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아는 가끔씩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의 다음생을 상상해 보곤 했다. 다음 생이지만 할머니는 과거로갔을 것 같다고 느꼈다. 사람들은 왜 다음 생은 꼭 미래라고만 생각할까. 다음 생에서 과거로 간 할머니가 폭이넓은 머리띠를 하고 손바닥만 한 체크무늬 핸드백을 메고 광화문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되면 아마도.
막내 고모와는 친구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인생의 어느 순간에 못 만나고 인생의 또 어느순간에 겹쳐지고, 어떤 지점에 서로 달라지고 또 다른순간에 같아지고, 그러나 이런 곡절에도 어디서든, 무엇이 되었든 할머니와 막내 고모는 헤어지지 않겠지.
어쨌거나, 조만간 다시 태어날 작정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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