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구르미 그린 달빛 1 - 눈썹달
윤이수 지음, 김희경 그림 / 열림원 / 2015년 3월

이 소설은 드라마화 되어서 워낙 유명해졌다. 난 이 소설은 못봤었고 윤이수 작가님의 다음작품인 ‘해시의 신루’ 연재를 보고 있을때 드라마가 나온다고 들어서 ‘아 이 작품도 많이 유명했구나’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해시의 신루’ 는 세종의 아들인 문종의 이야기였는데 정말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보고 있었던지라 작가님의 필력은 인정할수밖에 없었다.

사실 소설보다 드라마를 먼저 보긴 해서인지 이런 소설이 연재로 볼때는 그렇게 긴지 모르겠는데 책으로 다섯권 보려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근데 펼쳐서 읽다보니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일단 흥미로운 설정이었다.
착하고 예쁘며 똑똑하지만 가난한 집안에서 가족의 밥벌이를 책임지고 아픈 동생의 약값을 벌기 위해 남장을 하며 살아가다가 큰 빚을 청산하기 위해 내관이 된 여주와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와 고귀한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만큼 매력있으며 문무를 겸비한 조선의 왕세자인 남주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그리고 빠질수 없는 서브남.
유난히 잘생기고 멋있으며 과묵하기까지 한 왕의 호위무사의 절절한 짝사랑까지..
소설에서는 왕의 호위 무사인 김형의 매력이 엄청나다.
늘 ‘성가신 것’이라 부르지만 정작 뒤에서 도와주고 돌봐주고 다 해주는 그런 츤데레..
서브남이 드라마에서는 윤성으로 바뀌었지만
사실 원작에선 병연은 주인공 버금가는 매력을 지닌 이라고 할수 있다.

까칠함을 겸비한 세자에게는 여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 안면인식장애가 있었으니..(여자 얼굴만 구분 못하는데 나중에 라온이는 한눈에 알아봄.)
그 일을 도와주게 되고 그렇게 함께 하다보니 서로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네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네가 사내든 여인이든 나는 상관없다. 그저 넌 홍라온이면 된다. 나만의 사람이면 족해."

무언가 전혀 억지스럽지 않은 설정,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문체.
작가님의 필력에 다시한번 감탄 할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일단 역사적 바탕이 있기 때문에 드라마와는 다르게 끝이 난다.
그래도 결말이 해피엔딩이어서 너무 좋았다.
역사를 바탕을 쓴 소설들은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주는데,
그 피바람속에서 고달픈 삶을 살아야만 했던 우리네 왕들이 이 글처럼 조금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까지 들게 하는 그런 글이었다.
나는 사실 시대물 잘 못읽는데.. 한번씩 볼때마다 감동이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