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 - 단숨에 읽히고 즐겁게 깨치는 원영 스님의 반야심경 이제서야 이해되는
원영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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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을 이제서야 읽은 심경(心境)


"그리스어 단어에 '에피파니 (epiphany)'라는 말이 있다. 원래 '신의 방문'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이제는 '신의 계시와도 같은 깨달음'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리스에 '에피파니'라는 단어가 있다면, 이제 대한민국엔 깨달음으로 통할 '이이반(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이 있다.

요리에만 맛의 비법이 있을까요? 당연히 아니지요. 글도 쉽고 맛나게 접근할 수 있는 비법이 있습니다. 그 비법을 제대로 녹여낸 책이 바로 원영 스님의 '이제서야' 시리즈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거기엔 행복을 추구하려는 마음이 바탕을 이루지요. "불교에서는 행복한, 혹은 충족한 삶을 위해서는 부와 세속적인 만족, 영성과 깨우침, 이렇게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것들은 내적 수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내적 수련, 혼자서는 결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짠'하고 나타난 것이 '이제서야' 시리즈가 아닐까 합니다. 이 책들은 삶에서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행복할 수 있는 요소들을 하나씩 쌓아갈 수 있도록 힘을 길러줄 것입니다

시리즈 중 첫 번째 책 '이이불(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을 읽으셨다면, 이제 두 번째 이야기 '이이반'에 도전하세요. 그 어렵다는 반야심경의 핵심을 중학생도 쉽게 깨칠 수 있도록 쓰셨다는데, 불자 아닌 제가 읽어도 쉽게 읽히네요. 단지 활자를 졸졸 따라가기만 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 삶의 지혜 한 꾸러미가 마음 창고에 쌓이는 신비를 맛보았습니다.

반야심경의 모든 내용을 한 자로 줄이라면 저는 마음에서 시작해 마음으로 끝나는 "심(心)"자로 정리하겠습니다. 많은 이야기 중 핵심은 마음... 내 마음먹기에 따라 삶은 분명 달라질 테니까요. 그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이반>이 분명 좋은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이이반은//
반야심경을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 장의 핵심을 다시 여러 개의 테마로 세분화해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구성/
1장 반야심경이란
2장 마음의 눈을 뜨면 보이는 것
3장 한 번에 하나씩 삶의 균형을
4장 모든 것이 인연이다
5장 불가능한 것의 가능

/장점/
첫째, 문체가 유려해 편하게 읽힌다.
둘째, 삶의 지혜가 되는 주옥같은 명언이 가득하다.
셋째, 경전 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독서를 통해 풀어놓은 문장들이 감성의 키를 늘려준다.
넷째, 올해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다른 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내용이 알차다.

/3고/
어려운 경전 쉽게 풀어내니 술술 '넘어가고'
화려한 미사여구 없는데 유려한 문장에 '빠지고'
읽기 전 어둠 속 헤매던 마음, 읽은 후 빛나는 감성 날개 달아 훨훨 '날고'


/인용문 출처/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페드릭 브링리
** <달라이 라마의 행복> - 달라이 라마, 하워드 C. 커틀러 & 황중환 그림, 김미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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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크기 - 비울수록 넓어지는
원영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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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나를 다독이며 삽니다

 

작가의 글에서는 꽃향기가 난다.

 

붉은 동백으로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매화 향 가득 뿜어내는 봄을 물고 오고 또 금세 가을 향 깊은 국화꽃으로 유혹한다. 독자는 나비가 되어 나풀나풀 활자꽃에 내려앉아 꿀을 힘껏 빨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동백은 겨울 막바지 가장 늦게 피는 꽃이고, 매화는 봄이 시작할 무렵 가장 먼저 피는 꽃으로 간절기만 장식하지만 활자꽃은 부처님 자비처럼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향기를 뿜어내니 마음이 외롭거나 고통스러울 때 활자꽃을 이용한 아로마 치료를 한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2장 서로에게 기대어 기둥이 되어주고

 

지음...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이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장이다.

 

"새들도 숲을 가려 내려앉는다는데 하물며 사람은 어떠하랴."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데, 주변에 어떤 친구를 두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을 모으는 가장 큰 힘은 자비요, 사랑이며, 이익이고, 칭찬이다. · · · 사람을 고르는 기준은 결국 마음의 크기이다." 결국 내 마음먹기에 따라 연인 같은 아름다운 인연, 햇볕처럼 따뜻한 인연, 꽃처럼 향기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으니 내 마음의 크기를 늘려보자.

 

 

3장 저 산꼭대기를 바라보며 걷자

 

꿈은 크게 꿀수록 좋다.

 

꿈은 앞으로 나아갈 힘이다. 꿈이 크면 설사 나중에 깨지더라도 꿈 부스러기도 크기 때문에 작은 꿈보다는 큰 꿈이 좋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선 자리를 명확하게 인식하면서 자기답게 살아가는 일이다. 일 년 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은 단 이틀뿐이다. 하루는 '어제'이고 또 다른 하루는 '내일'이다. '오늘'은 사랑하고 믿고 행동하고 살아가기에 최적의 날이다.“

 

3장 중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언급하기도 했고  위의 내용이  <개미>의 일부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느낌이 들어 짧게 소개한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인가?

     지금이다!

     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자기 앞에 놓인 일에 전념하는 것이다.

     행복의 비결이란?

     땅 위를 걷는 것이다!

 

     행동하라.

     무엇인가를 행하라.

     하찮은 것이라도 상관없다.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당신의 생명을 의미 있는 무언가로 만들어라.

     당신은 쓸데없이 태어난 것이 아니다.

     당신이 무엇을 위하여 태어났는지 발견하라.

     당신은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니다.

     명심하라.

   

 

4장 지혜의 꽃을 피우리

 

여기서는 소제목이나 본문 내용 중 나의 눈에 띈 단어가 순간 떠오른 시로 연결해 봄

 

- 소를 찾는 사람들

"하굣길에 반겨주는 강아지보다 항상 먼저 외양간의 소에게 달려가 '나 왔어' 하며 눈인사를 나누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을 볼 때도 소처럼 흔들림 없이 우직한 사람이 좋다."

 

     묵화(墨畵) / 김종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더 읽어보기

윤희상 시인의 '소를 웃긴 꽃'

김기택 시인의 ''

 

 

- 무상한 봄, 고마운 봄

"이 밤 나의 선곡은 드뷔시의 '달빛'이었다. 고요한 가운데 탑 앞에서 듣는 달빛..."

 

     하얀달 / 폴 베를렌

 

     하얀 달이

     숲에서 빛나고

     가지마다

     우거진 잎사귀 사이로

     흐르는 소리

     오, 내 사랑이여.

     깊은 겨울

 

     연못에 드리운

     버드나무의

     검푸른 그림자는

     바람에 흐느끼네

 

     꿈이나 꾸어야 하리

 

     별들이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하늘에서

     크고 포근한

     고요가 내려오는 듯

     아득한 이 시간

 

* 드뷔시가 달빛을 작곡할 때 폴 베를렌의 시 '하얀달'을 참고했다고...

 

더 읽어보기

윤제림 시인의 '(-해우소)'

김선우 시인의 '오동나무의 웃음소리'

 

 

- 연꽃에게서 배우는 삶

"매화는 사람을 고상하게 하고, 난초는 사람을 그윽하게 하고, 연꽃은 사람을 담백하게 만든다고 한다. 꽃을 완상하며 마음을 담백하게 맑히는 데는 연꽂만 한 것이 없으니, 여름이면 꼭 한번 찾아보며 오염된 마음을 씻는다."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시인의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중에서

 

 

- 사바세계는 자비로 건넌다

"보살이라는 단어는 보디Bodhi(깨달음)와 사트바sattva(중생)의 합성어다. 깨달음을 구하며 중생을 교화하는 존재를 말한다. 이들은 깨달음을 구하며 수많은 생명까지 아울러 자비를 실천한다."

 

     사바(娑婆) / 김사인

   

     이것으로 올해도 작별이구나.

 

     풀들도 주섬주섬 좌판을 거두는 외진 길섶

     어린 연둣빛 귀뚜리 하나를(생후 며칠이나!)

     늙은 개미가 온 힘을 다해 끌고 간다.

     가는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아직 산 놈이면 봐주는 게 어떻겠는가,하자

     한사코 죽은 놈이라 우긴다.

 

     놓지 않는다.

 

     - 시집어린 당나귀 곁에서창비, 2015

 

더 읽어보기

김사인 시인의 '보살'

 

 

- 잠시 쉬었다 가렴

"삶이 고되고 힘겨울 때는 한숨 멈추고 자신이 디디고 있는 발밑을 내려다볼 수 있어야 한다."

 

     당부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 보면

     보이리

     길이.

 

     - 김규동 시인의 '해는 기울고' '당부'

 

 

- 맑고 자유로웠던 그때 그 스승

"내 미각이 둔한 것인지, 존경하는 선생이 준비해준 차여서 그런지, 설렁설렁 휘저어 내어준 말차 맛이 다도선생인 부인이 내준 차보다 더 담백하고 향기로워 깜짝 놀랐다."

 

 

     아내는 새로운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내 앞에 가져와 한 숟갈 내밀며 간을 보라 한다

 

     그러면

     ", 마침맞구먼, 맛있네!"

     이것이 요즈음 내가 터득한 정답이다.

 

     - 임보 시인의 마누라 음식 간 보기' 중에서


- 인생사, 꿈속의 꿈이로다

"불교는 인생을 헛된 꿈에 비유한다. 사랑하는 이와 맺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몸부림치던 '조신'도 한생을 다 살았으나 깨어보니 꿈이었다."

 

     꿈 속에서 꿈을 꾸고 또 꿈을 꾸는 것처럼

     달 속에 달이 뜨고 또 떠서

     우리는 몇 생을 돌다가 와

     어느 봄밤 다시 만날까요

 

     - 권대웅 시인의 '아득한 한 뼘' 중에서

 

더 읽어보기

이규보 시인의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인용문(" ")은 모두 원영 스님의 에세이 <내 마음의 크기> 본문에서 가져왔습니다.


좋은 관계는 그냥 둔다고 꽃이 피지 않는다. 정성껏 가꾸어야만 비로소 꽃이 핀다. 손뿐만 아니라 우리의 머리, 가슴, 두 발에도 따뜻한 배려의 꽃이 피기를 기원한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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