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뇌과학 - 뇌를 이해하면 내가 이해된다
카야 노르뎅옌 지음, 조윤경 옮김 / 일센치페이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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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뇌과학 – 뇌를 이해하면 내가 이해된다

* 저자 : 카야 노르뎅옌

* 출판사 : 일센치페이퍼

* 함께 한 날 : 2019.10.30.~2019.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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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육과 관련하여 인지과학, 인지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제목 그대로 ‘내가 왜 중요한 일들을 자꾸 미루는지’, ‘특정 상황에서 왜 질투를 느끼는지’, ‘왜 커피에 중독되었는지’ 등을 뇌의 작용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뇌 구조 도식은 내용의 이해를 친절하게 돕는다.

뇌과학 분야의 연구 결과가 쌓일수록 인간에 대한 이해 또한 깊어지고 있다. 개개인의 기질 또는 성향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았던 다양한 질병이나 현상들이 이제는 뇌의 작용(뇌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화학 작용)으로 설명되고 있다. 물론 더 연구가 필요한 영역도 있지만, 예전에 비해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미리 예방 ·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뇌과학 분야의 긍정적인 발전과 변화가 실제 인간관계에도 적용이 되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을 키우는 데에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뇌의 기능과 구조, 뇌의 작용은 놀랍고도 경이롭다. 그만큼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더 나아가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각하고 있는 것들이 실재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마다 인식하는 색, 향, 맛이 다른 것만 보아도 사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것을 이해하게 되면 타인의 세상 또한 존중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내용은 뇌에는 안타깝게도 ‘삭제’ 버튼이 없다는 것!! 그러니 잘못된 정보나 습관, 나쁜 경험이 뇌에 저장되지 않도록 좋은 글 많이 읽고, 좋은 장면 많이 보고, 좋은 생각 많이 하고, 좋은 경험 많이 하자. 그리고 뇌는 모방을 통해 학습한다.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바르게 살아갈 것!!

+ 각 주제에 대한 설명이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주제 수를 좀 줄이고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았어도 좋았겠다.(그만큼 대중적인 내용으로 쉽게 쓰여 있다는 것!!)

+ 성격장애와 정신질환. 둘을 구분하는 기준이 잘 이해가 안 된다. 더 공부하자.

2019.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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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가 어떻게 기능하고 또 신체 반응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능력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 인격은 자신이 인지하는 ‘나’와 타인이 인지하는 ‘나’의 조합이다. 또한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하는 행동, 말투, 표정 모두 ‘나’라는 존재의 인격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 뇌는 일시적인 마비 증상을 겪을 위험에 노출된다. 전전두엽 피질은 자동으로 두 가지 작업 사이를 계속 전환할 수가 없어서 작업과 작업 사이에는 반드시 휴지기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두 가지 이상의 일을 오가면 전전두엽 피질의 작업기억이 저하되어 제대로 된 결정이나 판단을 내리지 못해 오히려 실수가 잦아질 수 있다. 특히 전환해야 하는 두 가지 일이 유사할 때는 동일한 신경망, 각각의 신경 섬유 또는 신경 섬유 다발이 그물 형태로 연결된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을 수행하는 데 얼마만큼 투자할 것이냐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어 더더욱 불필요한 소모가 많아진다. … 동시에 하는 일이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할지라도 우리가 한 가지 일에 소모할 수 있는 집중력의 총량에는 반드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 습관적으로 쌓인 일을 미뤄두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뇌는 변할 수 있다는 것, 즉 가소성이 좋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습관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

- 어떻게 시냅스를 늘릴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다. 일상의 모든 새로운 도전은 시냅스를 늘리는 데 거의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시냅스가 늘어날수록 신경망 또한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 배운 것을 반복해서 연습하지 않는다면 새로 생성된 시냅스도 사라진다. 시냅스를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은 반복적이고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다.

- 뇌의 저장 용량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기억에 새로운 경험과 기억들이 더해지며 계속 변화할 수 있다.

- 망각할 수 있음에 감사하라. 과거의 모든 기억이 영상처럼 정확하고 자세할 필요는 없다. 과거의 기억은 그 기억을 토대로 앞으로 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도면 충분하다. 사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데는 기억의 공로가 가장 크다. 어떻게 보면 기억은 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셈이다.

- 창의적이 되기 위해서는 당장은 가치나 쓸모가 없어 보이는 감각 정보와 기억도 들어올 수 있도록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얼핏 보기에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에 연관성을 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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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데일 카네기 초판 완역본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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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저자 : 데일 카네기

* 출판사 : 현대지성

* 함께한 날 : 2019.10.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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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읽힌 책들은 그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 밑줄을 긋고 또 긋다 보니 어느새 책 한가득 검은 연필선이 생겼다. 1936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혀 어색함 없이 다가온다.

10년 전에도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한 동명의 책을 읽었다. 그런데 그때는 이만큼의 감흥을 얻지 못했다.(이유는 모르겠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라 관계의 중요성을 파악할 정신조차 없었겠지.^-^;;) 10년 후 지금, 이 책은 어쩌면 나에게 변화의 시작점을 가져다줄지도 모르겠다. 많은 공감과 생각의 지점을 만나 나를 반추하고, 곱씹으며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몇 가지는 바로 실천에 옮겨 볼 생각이다. 물론 개인적 사례보다는 비즈니스 사례를 중심으로 책이 전개된다. 시대적 · 상황적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인간관계에 적용되는 보편적 원리들은 지금도 충분히 그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그러니 편견 없이 각자가 놓인 상황에 적용하며 읽었으면 좋겠다.

데일 카네기는 '경청'을 강조한다. 그리고 결국 사람을 대함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진심으로 다가가고, 진심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 나의 삶 또한 보다 맑아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긴다.

사실.. 당연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잊기 쉬운 지침들이 너무 많이 제시되어 있어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가까운 곳에 두고 자꾸자꾸 펴봐야겠다. (데일 카네기도 매달 읽기를 권장했다.) 그리고 체화되도록 습관처럼 가꾸어 가야겠다.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다져가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과 함께라면 그 노력의 과정도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2019.10.31.

*** 내게 온 문장

- “교육의 가장 커다란 목적은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기 때문이다.” - 허버트 스펜서

- 비난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사람들을 방어적으로 만들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비난은 위험하다.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히고, 자존감을 훼손하며,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을 비난한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 그러니 당신이나 내가 당장 내일이라도 다른 어떤 사람을 비난하고픈 마음이 든다면, 알 카포네, ‘쌍권총’ 크롤리, 앨버트 폴을 기억하도록 하자. 비판이란 마치 전서구와 같다. 항상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쳐 보려고 하고 비난하려고 하는 사람은 아마도 자신을 정당화할 뿐 아니라 도리어 우리를 비난할 것이라는 점을 깨닫도록 하자.

- 바꾸고 싶고, 통제하고 싶고, 개선시키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좋은 일이다! 괜찮다. 정말 찬성하고 싶다. 하지만 먼저 자신부터 그렇게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순전히 이기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자신을 바꾸는 것이 다른 사람을 고치려고 애쓰는 것보다 훨씬 더 유익하다. 그렇다. 게다가 훨씬 덜 위험하다.

- 인정과 아첨의 차이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하나는 진심이 담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진심이 없는 것이다. 하나는 마음에서 나오고, 다른 하나는 입에서 나온다. 하나는 이기적이지 않고, 다른 하나는 이기적이다. 인정은 모든 사람들이 칭찬하지만, 아첨은 모든 사람들이 비난한다.

- 행동이 감정을 따르는 것 같지만 사실 행동과 감정은 같이 간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행동을 조절하면 직접적인 통제가 불가능한 감정도 간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즐거움을 잃었다면, 자발적인 즐거움으로 가는 최고의 길은 즐거운 자세를 가지고 이미 즐거운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다.

- 당신이 얼마나 돈이 많은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어떤 지위에 있는지,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두는 당신의 행복과 불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당신의 행복을 결정한다.

- 나는 이 길을 단 한 번 걸어갈 것이다. 그러니 내가 사람들에게 친절을 보이거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순간 베풀어야 한다. 미뤄서도 안 되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이 길을 다시는 지나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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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경제학 - 스마트폰 신인류가 생존을 위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디지털 경제 원리
전승화 지음, 김정호 감수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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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포노 사피엔스 경제학

* 저자 : 전승화

* 출판사 : 새로운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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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진행된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이 나왔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경제 교과서 같은 책이다. 산업사회의 경제구조, 질서를 토대로 구성한 기존의 경제 교과서는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지 못한다. 이 책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일상을 꾸려가는 ‘포노 사피엔스’가 중심인 현재와 미래의 경제구조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저자의 구성력이 돋보이는 그래프와 삽화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내용 이해에도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더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책의 제목에 ‘경제학’이라고 명시했지만,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포괄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이런 내용은 ‘디지털 기술에 의해 쉽게 대체되지 않을 나만의 가치는 무엇일까?’, ‘나는 현재 ‘나의 가치’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창출하고 있나?’ 등 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한편으론 빠르고 다양한 변화로 점철된 미래 사회에 나는 과연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워지기도 했다.

특히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데이터로 저장되고, 인공지능이 이를 바탕으로 나를 평가하게 될지도 모를 미래의 모습(중국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다.)은 ‘인간의 자율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인공지능의 평가는 나의 활동, 생활에 영향을 끼치게 되고, 결국 나의 행동은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인간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다.(인공지능이 맥락적으로 상황을 이해할 거라 보지 않는다.) 조지 오웰의 <1984>가 떠오르는 부분이었다. 우리 모두 윈스턴이 될지도 모르겠다.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제한을 받는...

이러한 상황일수록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학습’해야 한다. 그것이 나 자신으로 사는 방법이며, 실패와 시행착오조차 나 자신을 더욱 잘 알게 되고 더 나은 결정을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무엇을 학습하든 반드시 ‘스스로 생각하는 단계’로 돌아와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시작해서 스마트폰으로 마무리하는 나의 하루를 성찰하고, 새로운 사회에서도 나를 단단히 지키며,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봐야겠다.

2019. 10. 16.

*** 나에게 온 문장

- 우리가 살아갈 ‘미래’가 어른들이 살아온 ‘과거’와는 너무도 다르다는 것이다. … 더 이상은 당신의 미래를 어른들에게 의존하거나 과거의 성공 법칙에 맡기기가 어려워졌다. 이제는 스스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살아갈 미래는 어떤 세상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미래를 살아갈 내 모습’을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갈 수 있다.

- 기술의 변화 속도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대다수의 개인이나 기업, 정책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누군가는 앞서가고 누군가는 뒤처진다. 특히 정부 정책의 변화 속도가 가장 뒤처지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교육제도가, 사회시스템이 대중을 이끌고 균형 잡힌 발전을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얼마나 우매한 일인가.

- 문제는 (가파른 기술과 세상의 변화 속도에 비해) 정부 정책과 사회 시스템의 변화는 더디기 짝이 없으며, 대부분의 기업 역시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현재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당신이 속해 있는 학교가 세상의 변화 속도가 아닌 정부 정책의 변화 속도에 맞춰져 있으며, 힘들게 입사했지만 이내 실망감을 느끼고 이직이나 창업을 고민하게 만드는 회사 역시 조직과 기업 시스템의 변화 속도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 세계경제포럼을 비롯한 여러 단체를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끝’을 고하는 새로운 시대로의 대변혁에 준비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제로섬 게임’이 아닌 공동의 책임과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그래야만 ‘인간 주도의, 인간 중심의 미래’가 가능하다.

- 이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확실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카멜레온같이 적재적소에서 가치를 창출해내는 ‘창조적 재능’이 필요한 시대이다.

- 이제 희소한 것은 유한한 수입과 시간을 가진 우리 소비자이며, 소비자의 선택이다. 이처럼 소비자가 왕인 시대가 되었고, 전통 기업이든 디지털 기업이든 너 나 할 것 없이 소비자의 간택을 갈망하고 있다. ‘당신의 복잡한 욕구’는 과연 어떤 것들인지, 그리고 ‘당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과연 어떤 것들인지를 고민하면서 말이다.

- 미래 세상에서 우리가 수입원을 찾기 위해서는 사람은 물론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비교했을 때도 차별화되는 확실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즉, 개인의 혁신적․창의적․감성적․지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

- 멀티플랫폼 그룹이 우리의 일과를 엿보고, 관여하고, 조종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반복성이란 그만큼 강력하고 또 무서운 것이 될 수 있다.

- 생산방식에 디지털 전환이 불가피하듯 조직 역시 전환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고여 있거나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고, 끊임없이 순환하며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연결되어야 한다.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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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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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걸리버 여행기

* 저자 : 조너선 스위프트

* 출판사 : 현대 지성

* 함께한 날 : 2019. 9. 25 ~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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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소인국과 거인국의 이야기로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해주었던 걸리버 여행기를 완역본으로 만났다. 완역본에는 소인국과 거인국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모든 곳의 여행기가 다 흥미로운 건 아니었지만, 세상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 초점을 둔다면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다.

릴리펏(소인국) 여행기 / 브롭딩낵(거인국) 여행기 / 라퓨타(날아다니는 섬),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 /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 이렇게 총 4부로 나누어 영국 사회, 더 나아가 인간 사회를 비판한 스위프트의 신랄한 묘사가 전개된다. 400페이지가 넘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당시 영국 사회 또 현대 사회를 적용해보며 읽는 재미가 내내 이어진다. 그리고 가끔 지나치다 느껴질 정도의 표현들은 글을 읽는 동안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해준다.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는 많은 ‘생각의 지점’을 갖고 있었다. 물론 걸리버에 의한 ‘인간 사회에 대한 비판’이 ‘훈계’처럼 여겨져 불편하기도 했지만, 현실에서의 인간이 야수인 ‘야후’로, 또 현실에서 노예인 ‘말’이 이성을 지닌 ‘후이늠’으로 등장해 이성(지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이 더해져 무게감있게 내용이 전개된다.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으며, 다른 모든 책들을 파괴하고 오로지 여섯 권만 골라야 한다면 그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라고 했던 조지 오웰의 말처럼, 어릴 때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로만 알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도 풍성한 이야기와 생각이 담긴 책이다. 모두가 판타지적 모험 안에 담겨 있는 세상에 대한 시선과 생각을 꼭 접해보길 기대한다.

+ 여성에 대한 묘사를 통해 당시 여성관 또는 작가의 여성관을 확인할 수 있다. 무조건 수용할 것이 아니라, 비판적 읽기가 필요한 부분.

+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고, 다소 에피소드가 많아 아이들이 읽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여행과 모험에 중심을 둔 어린이 동화 걸리버 여행기를 읽히자. ^-^

*** 나에게 온 문장

- 마음이 크게 동요한 상태였지만 릴리펏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의 주민들은 나를 산악 인간이라고 부르면서 이 세상에 일찍이 나타난 적이 없는 가장 경이로운 존재라고 했다. 그곳에서 나는 제국의 함대를 한 손으로 틀어쥘 수 있었고 그 제국의 역사서에 기록될 만한 여러 가지 업적을 남겼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내가 한 명의 릴리펏 사람이 되어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보일 것이니 나로서는 얼마나 창피한 노릇인가.

- 왕은 이 무서운 무기에 대한 나의 자세한 설명과 더 나아가 그 무기를 만들겠다는 나의 제안을 듣고서 공포에 사로잡혔다. 나같이 무능력하고 비천한 벌레(이것은 국왕의 표현이다.)가 어떻게 그런 비인간적인 생각을 품을 수가 있는지 경악했다. 국왕은 그런 파괴적인 무기는 분명 인류의 대적인 사악한 악마가 최초로 만들어 낸 무기였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예술과 자연의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즐겁게 여기지만, 그런 끔찍한 무기의 비밀을 아느니 차라리 그의 왕국 절반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또 내가 목숨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앞으로 그런 말을 다시는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 철학자들은 그 자체로 크고 적은 것은 없으며 비교에 의해 그런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는데 과연 맞는 말이다.

- 덩치가 너무 차이 나서 아예 비교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덩치 작은 사람이 자신의 명예를 내세우려 하는 것은 아주 헛된 일이로구나. 그리고 귀국한 후, 영국에서도 내가 깨달았던 그런 교훈을 주는 사례를 아주 빈번하게 볼 수 있었다. 출신, 인격, 재치, 상식 등이 전혀 없는 하찮고 한심한 시종이 자신을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왕국의 고관들과 동급이라고 여기는 것이었다

- 덩치가 크다고 해서 이성이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키가 제일 큰 사람이 가장 분별력 없는 사람인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동물들 중에서도, 벌과 개미는 그들보다 더 덩치가 큰 동물들보다 더 근면하고, 재능과 지혜 등이 더 뛰어나다는 명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폐하는 저를 하찮은 존재로 볼지 모르지만, 저는 폐하께 어떤 보람 있는 일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 소위 이성적인 척하는 짐승이 그런 엄청난 짓을 저지른다면 그건 정말 극악무도한 일이야. 왜냐하면 타고난 야만성보다 정신적 능력의 타락이 더 나쁜 것이니까 말이야. ˝ 그래서 주인은 우리 인간이 이성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타고난 악덕을 더욱 심화시키는 데 적합한 모종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보았다. 비유적으로 말해서, 추한 몸뚱이가 물결치는 개울에 비치면 더욱 크게 보일 뿐만 아니라 더욱 왜곡되어 보이는 것과 같다는 것이었다.

- 그들 사이에서 이성은 우리처럼 어떤 문제의 양쪽에서 타당성 여부를 따지는 문제적 인식이 아니라, 즉각 확신이 들 정도로 알고 또 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감정이나 이해관계로 뒤범벅되고, 그로 인해 깨달음이 모호해지거나 퇴색되지 않는 확고한 이성이었다. 나는 ‘의견’이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혹은 어떤 사항이 어떻게 논란의 여지가 되는지 주인에게 이해시키느라고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리가 알고 있는 이성은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만 긍정하거나 부정하라고 가르치며, 우리가 확실히 알지 못하는 건 긍정도 부정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명제가 거짓되거나 미심쩍은 경우에는 논란, 논쟁, 분쟁이 벌어지는데, 후이늠들은 이런 것들은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모두 악으로 치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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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이 고민입니다 -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과학자의
장대익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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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 사회성이 고민입니다.

* 저자 : 장대익

* 출판사 : 휴머니스트

* 함께한 날 : 2019.9.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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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이 좋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 꼭 사회성이 좋아야 할까?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으니 사회성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그리고 그 고민들이 버겁기도 하다. 이런 나의 상태를 과학적으로 명료하게 설명해주는 책을 만났다.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재밌는 강연을 하듯이, 독자를 배려한 쉬운 설명 덕분에 편안하게 나와 타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

 

관계, 외로움, 평판, 경쟁, 영향, 공감에 대한 과학자의 이야기가 각 챕터 별로 전해진다. 중간중간 뇌 MRI 사진이나, 그래프, 실험 결과 등이 제시되지 않았다면 일상과 관계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는 한 편의 에세이라고 느껴질 만큼 저자의 목소리와 어조는 따뜻하다.

 

결국

<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은 비슷하니, 모든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너무 소진 시키지 말라는 것 >

< 타인의 시선을 인식하지 않고 자율성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꾸려나갈 때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것 >

<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느낌을 우리의 뇌는 물리적 고통으로 느끼므로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것은 범죄일 수 있다는 것 >

을 강조하며 과학자의 시각에서 우리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위로해주는데 그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됐는지 모른다.

 

특히 공감에 대해 설명하며 인간이 AI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대해 고찰한 내용은 테드 창의 소설 <>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라는 단편 소설을 떠올리게 했다. 반려 AI와 인간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으며 공존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이 재밌게 그려져, 인간 간의 공감뿐만 아니라 AI와의 공감도 생각하는 시대가 왔음을 알려준다.

 

SNS로 인해 관계 과잉에서 살아가는 우리. 그 안에서 조금씩 지쳐가는 우리이기에 이 책이 더 깊이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돌아보며 그들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기를 다짐해본다. 그것이 결국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니 말이다.

 

 

*** 나에게 온 문장

- 다시 혼밥을 하는 사람을 떠올려봅시다. 그 사람의 어깨를 툭 치며 , 딱한 친구일세. 회식이나 하러 가자고!” 이러면 안 되는 겁니다. 가만히 혼자 있게 놔두고 그 시간을 즐기게 하고 충전해서(다시 도토리 150개를 채우고) 다시 관계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관계에 지쳐 있는 사람에게는 자발적 괴로움(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저는 홀로 버려져 마음이 쓸쓸한 상태로서의 그냥 외로움과 자발적 외로움인 고독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현대사회에서는 우리 모두 (관계에 필요한) 도토리 결핍입니다.

 

- 저는 결론적으로 이렇게 조언하고 싶어요.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합시다. 반면 스쳐가는 사람들, 관계를 맺는 것이 너무나 고단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애쓰지 말아요. 다른 소중한 관계까지 망칠 수 있으니까요.

 

- 육체적 고통은 우리가 고통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피하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고통이 진화한 이유입니다. 이에 반해 분노라는 감정은 분노의 원인이나 대상을 피하게 하는 게 아니라 접근하게 만듭니다.

 

- 배제되는 느낌이나 무리에서 소외되는 느낌도 일종의 고통입니다. 물리적 고통은 아니지만, 때로는 물리적 고통보다 더 큰 괴로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배제감이나 소외감을 사회적 고통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뇌는 몸에서 피가 날 때와 투명인간이 된 느낌을 거의 구분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 걱정은 표정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 북유럽 사람들의 행복 요인은 자율성에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면, 심지어 잘못된 결정이라 하더라도 행복하다는 거죠.

 

- 모두에게 칭찬받고 싶고, 누구에게나 좋은 평판을 얻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평가하는 기준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 위대한 예수도 자신의 동네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인생극장에서 주인공은 관객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임을 잊지 마십시오.

 

- 긍정적으로 말하면, 경쟁은 진화의 동력입니다. 하지만 생명은 경쟁의 바퀴만으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협력도 필요하죠. 경쟁이나 협력은 생명체의 궁극적 가치가 아니라 생존과 번식이라는 생명체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상이한 전략인 셈입니다.

 

- 핀란드에서는 학생 스스로가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훈련을 어릴 때부터 합니다. 타자와의 비교를 통해 우쭐하거나 우울하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에요. 학교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경쟁하는 것은 탐욕이라고 가르치죠. 스스로 선택한 것을 성취하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자 성숙임을 강조하는 게 바로 그들의 교육철학이었습니다.

 

-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경쟁을 통해 만족감을 얻는 것, 즉 과거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나아졌기에 만족하는 것은 성숙한 경쟁입니다. 승자와 패자를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경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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