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집 놀이책 - 완전 아늑한 집과 건축의 모든 것 생각이 쑥쑥 브레인스토밍 미술
라보 아틀리에 공동체 지음, 이미옥 옮김 / 시금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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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절정에 이른 첫째와 사춘기 초입에 들어서는 둘째는 방때문에 매일 싸운다.
엄마가 보기엔 둘 다 별 차이가 없어 보이나, 서로 상대가 너무 더러워서 같은 방을 쓰는게 싫다며 토로한다.
둘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자기만의 방을 갖길 원한다.

딸들이 말하는 자신만의 스타일 방을 만들기 위해, 엄마가 준비해 줄 것은 딱 하나다.
바로 <완전 아늑한 집과 건축의 모든 것> 라보 아틀리에 공동체가 제작한 집과 건축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 놓은 워크북 형태의 놀이책이다.

건축이라고 하면 어쩐지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아이들에게 내가 사는 집, 나의 방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건축이라는 것을 쉽게 알려준다.
내 방의 모양, 구조, 크기부터 시작하여 나의 취향과 성격에 따른 세세한 인테리어까지 생각해보게 한다.
워크북은 집하면 떠오르는 것들에서 뻗어나간 다양한 아트 활동을 제시한다. 벽지스타일, 손잡이, 쇼파나 의자의 디자인, 창문 모양 등등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나아가 동물 세계의 건축은 물론 집 밖에서 만날 수 있는 세상의 모든 건축을 다룬다.

그렇다고 이 책이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발휘하여 채워넣기만 하는 워크북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1700년 경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는 화제로 시작하는 화장실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 이누이트족의 이글루 짓기 등 정보 제공의 읽기 자료를 중간 중간 넣어두었다.
창의와 상상력에 기발한 영감을 안겨주는 정보들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휘리릭 넘겨보던 첫째아이(중2)가 갑자기 연필을 잡더니 빼곡하게 적기 시작한다.
언니에게 질 수 없다며 둘째 아이(초5)도 자신의 방 벽지와 손잡이를 디자인한다.
아이들은 당장 이사를 하자며 자신들의 방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들이민 엄마의 큰 실수인 듯.
그냥 상상만으로는 안되겠니?

상상력 고갈된 사람,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 건축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한 사람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아, 심심한 사람들도 꼭 보기 바람.
집집마다 한 권씩 두고 생각날 때마다 아무페이지나 펼쳐 놓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참 좋겠다.
(초등 중학년부터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하다. 저학년이나, 입학 전 유아들은 부모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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