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를 읽고 내 일기장을 채우고 싶어졌다

어느 여행자의 케케묵은 일기장 - 310일, 5대륙, 19개국 세계여행을 기록하다
김다연 지음 / 하모니북 / 2020년 4월

날마다 겪은 일이나 생각ㆍ느낌 등을 적은 기록.

일기.

숙제를 내주시던 선생님이 미운 적도 있었는데ㅎㅎ

살아가는 이쯤되니 기록이란 것이 새삼 중하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기억은 한계가 있고 감각은 사라지니

생각이나 느낌을 다시 꺼내봐야 할 순간을 위해

이런 기록이 필요하지 않을까.

잘 보듬어 재워둔

어느 여행자의 케케묵은 일기장을 열어보려 한다.

다행히 그 내용을 함부로 입밖에 내지 않겠다 다짐을 해야하는 건 아니다.

사적인 일기지만 공공연하게 오픈한 그녀의 일기장을 보며

기억 저편에 접어놓은 우리들의 여행 기억들을 끄집어내

다시 즐거운 상상과 이야기를 이어가면 된다.

또 그녀가 여행자로 존재했던 날들의 경험과 사유, 느낌에 대해

독자들이 공감하고 분을 내고 다시 꿈꾸게 된다면

<어느 여행자의 케케묵은 일기장>은 완벽한 여행서 혹은

여행에세이가 될 듯 싶다.

모네의 [인상 - 해돋이]를 본 적이 있다.

자유분방한 거친 붓 터치.

검은색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어두움이 표현되었고

제목 그대로 인상적인 장면을 직설적이면서도

유연하게 묘사한 그의 그림이

<어느 여행자의 케케묵은 일기장>과 닮은 듯 하다.

여행에세이라면 도드라져 보이는 '어느 곳'과, '어느 장면'에서

발현된 생각들이 그녀의 나이보다 성숙한 모습이고

문장의 표현들이 솔직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기 때문인 듯 싶다.

<어느 여행자의 케케묵은 일기장>

차분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공감을 부르는 여러 구간들에 끄덕끄덕.

간간이 서술된 여행 정보에 내 마음이 들썩거리니

곧 떠날 채비를 해야겠다.

그리고 내 일기장을 채우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