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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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한 줄의 현처럼 팽팽하게 긴장해서 당신의 모습이내 앉아 있었어요. 한 죽이그 현을 건드리기만 해도리기만 해도 음을 낼 것 같은 심정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다시 주위에서 긴장과 감동 사이를 오갔습니다. 그렇지만저는 항상 당신 주위에서그것을 느끼지 못했지요. 마치 당신이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다니는 시계태엽의 긴장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요. 시계태엽은 어둠서 인내심을 가지고 당신의 시간을 재고 들리지 않는 심장 박동소리와 함께 당신과 늘 같이하는데도 당신은 성급한 시선을 수백만번 똑딱거리는 초침 위로 단 한 번 힐끗 던질 뿐, 시계태엽의 긴장을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전 당신에 관한 한 모든 것을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습관, 당신의 넥타이, 당신의 양복을 다 알고,
당신의 지인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구별할 수도 있었으며, 누가 내 마음에 들고 누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도 나누었지요. 열세 살부터 열여섯 살까지 매 순간 당신 속에서 살았답니다. 아, 얼마나 어리석은 짓들을 했는지 아실까요! 당신의 손길이 닿았던 문손잡이에 입을 맞추고, 당신이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내던진 담배꽁초를 훔쳤답니다.
그 꽁초는 제게 성스러운 것이었지요. 당신의 입술이 거기에 닿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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