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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자들 - 한 난민 소년의 희망 대장정 ㅣ 미래그래픽노블 3
오언 콜퍼.앤드류 던킨 지음, 조반니 리가노 그림, 민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그래픽노블이 풍년이다.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따라가는 듯. 예전보다 확실히 여러 장르로 쉽게 접할 수 있음을 체감한다.
그래픽노블은 소설과 기존 만화의 중간쯤으로 보면 된다.
좀 더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을 다루는 분야가 대부분이라 아이들 대상의 학습만화라 생각하면 큰 오산.
최근 마거릿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가 그래픽노블로 출간되었다고 하여, 고민없이 구입했으나.
책으로 느꼈던 장면이 그림으로 접했을 때의 그 충격이란!
행여 아이가 볼까, 옷장안에 넣어두곤 무슨 성인비디오를 숨겨둔 듯 어찌 보관해야 하나 고민이 됨.
(곧 드라마 방영예정. 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마음)
글로된 작품보다 만화가 가지는 컷그림의 강렬함은 또 쉬이 사라지지않는다.
이 그래픽노블 '불법자들'역시 마찬가지였다.
배 한척에 모여앉은 위태한 모습부터.
아름답다기보다는 두렵다는 생각이 먼저드는 저 푸르스름한 어두운 바다는.
작품의 계절적 배경과는 상관없이 춥고 쓸쓸하다.
작품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진행된다.
첫 장에서의 배 한 척에는 주인공 열 두살 이보가 타고 있다. 6명 정원인 배에 십여명이 탄 모습이고.
게다가 제대로 된 배도 아닌 군용 보트라니. 큰 파도에 휩쓸려 뒤집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태이다.
chapter가 바뀌면서 과거의 이야기로, 이보가 보트를 타기 전의 생활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큰 돈을 바라고 떠나는 것이 아닌.
살아야하니까 떠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는 현재든 과거든 별로 나아보이지 않아 더 가슴이 아프다.
이보는 먼저 떠난 누나를 찾아 유럽으로 간 형 콰미의 편지를 받게 되고,
자신을 두고 가버린 형제들에 대해 자신의 희망도 사라졌음을 느낀다.
하지만 이보는 슬픔과 절망으로 무작정 형과 누나를 기다리지 않는다.
얼마만큼 먼 여정이 될지 모르지만 스스로 찾아내리라 마음 먹은 이보는 형의 발자취를 따라 길을 떠난다.
가까스로 형 콰미를 만나게 되지만 그도 별 나은 상황은 아니였고,
함께 탄 보트에서 사족을 다해 생명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쯤에서 유럽에 다다랐을까,
이 둘이 함께 누나를 만날 수는 있을까.
구멍난 보트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큰 배로 옮겨가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걸로도 꼬마 이보에겐 누군가의 도움이 함께 한다고 믿었다.
가까스로 손을 뻗어 구조되었지만 결국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되는 이보.
꼬마 이보의 여정은
단지 한 아이의 모험이 아니어서 더 가슴이 아팠다.
갓난아이를 안고 있었던 여자와, 가족을 찾아 떠난다는 청년의 모습. 가족을 고향에 두고 돈을 벌기 위해 떠나는 가장.
이들의 삶이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 하기엔 너무 가혹하다.
읽는 내내
내 아이가 연고 없는 곳으로 간다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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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 ‘이보’는 내 조카였고, 때론 내 동생 같았고, 그리 내 아이였다.
서두에.
'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자가 될 수 없음을 기억하라' 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엘리 위젤'의 말이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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