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사기꾼 - 모세, 예수, 마호메트 패러독스 12
스피노자의 정신 지음, 성귀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불교에는 긍정적이고 천주교에는 무관심이며 개신교에는 약간의 적대적 감정을 지니고 있는, 그냥 보통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신론자인가 하면, 또 그렇지만은 아닌 사람이다. 어디 하나에 소속되자면 불가지론자라는게 옳은 말이겠지.

최근에 읽은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전부 읽은 후 생각을 해보니 올해에 무신론관련 책을 3권 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 명의 사기꾼>, <만들어진 신>, <신은 위대하지 않다>인데, 지금 이 3권 다 재미있게 읽었고, 주제도 같은거 같아서 한번 정리해 보고 싶어졌다.(그냥 대충~~)


1. <세명의 사기꾼> - 스피노자의 정신(생각의 나무)


올해 읽은 무신론 책중에서 제일 먼저 읽은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은 다른 두 책과는 달리 저자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슬람 종교철학자 '이븐 루슈드'라고도 하며, '프리드리히 2세', '아르노 드 빌뇌르', '폼포나치' 등등 여러사람이 이 책의 저자일 것이라고 거론되어졌다.
그렇다면 어째서 저자가 불명확 한것일까? 그건 이 책이 다른 두 책과는 다르게 17~18세기에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은 그 당시 파리 경찰이 직접 나서서 이 책을 유통시키는 서적상을 일제 검거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정도의 세상이었다. 아무리 르네상스의 시대가 흐르고 중세보다 약해졌다고 해도, 여전히 종교의 힘은 유럽 내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던 시대였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저자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 책의 저자라고 밝히고 다닌다는 것은 곧 '나 좀 죽여 주세요~~'라고 선전하고 다니는 꼴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세명의 사기꾼은 누구를 말하는 걸까. 바로 일신교도들의 창조자들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인 '모세', '예수', '마호메트'의 3사람이다. 각각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을 대표하는 이 세명을 사기꾼으로 몰아 넣은 논리는 어떠할까. 아마도 17~18세기의 책이니 만큼 지금 사람들이 종교를 비판하는 이유와 다를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게도 과거의 이 무신론책의 주장이 지금 사람들이 하는 주장과 별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예언자들은 사실은 굉장이 자기모순적인 존재들이며, 이들이 말하는 것이 과연 정의와 사랑에 대한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대중들의 우매함과 권력자와 종교의 결탁 행위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있는데, 이 책의 등장 시기를 생각해보면 아직도 이런 부분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놀랄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다른 두 책보다 얇다. 아니, 요즘 나오는 소설들도 200페이지는 기본으로 넘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겨우 167페이지밖에 되지 않으니 굉장히 얇은 편에 속한다. (참고로 <만들어진 신>은 607페이지이고, <신은 위대하지 않다>가 415페이지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일신론에 대한 비판과 무신론에 대해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핵심 사항이 적혀있는 책이다. 만약 종교를 비판하는 책을 읽고 싶은데 두꺼운 책은 피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2. <만들어진 신>- 리차드 도킨스(김영사)


(이미 <만들어진 신>은 예전에 짧게나마 글로 쓴적이 있다.)
http://barlog2828.egloos.com/2434930


이 시대의 최고의 무신론자를 꼽으라면 누구의 이름이 나올까? 나는 당연히 리차드 도킨스의 이름이 나올거라고 생각한다. 영국 내에서 '신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라는 것을 광고로 내걸고 있는 양반이고, 또한 이사람 만큼 대중적으로 유명한 사람도 없을테니 말이다.

그가 저술한 <만들어진 신> 역시 그의 명성에 걸맞게 굉장히 공격적인 책이다. 그는 종교는 산타클로스나 이빨요정, 우리나라로 치면 도깨비와 같은 어린시절의 존재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이어진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또한 그는 한 챕터를 통해서 종교는 선이 아니라 종교로 인해서 죄가 만들어 진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분쟁들과 전쟁들은 종교에서 말하고 있는 유아독존적인 교리와 결코 타협할 수 없도록 만들어진 사상들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며, 또한 종교에서 정해놓은 윤리로 인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쓸데없이 양심의 가책을 가지게 하는 등의 악영향만을 끼치고 있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부터 특정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어린이에게 독선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어라... 순서가 이게 맞나?)

이 책이 다른 책들과 구별될 수 있는 것이라면, 도킨스가 과학자라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우라질놈의 '지적설계론'과 '창조론'때문에 울화통이 터져서 그런것인지, 과학과 관련되어 종교를 바라본다거나, 과학에 의해서 어떻게 종교의 질서들이 가차없이 파괴되는지를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부분은 <신은 위대하지 않다>와 구별되는 부분으로, <신은 위대하지 않다>현재의 종교로 인한 부정적 상황에 초점을 마추고 있다면, 과학으로서 바라보는 종교라는, 관점의 차이가 어느정도 있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하면 부러진다는 말도 있듯이, 이 책 역시 상당히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리차드 도킨스는 이미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등을 통해서 진화론의 대표주자로서도 유명한 사람이다. 나 역시 저 두책을 읽어보았고, 그때문에 진화론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게 된 것 역시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진화론자=무신론자라는 공식이 생겨나는거 같아서 골치아픈것 역시 사실이다. 사실은 진화론자 중에서도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차드 도킨스에 의해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물론 그가 상대하는 창조론자들 역시 창조론자가 신을 믿는 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또한 이 책이 되려 창조론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과학과 동일시 하려는 개기로 삼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 역시 있다. 원래대로라면 저런 헛소리는 그냥무시하고 살아가는게 그만인데, 리차드 도킨스와 같은 사람이 앞장서서 나서는 바람에 종교내에서나 말해야 할 것들이 공론화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도리어 창조론자들로서는 반갑게 받아들여지는게 아닐까?

비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책이지만, 리차드 도킨스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무신론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3.<신은 위대하지 않다>- 크리스토퍼 히친스(알마)

바로 오늘까지 읽었던 책이자, 또 내가 읽은 무신론 책들 중에서 제일 훌륭하다고 생각되어지는 책인 이 책은, 위에서 말한 대로 주로 현재 종교로 인해서 일어나는 상황들과 기자로서 활동하면서 겪은 개인적인 상황등을 종합하여 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다른 두 책이 일신론과 관련된 부분만을 짚고 넘어가는 것과는 달리, 일신교뿐만 아니라 불교 역시 짚고 넘어간다는데 큰 차이가 있다. 물론 불교만을 짚고 넘어가는게 무슨 큰 차이냐 라고 물을 수도 있는데, 위의 두 책은 일신론만을 부정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동양의 종교는 일신론과는 다르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생각될 수 있다.(실제로 <만들어진 신>에서는 유교나 불교는 종교라기 보다는 철학에 가까우므로 비판의 대상에서 벗어난다고 도킨스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불교를 포함시킴으로서 비단 불교뿐 아니라 대부분의 종교에서 보여주고 있는 악영향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학자인 도킨스와는 달리 기자라는 신분으로 이용해서 정보의 획득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실제로 저자가 경험한 사건(자신이 종교 지도자의 후계자라고 주장된 사건등)이나, 혹은 자신이 잠깐이나마 거주했던 곳에서의 상황까지도 이야기 해주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그가 북한을 방문한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북한만큼 종교의 폐악성을 보여주고 있는 곳도 드물다는 것이다. 굶어 죽어가면서도 김정일을 찾고 있는 모습, 그리고 김일성이 아직까지도 지배하고 있는 나라(죽은자가 지배하는 나라)라는 표현등을 보고 있자면, 뭔가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있는 듯 하다.(참고로 이 책에서는 한국인이 한명 더 등장하는데, 바로 통일교의 교주인 문선명이 그이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만들어진 신>보다도 더 지독하게 종교를 건드리는 부분도 존재하고 있다. 그는 테레사 수녀의 성인 인증에 나타난 종교의 독단적인 모습을 비판하고 있으며, 성경에 기초하여 노예제도를 합리화 시키는 장면들, 코란을 이용하여 다른 종파를 가차없이 학살하는 사건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서로 감싸 안아주는 종교라는 카텔로그 안의 고립성과 독단성을 건드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 책이야 말로 정말로 종교의 그림자를 들춰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무신론이라거나 종교만을 비판하는 책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인간이 어떠한 권력을 획득함으로서 그것을 남용하고 독재로서 사용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것이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본연의 문제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을 따로 적어놓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전체 분위기는 단순히 종교가 악이라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등에 의해서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4. 결론


단순히 책들의 내용만을 적다보면 3권의 내용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읽으면서 <세명의 사기꾼>과 <만들어진 신>이 생각나게 하는 부분들이 있었고, 심지어는 서로 같은 이야기를 거의 엇비슷한 형식으로 주장하고 있는 부분 역시 있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이 책들이 서로를 배껴서 그런것일까? 나는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뒤에 소개한 두 책과는 달리 <세명의 사기꾼>은 시대에서 큰 간격이 있는데도 엇비슷한 내용이 나온다는 것은, 시대가 흘러도 결코 변하지 않는 무엇인가가 종교에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서 생겨나는 사건들 역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또다른 무신론자의 책을 보더라도 결국 이와 엇비슷한 내용이 계속해서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결국 종교 자체 내에서 무엇인가 변화가 있기 전에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들을 평가하자면, <세명의 사기꾼>은 무신론자들의 입문서이고, <만들어진 신>이 무신론자들의 교과서라면,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무신론자뿐 아니라 일반인까지도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설령 무신론자가 아니더라도 <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한번은 읽어보고 생각해봐야 하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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