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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 - 표현력 키우기, 정체성 찾기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6
최영란 글.그림 / 노란돼지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동화 속에 등장하는 늑대는 대부분 교활하고 무서운 존재로 비춰지는데
이 책에서는 '노래'에 흠뻑빠진 순진한 늑대여서 표정도 참 밝아보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알록 달록 원색인데다 동물들가지 살짝 그려놓아서
유아들이 저절로 손이 뻗치게하는 매력이 다분하더군요.
책을 읽기 전에 아이에게 물어봤지요. 늑대는 어떻게 울까? 했더니 "아우~~"한답니다.
고양이는 야옹, 닭은 꼬끼오, 돼지는 꿀꿀, 까마귀는 까악까악...
그래요, 저마다의 목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에 소리도 다양하고 높낮이도
다양할수 밖에 없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늑대의 노래는
노래가 아닌 울음 소리로 들렸나봅니다.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닌데도, 자꾸 동물 친구들은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 라고만 하네요.늑대도 자신이 노래에 소질이
없다고 여겨 여러 동물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피땀을 흘립니다.
고양이처런 유연해야한대서 발레복을 입고 우두둑 삐끗하면서
열심히 노력을 하지만, 결국 "야하호오옹~~~아호오오오!"하고 마는 늑대.
양털을 두툼하게 걸치면 포근한 목소리가 나온다고?
까만 깃털을 붙이고 우아하게 노래해 보려하지만 역시나 까아아악~~~아호오오오~~!ㅜㅜ
수탉, 고양이, 흰양, 분홍돼지, 까마귀, 누렁소, 얼룩말, 코끼리, 고릴라,호랑이, 드래곤.
이 많은 친구들과 나눈 대화는 패턴이 딱 정해져 있어서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는듯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반복되는 횟수가 누적될수록
그 흐름을 익혀서는 "늑대야~울지 말고 노래해!"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다른 친구들은 자기 목소리 있는 그대로 노래 부르면서 늑대에게는
이상하다고 자기들과 같아지기를 원하는 것에 의문은 없었을까요?
동물 친구들은 그동안 잘 들어보지 못한 노랫소리여서 이상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 말이지요. 늑대의 태도가 조금은 아쉽습니다.
새로 이사온 늑대가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했다면 훨씬 덜 고생스러웠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하마터면 드래곤 불에 다 타버릴뻔하며 고생을 많이한 늑대,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예쁜늑대로 인해 드디어 자신을 바로 봅니다.
늑대는 원래 아호오오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아호오오오 소리, 다른 동물 친구들 귀에도 익숙해져 이제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들릴 정도라는데요,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늑대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