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자란다 단비청소년 문학
이지현 지음 / 단비청소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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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자란다.

 

어떻게 읽었다고 말하기가 참 조심스럽다.

‘재미있게 읽었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잘 읽혔다’...

 

몰입해서 읽었으니 모두 맞는 말 같지만 또 내 맘은 그렇지 않다.

 

..마음이 그렇다.

 

우리나라 청소년 상담 분야가 있다는 것조차도 몰랐을 때 아니 어쩌면 없었던 시절인지도 모르겠다.

여튼 미국의 한 청소년 상담 전문가가 쓴 글을 읽고 꽤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가장 놀랐던 건, 아동 학대가 아닌 청소년 학대가 쉬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거였고,

아이 하나만 학대하는 것이 아닌 가족 모두가 함께 학대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10대였던 시절, 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어른이고, 학대를 당하는 사람 또한 어른이라는 사실이었다.

청소년? 청소년이라면 어른과 대등한 몸집이었을 테고, 밖에만 나가면 도와줄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텐데, 적게는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에서부터 몇 십 년까지 당하고 살았다는 이야기가.

 

난 이게 실제 있었던 일인지 꾸며낸 소설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랬었다.

실로 다 담을 수 없는 이야기, 글로 다 할 수 없는 사건들이 존재한다고 적혀있었던 책은 한 번 보고 난 뒤 학교에 기증해버렸다. 과장된 일일거라고 외국이니까 그럴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던 거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난 뒤의 서평을.

어찌 써야 하는 가에 대해....한참 고민했다.

 

재미있지만은 않았고, 그렇다고 읽기 힘들지만은 않았다.

 

청소년 문학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은 몰랐을 싶을 내용이고,

그렇다고 모른다면

굳이 알려줘야 할 내용이기도 한.

 

모순같지만 이 책을 읽는 어른들은 모두 같은 느낌일 거라 생각한다.

 

주인공 영우의 실루엣은 굳이 표지의 그림에서 확인하지 않아도

어떤 표정일지, 어떤 모습일 지는 첫 장에서부터 그려진다.

 

중학생이지만 초등수준의 왜소한 체격. 그리고 늘 위축 되어있는 듯한 표정과 행동.

어릴 때부터 지속된 아버지의 폭력에 결국 엄마와 함께 집을 나오게 된다.

 

하지만

어디에든 폭력은 늘 영우의 주위를 맴돌았다.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은 어디서든 나타났고,

또 다른 폭력에 심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시간이 네 편이란 걸 잊지 마라

너는 지금 자라는 중이야“

 

모자를 지켜보던 이웃 할아버지는 다시 떠나려 하는 영우에게 말한다.이미 어른인 아버지를 바꾸는 건 어렵지만 포기하지 말라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를 전한다.

 

영우는 할아버지로부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을 읽으며

자식을 지키지 못한 영우 어머니를 탓 했다기보다,

자기 자신을 지키지 못한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피하지 못해서 당한 개 아니었다는 실제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말이 귀에 맴돌기도 했다.

 

내 아이의 자는 모습을 보며 다시 맘이 아파온다.

어딘가 가정폭력의 희생양인 이만한 아이가 있을 지도,

이 아이보다 더 작은 아이일지도 모를.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


누군가에게 드러나길,


그만 멈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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