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잠든 사이에 온그림책 1
믹 잭슨 지음, 존 브로들리 그림, 김지은 옮김 / 봄볕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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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하루 중에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새벽시간이라고 해요.

평온하고 조용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그 시간대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거든요.

매일 밤이 편안하면야 좋겠지만 멀리 들려오는 사이렌소리를 들을 때면 편치만은 않지요.

그럴 때면 자연스레 아이가 아파서 응급실에 갔던 날이나 제가 수술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했던 날이 떠올라요.

그런가하면 새벽잠이 달아나 손만 까딱까딱 하며 온라인 쇼핑을 했던 날로부터 며칠 뒤에는 반가운 택배상자를 받는다거나 출출한 날에는 야식을, 이른 아침에는 온기가 남아있는 빵도 받을 수 있는 세상이에요.

보통 날의 우리가 잠든 사이에 많은 이들은 또 다른 이들을 위해 깨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죠.

이렇듯 세상에는 '그냥', '원래'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아이와 자연스럽게 대화 나눌 수 있는

좋은 매개체, 봄볕 출판사 <우리가 잠든 사이에>를 읽어보았어요.

#우리가잠든사이에 침실도 천장도 하늘도 캄캄한 밤이라 온통 새카맣지만 어딘가는 환하게 불을 켜고 분주해요. 땀을 흘리며 마땅히 해내는 이 곳, 저 곳의 장면을 촘촘하고 세세한 펜화로 표현된 그림들이 약간은 독특해보이면서도 눈에 띄었답니다. 채색 역시 빛의 삼원색 중 몇 색만으로도 강조함으로써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잘 전달돼요.

위에서 말한 이 곳, 저 곳은 우리 주변부터 시작해요.

열차와 버스나 거리와 가게를 청소부, 차도에 밤새 달리는 화물차 운전자, 편지와 택배를 분류하고 배달하는

우체국, 빵을 굽는 이들, 마트 직원들부터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소방관, 경찰관분들까지!

그들은 자신의 일이라서 돈을 벌기 위해 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그 일을 함으로써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들을 해준다 생각하면 오늘의 불평이나 불만도 때때론 사그라 들게 되기도 한답니다.

한편으론 지구촌에 사는 전부인냥 사람들은 함부로 지구에서 살아가곤 하는데요.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또 다른 동물들도 등장해요.

야행성 동물인 올빼미, 박쥐, 혹은 배고픈 산토끼도 있지요.

또한 우리가 사는 곳의 반대편에 시차간격으로 깨어있는 사람들까지 볼 수 있었어요.

제 아이는 아직도 어리지만 더 어려서부터 소방관을 꿈꾸고 있어요.

왜 소방관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불이 무섭지만 불 끄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책 속 소방관을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보았는데요.

특히 그림책 속 소방관이 출동하느라 타고 내려오는 원형 봉을 보고는 자신은 계단으로 더 빨리 출동할 수 있다고 해요. 20년 후 쯤, 정말 봉보다 계단으로 더 빨리 내려와 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상상해봤네요.

어느 날에 아이가 잠이 오지 않는다고 괜스레 투정을 부린다면 은은한 목소리로 읽어 주면 덩달아 꿈나라에 가서 바삐 다니며 자신의 꿈을 찾아 다니기 좋을 책, <우리가 잠든 사이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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