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물은, 한 시절 나의 우주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왜 없지? 어떻게 이렇게 없을 수가있지?‘ 하며 신문을 넘기다가 금세 나는 또 그것을 의아해하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노들에서 매일 들으며살았던 소리들, 나를 힘들게 하고 때론 도망치고 싶게 했던 사람들의 한숨이나 신음, 비명이나 절규 같은 소리는노들을 그만두자마자 마치 방음설비가 완벽하게 갖춰진방의 문을 꾸욱 닫고 나왔을 때처럼 감쪽같이 사라졌기때문이었다. 대신 세상엔 재밌고 신나는 것투성이었다. 노들은 먼지처럼 미미해서 보이지 않았다. 빛나고 화려한 무언가를 위해 기꺼이 쓸어버려도 좋은 어떤 것이 아니라 무엇이 쓸려나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존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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