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이 있는 풍경
이상엽 사진.글 / 산책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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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느낌이 좋은 책이다.

책을 직접 펼쳐들면 알 수 있다. 내용도 그렇지만, 사진과 디자인도 그렇다.

'레닌' 그 자체는 우리 시대에서, 특히 사회에 나와 있는 나같은 사람에게서 너무 멀어져 있는 사람이다. 즉 풍경, 혹은 역사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좇아 그 풍경들을 따라가면, 새록새록 그 기억과 정신들이 되살아난다.

이상엽이란 작가는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만들어진 책은 사진과 글 모두 잘 어우러져 있다.

 

겉 커버를 벗겨내면 그 안에는 새로운 풍경이 또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디자인에 끌림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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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기적을 만든 한 정신과 의사 이야기
이브 A. 우드 지음, 김무겸 옮김 / 글항아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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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나는 ‘슬픔’이나 ‘고독’을 좋아하는 인간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이고 그들에게 관심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가도 너무 많은 사람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있으면 답답해했다. 왕따는 아니지만, 가끔 혼자서 왕따를 자처하는 고립감 같은 것.
자처하는 고립감임에도 불구하고, 그건 깊어지게 되면 스스로에게 정말로 외로움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대학 때 한번은 몸이 많이 아팠던 적이 있다. 친구들이 처음에는 수업도 안 들어오고 하니 신경을 많이 써줬는데, 그게 반복되니까 무덤덤해지고 어느새 나를 자주 찾지도 않게 되었다. 그럴 때 인간은 마음속에서 ‘우정이고 뭐고 없어’ 하면서 혼자서 외로워하고 배신감마저 느끼기도 했다. 시간이 좀 지나 마음을 조금만 고쳐 먹으면 그런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긴 했지만.

가족과의 따뜻한 정이 편치 않았던 나, 직장에서 너무 많이 이야기를 하거나 정을 주고받는 것이 내심 불편했던 나, 나는 이런 내가 약간은 부적응자가 아닌가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 그건 그냥 나만의 ‘타고난 생물학적 특성’임을 알게 되었다. 인간 심리 치유의 가장 기본은 ‘타고난 기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게 이 책의 첫 번째 중요한 메시지인데, 그건 내 탓도 부모 탓도 아닌 그냥 인정해야 할 객관적인 무엇이다. 

 이걸 잘 파악하고 나면, 어릴 때 내 정신이나 사고에 영향을 주었던 배경들을 짚어보게 된다. 가족과의 관계가 가장 핵심일 텐데, 사실 나는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거의 없었다. 평범한 가족으로, 부모님이 나에게 상처나 억압을 준 적이 없고, 많은 형제들과 별 탈 없이 지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울기질이 있었다.(바로 생물학적 특성 때문에) 

또한 항상 영혼의 목마름이 있었다. 나보다 더 큰 존재에 대한 그 무엇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거의 없다. 나 같은 사람은 무신론자는 절대 될 수 없었다. 자신을 폄하하진 않지만, 그래도 항상 인간은 너무 나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더 큰 존재인지에 대한 확신은 아직 없다. 즉 특정 신이나 종교를 믿진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들의 삶을 가능케 해주는 것은 더 큰 존재의 힘이라고 느꼈다.

이 책은 그런 영혼의 부분을 과도하지 않게, 그러나 필수 요소로서 짚어준다는 점에서 많은 일깨움을 주었다.  

 그리고 하나 더, 오래된 꿈을 생각나게 했다. 많은 사람이 장래의 직업을 생각할 때 다른 사람을 돌보는 어떤 직업들을 한번 꿈꾸곤 한다. 나또한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은 일을 하고 있지만, 십대 때만 해도 다른 사람을 돌보는 직업을 가져야지 생각하곤 했다. 이 책은 ‘돌봄’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아직은 저버리지 않고 가슴속에 품고 있어야 할 꿈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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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에 목숨을 건 조선의 아웃사이더
노대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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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관련 책들은 대부분 사는 나, 지난주 교보문고 갔다가 지른 책 중에 하나다.

노대환이란 작가는 예전에 신병주씨하고 같이 책을 썼던 이로 기억한다.

 

'조선'이란 제목이나 '아웃사이더'란 제목에 이끌린 건 아니었다.

사실 아웃사이더의 제목으론 책이 꽤 나왔는데, 특히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최기숙의 <문밖을 나서니 갈곳이 없구나>가 기억난다. 물론 다른 뜻의 아웃사이더겠지만.

'소신을 건'이란 단어를 보면 오히려 안대회의 <조선의 프로페셔널>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들 프로페셔널 10명은 정말 자신의 소신에 목숨을 건 아웃사이더들이었으니까.

 

소개되는 인물이나 이야기는 많이 알려진 것들이다. 물론 저자의 또 다른 시각이 있겠지만, 그래도 재미로 책을 읽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구미를 더 끌어당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내용이 괜찮다. 또 중간중간에 짧은 글들도 쉬어가는 글로 읽을 만하다.

편집도 괜찮다. 책은 예쁜 편이다. 물론 대부분의 조선시대 책들이 그렇듯이 도판의 새로움은 없다.

그래도 저자의 책이 오랜만에 나와서 반갑게 집어들었다. 반 조금 넘게 읽었는데, 나머지 글들도 계속 재미있게 읽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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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로드맵 101
스티븐 테일러 골즈베리 지음, 남경태 옮김 / 들녘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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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 갔다가 이 책을 손에 들고 단번에 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책이 깜찍해서였다.

작은 크기의 빨강의 단순함이 강렬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손글씨체와 그림들이 잘 어우러져서 느낌을 확 살려준다.

 

그리고 당연히 개념어 사전으로 유명한 남경태 선생님이 번역한 것이기에 내용은 읽어보지 않아도 신뢰가 갈 듯했다.

 

사실 일전에 나왔던 <글쓰기의 전략>은 워낙 많이 읽히길래 봤는데

사지 않았다. 잘 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는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가 더 좋았다. 옆에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내가 글을 그다지 많이 쓰는 편이 아니라, 이런 메뉴얼들을 계속 읽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른 글쓰기 책들하고는 또달리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편편이 짧게 이뤄진 것이 오히려 실천을 더 자극한다는 느낌이다.

명언명구 요약해놓은 것처럼 깊이가 얕은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도움을 많이 줄 수 있는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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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린 도시 - 1968 노량진 사라진 강변마을 이야기
김진송 지음 / 세미콜론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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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예술 분야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예술 분야에도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렇기에 전방위적으로 뻗어나가는 이들이 간혹 주목을 끄는데..

김진송은 그런 인간들 가운데 가장 매력있는 사람에 꼽힐 것이다.

물론 한번도 만나본 적은 없고, 그의 삶에 대해서도 자세히 모르지만.

 

목수 김씨로서 처음 접했던 그. 그리고 <서울의 딴스홀을 허하라>라는 책을 읽었고,

그리고 최근에는 친구가 그에게 관심을 갖고 모든 책을 사서 보길래 나는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 이 책을 집어들어 읽게 되었다. 푸른역사에서 나온 신화책도 있지만 그건 잠시 미뤄두었고.

 

이처럼 간결한 이야기체로 기억을 더듬는 방식이 마음속에 착착 달라붙는 책은 드물 것이다.

알라딘에 들어와서 보니,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나는 그와 세대가 다르지만, 그래서 자라온 환경도 무척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공감할 만한 유년의 기억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랑스러움을 듬뿍 쏟아붓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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