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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처럼
전서진 지음 / 로코코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국군장병 아저씨께 보내는 위문편지로 이어온 인연.
바이올린을 켜던 초등학생 이령과 한의대를 다니던 군인아저씨 의현.
어쩌면 서로를 몰랐기에 자신의 깊은 이야기까지 나눌수 있었는지도 몰랐던 그 시절.
그들에게 그 시간은 정서적 교감할수 있는 시간이었다.
1년정도 주고 받던 편지가 갑자기 끊기게 되었지만 문득 떠올릴수 있는 추억이 되어있다.
간호사인 이령은 바람둥이 레지던트와 사귀다가 졸지에 꽃뱀 취급을 당하고 병원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로 인해 취직도 어려운 상황이 되고 이런 힘든일을 겪고 무작정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오게된 산청.
초등학교때 국군장병 아저씨께 보내던 편지속에서 소개되던 공기 좋고 물 맑다던 그의 고향.
얼굴을 본 적이 없지만 가깝고 정겹게 느껴지는 사람.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산청에 오면 혹시나 그 사람을 볼수 있을까 했는데 기적처럼 그를 다시 만났다.
갑작스레 약혼녀가 파혼을 통보하고 바쁘게 살고 있는 한의사 의현.
우연히 서울 목동에 살고 있는 조카와 동갑인 한이령이라는 이름을 가진 보건 교사를 알게 되고 옛 기억속의 이령과 비슷한 조건인 그녀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다.
“혹시 서울에서 예술 중학교를 졸업하셨습니까?”
“아니요.”
실망하는 기색에 돌어서는 순간 그녀가 웃으며 대답한다.
“졸업은 못했지만 입학은 했어요.
서의현 국군아저씨. 저 그 이령이 맞아요. 저는 진작 알아봤는데..”
기적처럼 네가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내 세계는 너를 중심으로 공전하기 시작했다.
국군 장병 아저씨께 편지를 쓰던 시절.. 까마득하지만 나에게도 분명 있었다. 물론 답장이 온적은 없지만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서 한번쯤 써봤던 기억이 있다.
이후 대학생이 되어 군대간 친구들이나 오빠들과 주고 받은 기억이 있고 그 중 설레는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며 즐거워했던 나날들이 있었다. 편지는 아직도 내겐 로망이고 그 안에 진심을 꾹꾹 담아 표현하는게 참 좋다.
빠르고 편리한 것들이 많이 나와있는 이 세상에서 아직도 아날로그가 좋아 카톡이나 전화보단 편지가 좋고 편한 이북보단 종이책을 좋아하는건 그냥 내 성격이란 생각이 든다.
처음 시놉에서 바이올린을 하다가 손을 다친 여자주인공에게 관심이 가는 것도 있었고 옛 추억에 있던 사람을 어떻게 만나서 사랑할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한 책이었다.
일단 편지와 함께 시작되는 챕터가 재미있었다. 편지가 챕터 앞부분에 나오고나면 옛 편지에 관한 내용들이 연관되어 나오는데 참 신선했다. 편지를 읽고 그에 관련된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누니 나도 그들의 비밀을 엿보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십년도 더 지난 지금, 만날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제목이 ‘기적처럼’ 이겠지..
그들은 기적처럼 만나고 그렇게 기적처럼 사랑에 빠진다.
책 표지만큼 깔끔한 느낌의 소설이고 내용도 잔잔하고 담백해서 금방 술술 읽어나갔던것 같다. 잔잔물이 읽고싶을때 펼쳐보면 좋을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