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함께한 하루 떡잎그림책 14
필립 베히터 지음, 유혜자 옮김 / 시금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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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쓰고 나니 노래가 하나 생각난다.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라는 이현우의 노래였나..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런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었다.(여기서 나이가 들통나버린...)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에게 처음했던 질문이였다. '오늘 하루 어땠니?' 

나는 1인 가구다. 물론 부모님도 계시고 오빠, 언니도 있지만 모두 다른 곳에서 산다. 오빠와 언니는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어 4인 가족이지만 나는 아직 미혼이라 1인 가구다. 그러다보니 나의 하루를 살펴주는 사람은 사실 나 자신이다. 그래서 그런지 출근하는 주중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주말같은 경우에는 그 하루가 오롯이 느껴진다. 혼자 일어나서, 혼자 밥 먹고, 혼자 티비보고, 혼자 청소하고..그러다보면 하루가 나도 모르게 지나간다. 언젠가부터 혼자인게 좀 쓸쓸해졌다. 


이 그림책 속 주인공인 너구리가 혼자 있을 때 모습이 꼭 나같아 보였다. 재미있는 책을 보거나 들썩 들썩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좋아질까요? 라는 문장을 보며 훗 하는 작은 실웃음이 터졌다. 내가 가끔 하는 생각이다. 심심한 너구리는 빵을 만들기로 하고 계란이 있는 여우집에 가면서 주인공 친구들이 모이게 된다. 이들은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직접 말은 하지 않지만 서로가 있음에 행복하고 즐거움을 깨닫는다.


멋진 하루였어요.

친구들과 함께한 신나는 하루였어요.


다같이 야외 테이블에 앉아 저녁을 먹는 모습은 누가봐도 행복해보인다. 역시 함께한다는 것은 이렇게 좋은 것이다. 물론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고 좋긴 하지만 함께 밥 먹고, 함께 웃으며, 함께 이야기하며 소소하게 살아가는 인생이 재미있는 것이다.


나도 이번 주말은 친구랑 함께한 하루로 보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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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 2022 볼로냐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 도서 Studioplus
서선정 지음 / 시공주니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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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의 나뭇잎들이 차 곡 차 곡 쌓여져 있는 사진이 표지에 있다. 지금 계절에 바깥의 풍경에서 보이는 색이다. 다같은 신록의 푸르름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색을 띄고 있다. 이 푸르름이 모여 사람들의 눈길을 이끈다.

  책의 제목과 지은이, 출판사 등은 찍어낸 듯 책에 녹색으로 적혀있다. 그 느낌이 좋아 몇번이고 만져본다. 뒷표지에는 꽃향기와 한낮의 따스함, 초록 풍경과 계절들이 차곡차곡 이라고 적혀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책은 흘러간다. 집 안의 풍경과 자연의 모습이 변해가며 차곡차곡 쌓여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각해보니 계절은 정말 말없이 조용히 지나간다. 찬란한 꽃이 피어 모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봄도, 뜨거운 햇살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던 여름도, 떨어지는 낙옆을 보며 쓸쓸한 마음을 부여잡았던 가을도, 시린 손발을 종종 거리며 바삐 걸었던 겨울도 어느 새 지나가 버린다.

  계절이 흘러감은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 듯한 허무함만 남을 것 같지만 생각해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우리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남긴다. 봄은 봄답게, 여름은 여름답게, 가을은 가을답게, 겨울은 겨울답게 말이다. 계절에 맞게 차곡차곡 쌓아가며 삶을 아름답게 살아간다.

  차곡차곡 쌓아가며 흘러가는 계절처럼 우리도 매일 차곡차곡 쌓아가며 살고 있다. 나의 하루가, 나의 일주일이, 나의 한달이 겹겹이 쌓여 소중한 무언가를 만들어간다. 추억도 쌓이고 사랑도 깊어지며 나의 인생은 나날이 행복해지고 충만해진다.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차 곡 차 곡 쌓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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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달력 웅진 모두의 그림책 44
김선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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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라는 앞표지 문장에 눈길이 간다. 아래쪽에는 달력과 유사한 모습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해당하는 그림이 귀엽게 그려진다. 이렇게 깜찍할 수가! 계절별로 변하는 할머니의 몸빼 바지에 자연스럽게 눈이 간다.


  이 책은 농부 부부의 일년살이가 담겨져 있다. 6시 내고향이라는 tvㅍ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시골의 일은 마치 집안일처럼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집안일도 그냥 보기엔 할만한 일 같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 않듯이 농사는 그보다 더하다. '겨울을 겨울답게 난다는 것. 너희를 위해 남겨 둔 거란다. 겨울은 본디 함께 나는 것이지'라는 첫 장에 나온 문구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사계절의 모습을 정말 세밀하게 그려놓은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표현을 해 두었는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다시 봐도 그 재미가 더해진다. 우린 가끔 계절탄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요즘 거리 곳곳에 만개한 벚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봄 타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 그림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모든 계절의 느낌을 각각 느끼며 그 계절을 탈 수 있어 언제봐도 좋을 것 같다.


  '이제 모두 쉽니다'라는 마지막 장면의 문장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그림책을 덮을 수 있다. 자연이 주는 행복함을 느끼며 사는 농부 부부의 모습이 어느 덧 가슴 한켠에 깊숙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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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인어
루시아노 로사노 지음, 박재연 옮김 / 블루밍제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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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의 작은 인어.

  왠지 드라마 제목 같다. 에펠탑이 조금 보이는 뒷 배경과 함께 큰 분수 하나가 앞표지를 차지하고 있다. 파리의 이 곳 저 곳의 모습이 담긴 지도가 그려져 있는 면지는 여행을 막 시작하는 설레을 가져다 준다.


  콩코드 광장에 있는 바다의 분수 모습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분수의 꼭대기에 있는 인어는 그곳에 있는 자신의 모습이 참 어색하다. 밤이 되면 분수에 사는 조각들은 바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작은 인어는 바다에 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생겼다. 하지만 다른 조각상들은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라며 핀잔을 준다. 


  어느 날, 한 엄마와 아들이 분수대에 찾아와 소원을 빈다. 우리나라에도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바위, 분수, 두꺼비 등이 참 많다. 그곳에 가보면 동전이 붙여져 있거나 두꺼비 발의 색이 바래져 있기도 하다. 우리는 그곳에서 참 다양한 소원들을 빌며 꿈을 꾸곤 한다. 엄마와 찾아온 아들은 소원이 잘 떠오르지 않았고 그때 인어는 자기의 소원을 빌어다. 인어의 소원은 단 하나, 바다로 가는 것이다.


  그날 밤 인어의 꼬리는 다리로 변하기 시작했고 인어는 세상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인어의 여정에는 파리의 명소인 튈트리 정원, 센 강 등이 함께 한다. 지나가며 만나는 모든 이는 원래는 자리로 돌아가길 권했지만 인어는 꿋꿋하게 가고 싶은 길을 걸어간다. 그러나 인어도 어느 덧 힘이 들고 슬퍼진다. 그때 음악소리가 들렸고 인어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침 지나가던 백조가 인어의 노래를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바다'라는 목적지가 같음을 알게 되었다. 인어는 백조와 함께 바다로 가게 되었고 다리가 꼬리로 변할 때쯤 바다에 도착한다. 끝없이 푸른 물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인어는 정말 자신의 집에 돌아온 것 같았다. 그날 이후 인어는 매일 바다 깊은 곳에서 노래를 하며 지낸다.


  나는 예전에 혹은 지금 어떤 소원을 가지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꿈을 이루고자 어떤 도전을 했으며 무엇으로 그 꿈을 꺾어야만 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평범하고 소소한 삶이 편하다고, 그저 보통이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나는 인어처럼 정말 간절한 것을 위해 걷고, 또 걸어본 적이 있었던가?


  아무도 응원해 주지 않는 길, 어쩌면 정말 외롭고 힘든 길을 걸어갔던 인어는 평범하고 익숙하며 보통이 내 삶에 돌멩이를 하나 던진 느낌이였다. 뿐만 아니라 소원을 빌기 위해 분수에 동전을 던질 때 떠오르는 질문이 없더라고 걱정말라고, 더 간절하게 소원을 비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는 마지막 문장은 내가 아닌 다른 이의 꿈도 함께 응원해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은 두렵고 힘든 일이지만 설레고 벅찬 일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지만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것이 주는 설렘과 행복함을 느껴보고 싶다.


  미국의 시인 윌트 휘트먼의 "보라, 저 끝없는 바다를!"이라는 말이 작가의 소개와 함께 적혀 있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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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마법 빗자루가
크리스 반 알스버그 지음, 용희진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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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반 알스버그 글.그림

크리스반 알스버그의 그림책은 몇 번을 읽게 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그림책이 나왔다고 해서 엄청 기대가 되었다.

역시나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느 가을밤 마녀를 태운 빗자루가 홀로 사는 아주머니 텃밭으로 떨어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녀를 태운 빗자루라니. 이건 옛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러나 이건 뭔가 다르다. 마녀가 두고 간 빗자루가 스스로 움직이며 일을 한다.

마법 빗자루 맞구나!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를 도와주는 마법 빗자루는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웃 주민들 때문에 불태워진다.

아. 이렇게 슬프게 마무리가 되나 싶었는데

역시나 크리스반 알스버그답다.

밤마다 빗자루 유령이 숲 속을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잠든 아주머니 곁에 어깨를 두드리며 다가온 것은 바로 마법 빗자루!

마법 빗자루는 예전처럼 청소도 하고, 벽난로에 장작도 집어넣고, 피아노 연주도 시작한다.

판타지 세계를 묘하게 그려내는 건 크리스반 알스버그만의 매력이다.

세밀하면서도 섬세한 그림도 볼만하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상상의 세계로 빠져볼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키위북스에서 보내주신 그림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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