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흔한 노숙인과 그들을 투명인간처럼 대하던 ‘서울사람들‘의 무심한 얼굴. 그 무심함조차닮고 싶어 했던 20년 전 소녀가 떠오르자 문득 참을 수 없이 슬퍼졌다.
뒤를 돌면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촛불의 거리다. 해마다300명이 넘는 홈리스와 천 명이 넘는 무연고자들이 외롭게 죽어가는 이 거리에서, 집 없는 이들에게 주거비를 지원하는 데엔 고작 26억을 쓰면서 이들을 추방해 격리하는수용시설에는 237억의 예산을 쓰는 이 현실에서, 촛불은어디까지 왔나. - P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