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13살은 13살이 아니다. 요즘 초등학교 6학년하면 드세고 반항을 서서히 시작하는 시기라 부모나 주변사람들을 힘들게만 하는 나이로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우리가 모르는 한 편에서 다른 각도로 보면 가슴 따뜻하고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고 속도 깊고 친구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아는 나이라는것을 깨닫게 된다. 가슴뿐 아니라 등도 따뜻한 13살도 있다는것이다. 세상에 고민 없고 스트레스 없는 동물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래도 초6이면 아직 어리광 부릴 나이가 아니었던가? 내가 자랄때의 환경과 많이 다르고 사회도 급변해서 똑같지 않을거란걸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인 줄이야. 나름 생각이 있는 아이들인데 중3,초6을 키우는 엄마인 나를 포함해 어른들은 자식은 늘 어리다고만 생각하며 애기 취급을 한다. 그랬으니 자꾸 아이들이랑 트러블이 있었던 것이리라. 고민거리는 자기의 것이 가장 무겁고 커 보이는법. 가난해서 힘들고 불편한 지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좌절하는 세희, 느닷없는 숨겨져 왔던 형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운 동현이, 초경으로 스스로 벽을 만드는 혜진이,그리고 아픈심장을 가졌지만 누구보다도 용감한 준호. 네 명의 아이들이 돌아가며 준호에게 댓글을 남긴다. 의도하지 않게 일기장에 돌아가며 쓴 댓글은 일기의 주인인 준호에게 쓴 말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이기도 했다.댓글로 고민을 털어버리는지혜로움까지 가진 아이들이 대견하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신 강하고 주관도 또렸하다는걸 이 책을 통해 느껴서 사춘기인 우리집 두 아이들을 자꾸 관찰하게 되었다. 아이의 마음속 말에 댓글을 달아주는 엄마이고 싶어서다. 창비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이라 의심의 여지도 없었지만 어린이책이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스토리가 탄탄할 수 있나 감탄을 연발하며 읽어 내려가며 손을 놓지 못한 책이었다. 모두가 주인공인 동화책. 퍼즐을 맞추다보면 아하~~! 이렇게 되는 거였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일 만한 보기드문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