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의 질문
이화열 편역 / 앤의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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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의 고요, 잊고 지낸 화분의 새싹, 창밖을 예쁘게 적시는 비, 새로 산 커피 향, 불쑥 배달된 책 선물, 오랜만에 미루던 만남,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 아직도 하고 싶은 밀린 꿈, 낯선 길 위의 혼자 여행, 폭신해 보이는 눈꽃, 유난히 붉은 석양, ..

행복은 조용하고 평범한 것.
삶은 그것들로 채우는 열심 그리고 누리는 소확행.

한 살 더 먹었으니 더 재미있게 살되 진중함을 보태고, 더 가치 있게 살되 체면을 앞세우지 말고, 가볍게 살되 소중한 것은 한껏 품어주며 살기. 매해 시작은 이런 지혜로움을 소망한다. 어느 정도는 실현되고 어느 정도는 다시 숙제로 남겠지만 이 또한 내 삶의 모양새니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며 지내는 중이고.

메모장에 실수로 적은 3024년을 보고 크게 웃었다. 그런 날은 어떨지 감히 상상도 안 되는 지금, 미지의 시간을 기대하기보다 현실에 조금 더 충실해 보기로 한다. 이번 해에,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 나와 함께 할 책은 [프루스트의 질문, 감정과 취향의 보관 앨범]이다. 이 작은 책엔 100개의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 우린 100개 이상의 답을 적어 볼 수 있겠지. 왜 100개 이상이냐고? 질문을 만나는 매번 우리의 답은 달라질 테고 정답은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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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셀 프루스트 100주기,
위대한 작가가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100개의 질문들

📚 프루스트의 질문 (감정과 취향의 보관 앨범)
📚 이화열 편역
📚 앤의서재

철학적인 질문부터 위트 있는 질문까지, 위대한 작가가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100개의 질문! 하루 한 번, 일상을 기록하며 내 삶을 변화시키는 다이어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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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질문>은 제목에서 짐작해 본 예상과 달랐다. 실제는 프루스트가 만든 질문지가 아니라 그가 답을 적은 노트라고 한다.

** 1887년 어느 날, 프루스트의 친구가 가정교사로부터 작고 빨간 가죽 앨범을 선물 받는다. 프루스트는 친구가 가져온 ‘고백’이라는 글자가 찍힌 앨범의 질문들에 조심스럽게 답을 적는다. 그리고 그 노트에 처음으로 천재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 그려진다.

이 고백 앨범은 1924년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는데, 그 뒤 프랑스의 유명한 텔레비전 문학 프로그램의 진행자 베르나르 피보에 의해 수정되었고,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인터뷰 형식으로 자리 잡는다. **

마르셀 프루스트 100주기를 맞아 프루스트가 답을 적었던 질문에 더해 인생에서 한 번쯤 자신에게 던져보면 좋은 질문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한 번 적은 답을 수정할 필요는 없다. 애초부터 정답은 없는 거니까.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는 질문은 또다른 답을 적게 할 테니 그저 편안하게 적어 보는 거다. 진솔한 기록은 자신의 감정과 취향을 발견하게 되는 방법이 되련다. 마침내는 진짜 ‘나’를 만나게 되는 걸음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프루스트가 직접 답을 했던 질문에는 연도별로 적은 작가의 답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프랑수아즈 사강, 움베르토 에코, 카미유 클로델, 우디 앨런, 장 뤽 고다르, 이브 생 로랑, 칼 라거펠트, 스티븐 킹, 맷 데이먼, 해리슨 포드, 나파엘 나달 등 프루스트의 질문에 대한 여러 예술가와 유명인들의 답도 만날 수 있다. 추가된 질문들에 프루스트는 과연 어떤 대답을 했을까.

100가지 질문 중 쉽게 쓸 수 있는 답이 있을 거고, 고민스러울 답도 있을 거고, 내일로 미루는 답도 있을 테다. 어느 경우라도 괘념치 말자. 나를 알아가는 시간, 나를 더 들여다보는 시간은 마음의 벽이 얇아져 무너져 내리려는 순간순간들에 힘을 실어줄 진짜 내 얘기가 될 테니까.

감정과 취향의 보관 앨범 <프루스트의 질문> 나를 위한 선물, 너를 위한 선물로 추천해 본다. 새해 선물은 요렇게 뜻깊은 책으로 전해 보면 어떨까.

앤의 서재, [프루스트의 질문]
이번 해에,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 나(너)와 함께 할 책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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