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야 살 길이 보인다
김선호 지음 / 다산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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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어왔던 책들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사는 삶이 의미 있는 삶인가' 등의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면, 이 책은 내게 '그렇게 전력질주를 한 다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해주었다.

 

우선 이 책의 저자는 보통 사람보다는 조금 더 뛰어난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이 의도한대로 모든 3-40대 후배들이 100% 공감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 저자는 명문 고등학교에 들어가 서울 공대를 나와 미국 유학도 다녀오고 경영학 박사까지 수료했다. 정부의 국장이 되보기도 하고 CEO, 대학 교수도 해 본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중년이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살짝 자기 자랑을 하는 건가 싶기도 했고, 진짜 삶의 고생을 느껴보지도 못했으면서 엄살을 부린다고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건, 저자가 이렇게 소위 잘 나가던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퇴직 후 나이 쉰여섯에 몇 번이나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차가운 현실에 내동댕이쳐졌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람도 이렇게 되는데, 변변한 경력도 모아놓은 돈도 인맥도 지식정보도 없는 사람이라면 오죽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조언을 해주는 저자에게 감사함 마저 느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자는 참 사치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치스럽다기 보다는 '품위유지비'가 많이 드는 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직 후 아내와 전 세계 낭만 여행을 돌고 난 후 1년도 못 되어 퇴직금이 다 날아가고 빚까지 쌓였다. 보다 못한 아내가 나서 '반찬가게' 사업을 시작하지만,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 고민을 했다고 한다. 나는 '반찬가게가 어때서?' 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그 사업을 두고 3D 라는 표현을 쓴다. 무슨 막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의 사업을 시작 할 여유라도 있는 게 요즘 같은 세상에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 하며 조금은 짜증이 나기도 했다. 어쨌든 다행히 두 부부의 노력으로 반찬가게는 대성공을 거두고 저자도 조금은 여유를 가지게 됐다. 진정으로 살기위해 고군분투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글로 적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특히 경제문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안 없이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맞을 우리들…….이제는 정말 앞으로의 70년을 내다봐야 한다. 지금 당장은 젊고 다닐 직장이 있어 피부로 느끼지 못 할 수도 있지만, 눈 깜짝 할 사이에 우리도 정년퇴직을 맞을 것이고, 제대로 된 노후 대책 없이 차가운 현실에 내동댕이쳐 질 것이다. 실감할 순 없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반드시 철저히 준비하고 고민해 보아야 할 미래다.

 

저자는 그저 땀 흘린 기억밖에 없는 30년을 보내고 남은 것은 빈털터리에 겁 많은 자기 자신이었다고 말한다. 그저 멀리멀리 가고, 그저 높이만 오르려 했는데 막상 넘어져 주저앉아 보니 돌아볼 것도 내려다볼 것도 없었다 고백한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처럼, 새 청년이 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에게는 유비무환의 교훈을, 이미 정년퇴직을 앞둔 이들에게는 새로 시작할 용기와 지혜를 주는 이야기다. 한옥 펜션지기로 살며 아내에게 빨간 색 폭스바겐 뉴비틀을 선물 해 주고 싶다는 저자의 고급스러움(?)’은 끝까지 나를 좀 짜증나게 했지만 어쨌든 우리도 한 번은 경험할 저자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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