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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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스티븐킹 #신작 #페어리테일 #1권

"이게 판타지 소설이라면 작가는 내가 ‘다른 세상’이라고 지칭하기 시작한 그곳을 주인공이 탐험할 수 있도록 방법을 고안할 것이다." (페어리 테일 P.288)

그렇다.

저자 스티븐 킹은 주인공 ‘찰스 리드(줄여서 찰리)’가 온전한 주인공이자 영웅으로서 동화 속 판타지 세계를 구원할 수 있도록 완벽한 서사를 준비해 놓았다.

찰리는 1.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알코올중독이라는 환경에서 불우하고 우울한 유소년기를 보낸다. 고난이 주어지는 것은 주인공의 과거사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하기에 우리의 찰리도 고난의 시기를 인내로 보내게 된다.

2. 또 고난의 시기 동안 악동으로 지내며 나중에 더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회심을 불러일으키는 흑역사가 있다. 그리고 3. 보디치 씨와 레이더를 만나며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배려심과 다정함을 보이며 성장한다. 물론 그간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한 빚을 갚아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여겨서 보디치 씨를 돕게 되긴 하지만, 노견 레이더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며 사랑하는 반려견을 위해 시련에 도전하는- 너무나 올곧은 영웅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작가가 책에 직접 주인공이 서술하게 하면서까지 준비시킨 우리의 주인공 찰리는 보디치 씨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 바로 ‘페어리 테일’의 세상으로 모험을 하게 되는데. 이게 1권의 거의 후반부에 나오는 부분이라(그전까지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야 하는 당위성을 서술한 내용을 읽어야 함) 2권까지 산 다음에 읽는 걸 추천드린다. (하… 나 왜 2권 없…)

여기까지만 읽으면 이 책은 후반부만 재밌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찰리가 보디치 씨를 만나기 전까지의 상황을 쭉 서술한 중반까지의 이야기들도 매우 재밌다. 주인공의 성장을 다룬 청소년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좀 더 훈훈한 분위기로 감동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혀 지루하지 않다. ‘내가 왜 외국 청소년의 성장기를 읽어야 하는가.’같은 딴 생각은 1도 들지 않을 정도로 쉽게 읽히고, 찰리가 괴팍한 보디치 씨와의 관계를 개선해가는 걸 보며 희열도 느끼고, 조금씩 드러나는 보디치 씨의 미스터리들이 계속 흥미를 느끼게 해 지하 계단을 발견하기 전까지도 너무나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역시 스티븐 킹이다.

또 동화 속 세계를 어떻게 표현할까 매우 궁금했는데, 저주받은 그 세계를 꽤 고어 하게 표현해서 삽화가 있었으면 19금 판매를 해야 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딱히 아름답게 그려지지 않아 놀라웠다. 그래도 등장하는 동화세계 속 인물들은 따스한 마음씨를 지녀서 그 아름다움과 다정함이 가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림형제만큼이나 잔인하게 그려지는 인물들도 약간 있어서 2권에서 ‘해나’의 존재가 더 드러나게 되면 어른들도 좋아할 만한 다크 한 동화적 요소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찰리가 정말 그 세계를 구원할 ‘동화 속 백마 탄 왕자님’이 될지… (아니 근데 이름부터 찰스 왕자인데? 정말 찰떡인데?) 음. 되겠지. 분명 왕자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잠에 든 레이더 공주님을 깨워 영원한 사랑을 나누며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라는 해피엔딩이 될 것이다.

진짜, 동화적 요소가 곳곳에서 짜잔~ 하고 등장하는 게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서 2권을 읽어야겠다. 아 너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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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는 요일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21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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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이거, 지금 딱 봐도 보통 드라마가 아닌디.” p.427

네. 악어 씨. 악어 씨 말대로 이 책은 진짜 보통 드라마가 아닌 것 같습니다.

진짜, 이 깊디깊은 사랑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애정도 증오도 모두 사랑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강지나와 현울림’은 증오와 복수로, ‘현울림과 강이룬’은 애정과 그리움으로, 그리고 ‘현울림과 김달, 젤리’는 우정과 헌신으로 각자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몸을 일곱 영혼(뇌신경?)이 공유하는 신체 공유의 시대에 이뤄진 보디 메이트(신체 공유자) 살인사건인데, 이 희소성 넘치는 SF 적 포인트 세계관에서 (‘사람의 영혼을 공유한다고? 지구 자원을 아껴야 해서? 근데 그 뇌 데이터를 모으고 공유하는 시스템도 에너지가 필요할 텐데. 그 에너지 생성과 소비에 탄소가 더 많이 발생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혼란할 때) 아날로그적 포인트인 감정을 기반으로 한 사건이 일어나자 내 뇌가 급속도로 집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죽은 이후에도 영혼(뇌신경?)은 데이터 보관소에 저장되어 있어서 자신을 죽인 살인자를 쫓을 수 있다는 점이 더 흥미를 돋우었는데, 이 과정에서 만나는 신체 브로커와 무국적자들 그리고 회상되는 과거 이야기들로 인해 쉽게 페이지를 닫을 수 없었다. (책 읽으러 간) 카페가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서야 간신히 몇 장 안 남은 책을 덮고, 다 식은 커피를 목구멍으로 흘려 넣고, 파워워킹으로 집에 도착해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다시 책장을 열었지.

진짜 어떻게 이런 소재를 떠올릴 수 있을까. 책 내용을 되뇔수록 작가가 너무 대단하게 느껴진다. 본인은 전형적인 트리플 T형 인간이라 이런 놀라운 SF 요소는 떠올릴 생각도 못 하는데, 여기에 지독한 사랑의 이야기를 몇 갈래로 베리에이션 해가며 풀어놓았다는 것이 더 놀랍다.

진짜 악어 씨. 당신의 말대로 이건 보통 드라마가 아니에요.

전작인 ‘스노볼’에서도 복제되어 태어난 존재들의 각자의 정체성과 존엄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었던 작가는 이번 작품 ‘네가 있는 요일’에서도 신체(외면)와 정신(내면)의 분리와 결합을 통해 인간성 및 영원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다. 신체 공유 7부제에 등록한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과 이유로 공유하는 몸이 바뀌기도 하고, 자신의 몸을 다른 공유자들이 쓰도록 내주기도 하는데 등장인물들은 결국 바뀐 서로를 알아본다. 또한 스스로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상공간인 ‘낙원’에서는 모두가 영원한 사랑을 찾아 헤매면서도 영원한 사랑에 정착하는 존재는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끝없는 사랑’을 약속하는 존재들은 있다.

“몸을 빼앗기고 기억을 잃어도 너와 나는 틀림없이 서로를 알아보고 어김없이 서로를 사랑하게 될 거야.” p.430

아, 이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어이할까.

매일 영혼이 바뀌어 7일에 한 번, 정해진 요일밖에는 오프라인 활동을 할 수 없는 7부제 인간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기에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오래도록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 또한 모든 게 생각하는 대로 이뤄지는 정신세계인 ‘낙원’에서도 자신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꾸미고 살아가는 한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모든 외적인 부분들을 내려놓고 마음으로, 정신으로 교감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외양이 어떻건, 살아가는 환경과 조건이 어떻건, 결국 서로를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버린다.

이 책의 중반부까지는 보디 메이트 살해자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고, 후반부부터는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사랑의 이야기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렇게 매일, 밤에 잠들 때마다 자꾸 실실 새어 나오는 웃음과 여운에 이 책이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창비 #소설Y #박소영 #네가있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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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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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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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앤 전집 세트 - 전8권 (완역본) 빨간 머리 앤 전집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유보라 그림,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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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앤 전집 정말 표지부터 내용까지 완-벽 합니다! 그 시절 시대상과 정보 등의 부록도 내용이 탄탄하고 이해도를 높여주는데, 중간 삽입된 삽화들도 장말 마음에 들어요 ㅠ 진짜 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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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진 소녀
악시 오 지음, 김경미 옮김 / 이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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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었다. 심청전 외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작가가 상상의 나래를 잘 편 소설인데, 주인공 시점으로 쓰이다 보니 모든 문장이 현재진행형이라서 약간 낯설기도 했지만, 용왕과 미나의 로맨스가 반전요소가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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