치 있고 동화적인 상상력이 엿보인다.

한국 작가와 협업해서 만든

양사나이 엽서가 포함된 세트 구성의 양장 그림 동화책이라 크리스마스에 선물할 책을 찾는다면 따듯한 선물이 될듯하다.

양 사나이도 일을 맡기러 온 사내도 여름용 양털 옷 속에서 땀을 흠뻑 흘렸다. 한더위에 양 사나이로 살아가기란 매우 괴로운 노릇이다. 특히 에어컨을 살 형편이 안 되는 가난한 양 사나이한테는.

"저희 양 사나이 협회에서는 해마다 음악에 재능이 있는 양 사나이 한 명을 뽑아 성 양 어르신님을 추모하는 음악을 의뢰해 크리스마스에 공연해왔습니다만 올해는 경사스럽게도 당신이 뽑혔습니다."

p8

양의 옷을 입고 살아가야 하는 가난한 양사나이는 소심해 보이고 안스럽다. 그에게 크리스마스에 성 양 어르신을 추모하는 음악을 의뢰를 받는 행운이 찾아온다

좋은 일이 생겼지만 음악에 재능이 있어보이지만 쉽게 만들지 못하고 크리스마스는 코앞으로 다가온다.

고민하다가 양사나이는 양 박사를 찾아가지만 오히려 자신이 저주에 빠졌다는 말을 듣는다.

그것도 구멍이 뚫린 도넛을 먹었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저주다.

그 후 저주를 풀기 위해 양사이에게 일어나는 일은 이상한 모험 같다.

구덩이를 파고 빠져 들어가서 이상한 사람들이나 동물들을 차례로 만나는데 이해가 안되는 엉뚱한 상황이라 고개가 갸우뚱하지만 순진하게 충실히 그들의 말을 따른다.

양 사나이의 순수한 마음이 독자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진다. 결국에는 그들이 양 사나이에게 멋진 크리스마스 파티를 선물해 주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양 사나이는 재밌게 파티를 즐기며 아름다운 피아노로 음악을 연주한다.

크리스마스에 여러 친구들과 황홀한 시간을 보낸 양 사나이는 행복해한다

양 사나이에게 일어난 일은 꿈일까, 현실일까를 따지기보다는 그가 만난 엉뚱한 일과 더불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동화같은 이야기에 흐뭇해진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지만 크리스마스에 이런 꿈을 통해 행복해진 양사나이에게 우리도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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