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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있는 느낌
이윤학 지음 / 오늘산책 / 2025년 11월
평점 :
제목에서부터 마음을 이끌더니 첫 표지의 사진을 보고 잊고 있던 '당신'이 우두커니 내 안으로 걸어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이윤학 시인은 계속해서 자신의 시세계를 쉬지 않고 보여주는 몇 안되는 귀한 시인이고, 그 수준과 내공이 갈수록 경지에 이르고 있는 더욱 널리 알려져야 할 시인입니다. 허수경 최승자를 하늘에 양보하고 이성복과 기형도와 허수경과 최승자 이윤학 시인을 사랑했던 시의 독자로서는 이제 읽을만한 시의 정수로 남은 시인은 몇 안 남았구나 슬픈 마음도 드네요. 이윤학 시인께서 끝까지 시의 세계를 이끌어가 주시길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오랜 팬이기에 이번 사진산문집이 궁금했고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구매하게 읽었습니다. 언어에 담긴 미학성, 해석하면서 뒤따라오는 깊은 즐거움. 가을을 너머 이제 겨울이 되었는데, 이렇게 좋은 글은 시간을 초월하고 죽은 것을 살려내고, 잊고 있는 것을 되찾게 해주는 구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한 줄의 문장에서 보지 못한 사람의 뒷모습까지 본 것 같은 마주함은 이윤학 시인만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앞면이 아닌 지나간 뒷면을, 모든 만물에서, 먼지에서조차 살아 있는 의미를 보여주는 그의 응시력을 다시금 마주하니 활자들이 손으로 만져지고 그 활자가 눈물처럼 쓸쓸하고 따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