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
임솔아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임솔아 #나는지금도거기있어 #티저북 #북클럽문학동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모습을 위해 수년간 노력한 것에 비해 허무하게 말 한 마디로 연인 관계를 부정당한 우주는 내 예상보다 담담했다. 선미는 우주에게 일종의 보호자 역할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 역할에 더 적합한 이성을 만났을 때 우주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존재, 대체 가능한 존재로 느껴졌다.
수플레 팬케이크를 먹는 장면이 가장 좋다. 오랫동안 사회에서는 나이가 제일 어리거나 직급이 가장 낮은 사람이 시다바리 역할을 자처하는 것을 덕목처럼 여긴다. 각자 물을 따라 마시고, 조금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식사해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한다. 더 넓은 범주의 개성이 존중받고 만연한 개인주의 속에서도 배려가 녹아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는 “왜?”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MZ세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임솔아 작가를 시인으로 처음 접했다. 독특하기도 하고 나에게는 꽤 난해하기도 했던 시집으로 예상해 보았던 이 소설의 분위기는 내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공감하기 쉽고 다양한 감상이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