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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이 고민입니다 -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과학자의
장대익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8월
평점 :
* 책 제목 : 사회성이 고민입니다.
* 저자 : 장대익
* 출판사 : 휴머니스트
* 함께한 날 : 2019.9.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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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이 좋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 꼭 사회성이 좋아야 할까?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으니 ‘사회성’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그리고 그 고민들이 버겁기도 하다. 이런 나의 상태를 과학적으로 명료하게 설명해주는 책을 만났다.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재밌는 강연을 하듯이, 독자를 배려한 쉬운 설명 덕분에 편안하게 ‘나와 타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
관계, 외로움, 평판, 경쟁, 영향, 공감에 대한 과학자의 이야기가 각 챕터 별로 전해진다. 중간중간 뇌 MRI 사진이나, 그래프, 실험 결과 등이 제시되지 않았다면 일상과 관계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는 한 편의 에세이라고 느껴질 만큼 저자의 목소리와 어조는 따뜻하다.
결국
<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은 비슷하니, 모든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너무 소진 시키지 말라는 것 >
< 타인의 시선을 인식하지 않고 자율성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꾸려나갈 때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것 >
<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느낌을 우리의 뇌는 물리적 고통으로 느끼므로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것은 범죄일 수 있다는 것 >
을 강조하며 과학자의 시각에서 우리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위로해주는데 그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됐는지 모른다.
특히 ‘공감’에 대해 설명하며 ‘인간이 AI와 친구가 될 수 있을지’ 대해 고찰한 내용은 테드 창의 소설 <숨> 중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라는 단편 소설을 떠올리게 했다. 반려 AI와 인간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으며 공존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이 재밌게 그려져, 인간 간의 공감뿐만 아니라 AI와의 공감도 생각하는 시대가 왔음을 알려준다.
SNS로 인해 관계 과잉에서 살아가는 우리. 그 안에서 조금씩 지쳐가는 우리이기에 이 책이 더 깊이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돌아보며 그들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기를 다짐해본다. 그것이 결국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니 말이다.
*** 나에게 온 문장
- 다시 혼밥을 하는 사람을 떠올려봅시다. 그 사람의 어깨를 툭 치며 “아, 딱한 친구일세. 회식이나 하러 가자고!” 이러면 안 되는 겁니다. 가만히 혼자 있게 놔두고 그 시간을 즐기게 하고 충전해서(다시 도토리 150개를 채우고) 다시 관계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관계에 지쳐 있는 사람에게는 ‘자발적 괴로움(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저는 ‘홀로 버려져 마음이 쓸쓸한 상태’로서의 그냥 외로움과 자발적 외로움인 ‘고독’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현대사회에서는 우리 모두 (관계에 필요한) 도토리 결핍입니다.
- 저는 결론적으로 이렇게 조언하고 싶어요.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합시다. 반면 스쳐가는 사람들, 관계를 맺는 것이 너무나 고단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애쓰지 말아요. 다른 소중한 관계까지 망칠 수 있으니까요.
- 육체적 고통은 우리가 고통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피하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고통이 진화한 이유입니다. 이에 반해 ‘분노’라는 감정은 분노의 원인이나 대상을 피하게 하는 게 아니라 접근하게 만듭니다.
- 배제되는 느낌이나 무리에서 소외되는 느낌도 일종의 고통입니다. 물리적 고통은 아니지만, 때로는 물리적 고통보다 더 큰 괴로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배제감이나 소외감을 ‘사회적 고통’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뇌는 몸에서 피가 날 때와 투명인간이 된 느낌을 거의 구분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 걱정은 표정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 북유럽 사람들의 행복 요인은 자율성에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면, 심지어 잘못된 결정이라 하더라도 행복하다는 거죠.
- 모두에게 칭찬받고 싶고, 누구에게나 좋은 평판을 얻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평가하는 기준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 위대한 예수도 자신의 동네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인생극장에서 주인공은 관객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임을 잊지 마십시오.
- 긍정적으로 말하면, 경쟁은 진화의 동력입니다. 하지만 생명은 경쟁의 바퀴만으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협력도 필요하죠. 경쟁이나 협력은 생명체의 궁극적 가치가 아니라 ‘생존과 번식’이라는 생명체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상이한 전략인 셈입니다.
- 핀란드에서는 학생 스스로가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훈련을 어릴 때부터 합니다. 타자와의 비교를 통해 우쭐하거나 우울하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에요. 학교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경쟁하는 것은 탐욕이라고 가르치죠. 스스로 선택한 것을 성취하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자 성숙임을 강조하는 게 바로 그들의 교육철학이었습니다.
-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경쟁을 통해 만족감을 얻는 것, 즉 과거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나아졌기에 만족하는 것은 성숙한 경쟁입니다. 승자와 패자를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경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