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심리학
이경수.김진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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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마흔 대에 진입한 저자가 어느날 찾아온 우울증과 죽음에의 충동 앞에서 한 정신과 의사를 만나게 되면서 나눴던 대화들을 풀어쓴 책이다.

마흔, 설레는 사랑을 다시 경험해보고 싶은 나이이고, 가족과 자식의 행복이 무엇인지도 알지만, 직장에서 부장이나 국장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다른 직종을 알아보거나 직장을 떠나야 하는 위기의 나이이기도 하다.

나는 아직 마흔이 되어보지 못했지만, 분명히 연속적인 삶 속에서도 마흔은 '가장 낯선' 시기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저자와 같은 우울증이 찾아올 수 있고. 그 낯섦 속에서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면, 그렇다고 삶을 초월할 수도 없다면 도피의 심리가 작동하기 마련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정말 우울하다. 그리고 그런 심정에 동감하는 이라면 '나만의 일은 아니구나' 하면서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그칠 따름이다. 저자가 워낙 우울 모드이기 때문에 읽는 내내 우울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농담'과 '유쾌함'은 없다.

커트 보네거트가 말했듯이 이 우울한 세상을 우리는 '농담'으로서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물론 너무 우울한 세상을 맞닥뜨리다보면 농담도 그쳐질 지경이긴 하지만). 더 이상 돌출구가 없을 때, 우리는 무릎을 탁 치는 농담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낄지 모르며, 거기서 오히려 삶의 돌파구가 찾아질 것이다.

그래서 비극 속에서도 농담을 던질 줄 아는 자야 말로 작가적 기질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 책은 그러나 자신의 경험 속에 갇혀서 '과연 마흔이 이렇게 우울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안쓰러움을 남긴다. 이미 그 아픔을 통과했다면 좀더 다른 방법으로 마흔의 심리를 얘기해도 좋을 것이다.

현실에서의 마흔들이 현실의 삶 때문에 결코 찾지 못했던 유쾌한 삶의 비밀이나 농담들,.

이제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나이가 사실 마흔이 아닐까.

유쾌한 '마흔의 심리학'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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