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37
손희준 글, 김윤경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우승을 목적으로 싸워야 할 배틀에서 개인 감정들만 앞세우는 유레카 37권입니다.

음... 이번 권은 상당히 예상 외의 상황들이 펼쳐지더군요. 36권에서 싸울 것이라 예상되었던 '반 vs 가게 주인 아가씨' 뿐만 아니라  '사이보그 vs 활잡이, 뭉크, 인공지능'의 싸움까지, 오랜만에 안보이던 인물들까지 나와서 싸움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싸우는 장면보다 말빨로 사람 잡는 주둥아리 파이터들이 많다는 불만은 뒤로 하고(왜 보르미르는 자기 기술을 적에게 설명해 주는 건지 원...), '피리아'양은 뭐, 그 동네에서 먼치킨으로 숭상받아도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이 만화는 판타지스러운 점들은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고, 누가 더 버그에 가까운 능력을 사용하느냐가 캐릭터 중요도의 척도가 되어가는 듯 싶습니다. 상대편과 자신의 몸을 바꾸는 기술의 '유레카', 상대방의 전략을 순식간에 읽어내리는 '반', 개에 필적하는 코를 지닌 '크류나르', 새롭게 등장하여 말도 안되는 기술을 선보여주는 '피리아', 그 외 신선한 기술들을 가지고 와서, 이 게임에는 과연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어 주는 '모든 캐릭터'들(농담 아니고, 나는 보르미르에게 그런 기술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캐릭터들 간의 설정이 잡혀가나 싶으면 설정 파괴 캐릭터가 늘어나는 것이, 블리치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모르겠네요.

뭐, 하여튼 이런 상태입니다. 하아~ 만화책을 사보고 있는 팬으로서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더 이상 요상한 캐릭터들이 늘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캐릭터들이 자기 기술들 설명하느라고 페이지 다 잡아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정도입니다(도대체 액션 장면에 뭔 놈의 말칸들이 그리 넘치는지...)

아 그리고...왜 보르미르가 이딴 식이냐고! 난 이 만화에서 보르미르가 제일 좋다고! 미친놈들이 넘쳐나는 곳에서 그나마 유일한 정상인인데, 왜 이렇게 타박하냐고! 젠장~~


ps. 개인적인 바램을 하나 더 말하자면, 저는 캐릭터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 혼란 등이 더 나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이라는 캐릭터가 보르미르 이상으로 맘에 들었던 이유는, 수많은 가상현실의 존재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자신의 삶을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입니다. 자신이 만들어진 존재 의의를 알고 있고, 또 그것을 바꾸려 노력하는 모습 등은, 유레카의 세계관에서 꽤 중요하게 다뤄져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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